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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 서점 반디앤루니스 최종 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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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 서점 반디앤루니스 최종 부도
  • 송채원 소비자기자
  • 승인 2021.06.20 19: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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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프라인 서점 3위 반디앤루니스의 몰락
15일 만기인 1억 6천억원 어음 처리 못 해 부도
출처 : 반디앤루니스 홈페이지
출처 : 반디앤루니스 홈페이지

[소비라이프/송채원 소비자기자] 지난 16일 서점 반디앤루니스가 최종 부도처리 됐다. 반디앤루니스는 교보문고, 영풍문고 뒤를 이어 오프라인 서점 매출 3위를 기록했던 대형 서점인 만큼 소비자를 비롯한 출판업계 종사자들에게 큰 충격을 줬다.

대형 서점은 90년대 청년들의 대표적인 약속장소로 큰 인기를 누렸다. 누군가를 설레는 마음으로 기다리며 책을 둘러보던 시절이 훌쩍 지난 2021년 현재는 서점을 방문하는 사람들은 그리 많지 않다. 터치 몇 번으로 책을 주문할 수 있는 온라인 서점이 발달했으며 ‘밀리의 서재’와 같은 플랫폼이 소비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았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동네마다 있던 작은 책방들은 일찌감치 존재를 감췄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도 대다수의 소비자는 대형 프랜차이즈 서점은 굳건히 그 자리를 지킬 수 있으리라 생각했다.

하지만 지난 16일 반디앤루니스를 운영하던 서울문고가 돌아오는 어음을 막지 못해 최종 부도처리가 나며 큰 파장을 일으켰다. 출판계 종사자는 수년에 걸쳐 서울문고의 경영 상황이 악화되는 것을 지켜보며 거래 규모를 줄여왔다고 한다. 그러나 대한출판문화협회와 서울문고 대표와의 면담 결과에 의하면 출판계의 피해 금액이 200억 원에 다다를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 반디앤루니스가 소유하고 있는 책 재고는 약 66억 원이며 원가로 도서가 회수될 시 피해액이 다소 줄어들 것으로 추정된다. 물류창고 재고는 10~12만 부 정도이며 나머지는 매장 재고다.

일부 출판사는 반디앤루니스에 남아있는 책들을 강제로 빼내 가려 해 경찰과 대치하는 상황이 발생하기도 했다. 서점이 부도처리 되면 해당 서점이 갖고 있는 책들은 모두 압류 대상으로 지정돼 무상으로 책을 제공했던 출판사 입장에서는 엄청난 손해를 감수해야 하기 때문이다. 

불합리해 보이는 이러한 상황은 출판업계의 독특한 유통 구조 때문에 발생한 것이다. 서점과 출판사는 출판사가 서점에 판매를 위탁하는 방식으로 계약이 체결된다. 따라서 서점은 구매 비용을 지불하지 않고 출판사가 공급한 책들을 받아 진열한 후 판매된 책에 대해서만 대금을 지불하고 팔리지 않은 책은 출판사로 반출한다. 이 때문에 출판업계는 서점이 부도가 날 경우 모든 손실을 감당해야만 했다.

책값은 현금이 아닌 어음, 즉 차후에 돈을 주겠다는 증서로 받게 되는데 이번 서울문고의 경우 어음 만기일이 도래했을 때 1억 6천만원을 갚을 여력이 없어 부도처리 됐다. 돈이 나가는 시점과 들어오는 시점의 시간차가 크면 소득이 줄거나 끊겼을 때 문제가 된다.

코로나19와 같이 예기치 못한 변수를 만났을 경우에는 현금 흐름이 급격히 나빠지게 되고 이는 회사의 존립과 직접적으로 연결된다. 이 때문에 어음 거래 관습에 대한 지적이 있었다.

서울문고는 2017년에도 부도 위기가 있었는데 당시에는 은행권에서 돈을 차입해 위기를 모면했다. 그러나 이번 경우에는 은행사를 비롯한 타 기업들의 도움을 받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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