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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커스] 2030세대는 왜 골프에 빠졌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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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커스] 2030세대는 왜 골프에 빠졌을까?
  • 이서연 소비자기자
  • 승인 2022.08.08 15:3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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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픽사베이
사진=픽사베이

코로나 팬데믹 상황이 길어지면서 2030대 사이에서 골프 열풍이 불고 있다.  

골프인구는 지난해 말 기준 564만 1000명(한국레저산업연구소)으로 사상 처음 500만명을 넘었다. 이 중에서 2030세대는 115만명으로 전체 골프인구의 20%가량 되는 비율을 차지했다. 이 수치는 2019년 대비 35% 늘어난 것이며 올해 들어서도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한때는 진입장벽이 높아 ‘귀족 스포츠’라고 불리었던 골프가 대중화를 향해 나아가는 이유는 무엇일까. 2030세대의 유입이 가장 큰 원인으로 풀이된다. 기존 골프의 수요층인 중년 남성에서 벗어난 새로운 수요층을 끌여들였기 때문이란 분석이다. 그렇다면 2030이 골프에 관심을 갖게 된 원인은 무엇일까. 

#코로나19 #SNS #골프콘텐츠 #연예인 #낮아진 진입장벽
코로나19 바이러스로 인해 ‘거리 두기’라는 정책이 생겼다. 거리 두기로 인해 여러 스포츠들이 제약을 받았지만, 골프의 경우에는 오히려 성장의 계기가 됐다. 그 이유는 골프의 특성 때문이다. 골프는 많은 사람이 모여서 하는 운동이 아니며 밀폐된 공간이 아닌 밖에서 즐길 수 있는 스포츠다. 또한 실내 연습장에서 골프를 한다고 해도 다른 사람들과의 접촉이 적은 스포츠다. 따라서 ‘거리 두기’ 정책과 알맞은 스포츠라는 인식이 생김으로써 운동을 하고 싶지만 코로나로 인해 제약받았던 사람들을 유입시킬 수 있었다.

마찬가지로 팬데믹으로 인해 해외여행이 어려워지자 2030세대들은 국내의 골프장을 많이 찾기 시작했다. 좋은 경치에서 운동을 즐길 수 있고, 비록 국내지만 여행하는 기분을 느낄 수 있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2030세대는 자신의 개성을 드러내는 데 돈을 아끼지 않는다. 특히 이를 SNS에 올려 자랑하기를 즐긴다. 이런 2030세대에게 골프는 자신의 개성을 표출할 수 있는 좋은 기회다. 

자신의 퍼팅, 스윙 영상 등 골프 하는 모습을 SNS에 올림으로써 자신도 유행도 동참하고 있다는 것을 드러낸다. 또한 골프 패션을 통해서 개성을 표출한다. 즉 골프는 자신을 표현할 수 있는 하나의 수단으로 여겨진다. 

실제로 2030세대가 주로 이용하는 인스타그램에서 #골프 해시태그는 689만개, #골프웨어는 118만개, #골린이는 116만개 정도다. SNS에서 유행인 골프가 2030세대를 자극한 것으로 보인다.

사진=방탄소년단 Jin의 인스타그램
사진=방탄소년단 Jin의 인스타그램

#다양해진 골프 콘텐츠과 연예인
골프 콘텐츠도 계속 생기고 있다. SBS와 웨이브(OTT)는 이경규, 이승기, 이승엽 등이 출연하는 ‘편 먹고 072’라는 프로그램을 함께 만들었다. 티빙은 오리지널 예능 ‘골신강림’을 기획했다. 이 프로그램에는 강호동과 신동엽, 이수근 등이 출연했다. OTT는 2030세대에게 인기를 끌고 있는 플랫폼이다. OTT들이 앞다퉈 골프 프로그램을 만들자 MZ세대는 골프를 친숙한 스포츠로 받아들이게 됐다. 방송국에서도 골프 프로그램을 만들고 있다. MBC every1의 전설끼리 홀인원, TV조선의 골프왕 시리즈, JTBC의 세리머니 클럽 등이 있다. 

2030세대는 연예인에게 많은 영향을 받는다. 최근 유튜브를 보면 골프 채널을 운영하는 연예인이 많이 생겼다. 골프 채널을 운영하지 않더라도 골프 하는 일상을 공유하는 연예인들도 많다. 방탄소년단의 V와 Jin, 비투비의 육성재 등이 대표적이다. 연예인들이 골프 하는 모습을 보면서 2030세대들은 그들을 따라 배우고 싶다는 생각을 자연스럽게 한다. 

 Q) 골프를 시작한 계기는 무엇인가요? (설문 기간 2022. 7. 12. ~ 19.)

ⓒ자료=이서연 소비자기자
ⓒ자료=이서연 소비자기자

 

#골프는 비싸다? NO~ 낮아진 진입장벽
골프가 고급운동이라는 인식에는 값비싼 레슨비가 큰 비중을 차지한다. 그러나 최근에는 골프 콘텐츠 발전으로 유튜브를 이용해 독학할 수 있게 됐다. 프로 골퍼들이 유튜브에서 직접 레슨을 해주는 등 질 좋은 레슨 콘텐츠를 많이 찾아볼 수 있다. 배우는 것이 비싸서 골프 하는 것을 꺼려 했던 젊은 층에게 골프를 공짜로 배울 수 있는 환경이 마련된 것이다.

한편 코로나19 상황이 점차 나아지면서 골프 열풍이 지속될지에 관해선 전망이 엇갈린다. 유입된 2030대의 골프 인구가 계속 유지될 것이라는 예측도 있지만, 열기가 순식간에 사라질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팬데믹이 끝나고 해외여행이 재개되거나 술집, 카페, 영화관 등으로 젊은층의 관심이 다시 돌아갈 것이라는 의견 때문이다. 하지만 자기관리에 철저한 세대인만큼 골프에 대한 관심이 지속되리라는 예측도 적지 않다. 

따라서 코로나19와 여러 환경적 요인으로 유례없는 호황을 맞이하고 있는 골프산업에는 새로운 대책이 필요해 보인다. 지속적으로 인기를 이어가며 온 연령층이 즐기는 ‘국민 스포츠’로 자리 잡을 것인지, 단순히 ‘유행했던 스포츠’로 그칠 것인지. 골프산업의 미래를 주목해 볼 만하다. 

이서연 소비자기자 lsy0228happy@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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