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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성' 느끼고파... 역주행하는 '옛 것'의 인기 비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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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성' 느끼고파... 역주행하는 '옛 것'의 인기 비결
  • 성현우 소비자기자
  • 승인 2022.02.10 15:2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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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P 감상실 이용자 절반은 2030
이미지 대신 직접 만지고 느낀다
같지만 또 다른 '재발견의 즐거움'

[소비라이프/성현우 소비자기자] MZ세대를 중심으로 ‘뉴트로(Newtro)’ 문화가 빠르게 확산하고 있다. 뉴트로는 새로움을 뜻하는 ‘뉴(New)’와 복고를 뜻하는 ‘레트로(Retro)’의 합성어로 과거에 유행했던 문화가 다시 유행하는 것을 의미한다.

과거의 문화와 제품에 재미와 신기함을 느끼면서 이를 적극적으로 수용, 향유하는 MZ세대가 늘자 관련 상품도 꾸준히 인기를 끌고 있다.  

필름•즉석카메라로 기록하고 힐링하며 의미를 찾는 취미가 인기, “일상을 사진으로 특별하게 기록하는 대세템" / 사진=KODAK
일상을 사진으로 특별하게 기록하는 대세템으로 떠오른 필름카메라 /사진=KODAK

그 중에서도 소소한 일상을 바로 기록할 수 있는 즉석카메라와 필름카메라는 단연 인기품목이다.   

필름을 현상하고, 자르고, 인화하는 번거로운 과정을 거쳐야 하지만 디지털 카메라와는 다른 매력을 가지고 있다는 게 사용자의 얘기다. 특히 필름 카메라만의 빈티지 감성은 따라갈 수가 없다고.

필름카메라를 취미로 사용하는 한 대학생은 “필름카메라는 가장 쉽게 자신을 표현할 수 있는 도구라고 생각한다”며 “스마트폰으로 수십, 수백장을 찍을 수 있는 인물이나 풍경도 필름 카메라로 찍으면 더 특별하게 기억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처럼 오래된 물품을 찾는 MZ세대의 특징 중 하나는 ‘물성’을 즐긴다는 것이다. 물성은 최근 몇 년 사이 이어지는 ‘역주행’ 열풍을 설명할 수 있는 핵심 단어다. 콘텐츠를 디지털 방식으로 소비하는 대신 손으로 느끼고 경험하고픈 욕구가 형성된 것이다. 

디지털에 익숙해진 MZ세대에게 아날로그 감성이 물씬 묻어나는 LP / 사진=오늘의집
디지털에 익숙해진 MZ세대에게 아날로그 감성이 물씬 묻어나는 LP / 사진=오늘의 집

또 다른 뉴트로 소비의 아이템 중 하나는 LP다. LP는 디지털 시대의 도래와 함께 사양 산업으로 여겨졌지만 최근 중장년층 사이에서는 향수를, 젊은 세대 사이에서는 뉴트로 열풍에 힘입어 수요가 되살아나고 있다. 

최근 LP 감상실을 찾는 사람의 절반 정도는 이전엔 볼 수 없었던 2030세대다. 대전 동구에서 LP 매장을 운영하는 한 점주는 “매니아층만 찾았던 가게에 최근 들어 젊은 손님들이 눈에 띄게 늘었다”며 “대부분 LP를 잘 모르고 찾아왔다가 아날로그의 매력에 빠져 재방문 하는 손님이 많다”고 말했다.

보온성과 패션을 다 잡은 방한 아이템이 ‘패셔니스타’의 선택을 기다리고 있다. / 사진=아디다스, UGG

20여 년 전 유행한 어그부츠도 새로운 유행템으로 떠올랐다. 

2004년 방영된 인기 드라마 〈미안하다 사랑한다〉에서 배우 임수정이 신으며 유행을 일으켰던 어그부츠가 뉴트로 열풍으로 인해 다시 주목받기 시작한 것인데 특히 이번 겨울 시즌에는 기존 어그부츠보다 발목 기장이 짧아지거나 신발 뒤축이 트여있는 슬리퍼 형태가 인기를 끌고 있다.  

버킷햇(벙거지 모자)도 주목받고 있다. 1990년대 서태지가 착용하면서 힙합에서 빠질 수 없는 아이템이었던 벙거지 모자가 스트리트풍의 뉴트로와 만나 재주목 받고 있다. 

한 의류업체 디자이너는 “지나간 유행으로 인식되는 레트로 패션이 젊은 세대에게는 지금껏 보지 못했던 새로운 디자인”이라며 “디자이너들 사이에서도 과거 유행했던 옷차림을 다시 공부하는 등 레트로 열풍을 반영하려는 시도가 늘고 있다”고 전했다.

구정우 성균관대 사회학과 교수는 “최근의 ‘뉴트로’ 유행은 옛것의 답습에 그치지 않을 것”이라며 “청년 세대는 오래된 것을 계속 혁신하고 재해석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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