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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달비 폭등... 정보 비대칭 아닌 라이더 부족이 원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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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달비 폭등... 정보 비대칭 아닌 라이더 부족이 원인
  • 송민경 소비자기자
  • 승인 2022.02.28 16:0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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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일부터 서울 지역 대상 시범 시행
배달비 공시제 실효성 있나 의문 제기

[소비라이프/송민경 소비자기자] 지난 25일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 물가감시센터는 플랫폼별 배달비를 조사해 공개했다. 최근 단건 배달 등으로 배달비가 건당 1만원에 육박하자 정부가 배달비 인하 효과를 내고자 공개한 것인데 실효성이 부족한 근시안적 대책이라는 비판이 제기된다.

통계청 조사에 따르면 분기별 배달앱 총매출은 2019년 1분기 약 1조 8000억에서 2021년 2분기 약 5조 9000억까지 증가했다. 배달앱 이용률과 매출은 코로나 이전부터 꾸준히 성장해왔고 코로나 여파로 확산된 비대면 문화가 그 성장을 가속했다.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 물가감시센터는 ‘배달비 공시제’에 따라 배달비를 조사해 소비자단체협의회 홈페이지와 소비자원 홈페이지에 매달 1회 공시한다. 정부는 배달 앱별 수수료, 거리별, 배달방식별 수수료 정보에 더해 최소 주문액, 지불 배달료, 할증 여부와 주문 방식 차이에 따른 금액까지 공개하겠다는 목표다.

지난 25일에는 서울 25개구 중 가장 인구가 많은 1개 동을 선정, 특정 주소지 4km 미만 프랜차이즈 중 치킨과 분식집을 2개씩 검색해 최소 주문금액으로 주문할 때의 배달비를 앱별로 비교하는 시범 조사가 진행됐다. 

조사결과에 따르면 배달앱 간 배달비 차이는 최저 100원, 최대는 5500원에 달했다. 동일 조건에서 최고 배달비가 가장 많았던 앱은 168건 중 40건을 차지한 배달의민족 ‘배민1’이었으며, 최저 배달비가 가장 많았던 앱 또한 26건을 차지한 배달의민족(묶음배달)이었다.

배달거리 3km 미만인 경우 세 개 배달앱 대부분 배달비를 3000원으로 책정하고 있으며 3km 이상인 경우 배민1과 쿠팡이츠는 6000원, 요기요는 5000원이 가장 많았다. 최고 배달비는 요기요와 쿠팡이츠의 경우 7000원, 배민1은 7500원이었으며 배달의민족(묶음 배달)은 5500원으로 상대적으로 낮았다. 배달앱에 따른 최소주문금액의 차이도 공개됐다. 

그러나 배달비 공시제도는 정보 공개와 가격 인하 측면에서 실효성이 부족한 근시안적 대책이라는 비판이 제기된다. 배달비는 날씨나 스포츠 이벤트 등의 이유로 수시로 바뀌기에 한 달에 한 번 정보를 공개하는 것만으로는 현실 반영이 어렵다는 지적이다. 

소비자단체협의회는 배달 플랫폼이 “총배달비가 배달 거리와 시간, 날씨, 주문 금액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고만 안내할 뿐 구체적인 정보를 제공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플랫폼사의 데이터 협조를 받는다면 앞으로 더 명확한 정보 전달이 가능하겠지만 자체 조사로는 역부족이란 설명이다. 

또 배달비 폭등은 정보 비대칭보다는 라이더 부족이 원인이라서 문제 해결에 도움이 안 된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2017년부터 2021년까지 음식서비스의 온라인 거래액은 10배 넘게 성장했으나, 같은 기간 동안 소화물전문운송업 종사 배달원 수는 2배 가량 늘어나는 데에 그쳤다. 코로나19로 인해 늘어난 배달 주문을 적은 수의 라이더가 부담해야 하므로 배달비가 상승했으며 단건배달 경쟁은 라이더 부족 현상을 더욱 심화시켰다.

배달비는 소비자와 점주가 나눠 내는 구조로 배달료가 낮아지면 점주의 부담이 늘어나 배달비 공개에 음식점들의 반발만 커질 수도 있다. 플랫폼은 배달비를 독자적으로 결정할 수 없다는 점에서 공시제도는 배달비와 주문 중개료를 혼동한 것이라는 비판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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