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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0'으로 걸려온 전화도 보이스피싱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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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0'으로 걸려온 전화도 보이스피싱일 수 있다
  • 김지애 소비자기자
  • 승인 2021.03.23 09: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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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에서 걸려온 전화를 '010'으로 바꿔주는 불법 중계기 무더기 적발
중계기 설치 과정에서 일반인이 동원되기도
출처 : pixabay
출처 : pixabay

[소비라이프/김지애 소비자기자] 해외에서 걸려온 ‘070’으로 시작하는 전화번호를 ‘010’으로 바꿔주는 중계기를 이용하는 보이스피싱 수법이 늘고 있어 소비자들의 주의가 필요하다.

서울경찰청은 보이스피싱 범죄 수법이 갈수록 교묘해져 피해 건수와 피해액이 매년 늘고 있다며 보이스피싱에 대한 주의와 경각심을 잃지 말아 달라고 당부했다. 실제 서울 내 보이스피싱 발생 건수는 2017년 7,724건에서 지난해 9,049건으로 늘었고 피해액도 같은 기간 937억 원에서 2,228억 원으로 늘었다. 서울에서만 하루 평균 25건, 피해액 6억 원이 발생한 셈이다. 이에 서울경찰청은 ‘보이스피싱 범죄 척결’을 올해 핵심과제로 선정해 집중 수사에 나섰다.  

21일 서울경찰청은 2월 16일부터 3월 10일까지 보이스피싱 집중단속을 벌여 전국 52곳에서 사설 중계기 161대를 적발해 압수했다고 밝혔다. 사설 중계기는 국외에서 발신된 인터넷 전화를 변조해 국내에서 발신된 것처럼 보이도록 하는 장치이다. 대부분의 보이스피싱 범죄는 범인이 금융사 직원이나 공공기관 직원을 사칭하기 때문에, 피해자의 신뢰를 얻기 위해 ‘010’으로 시작하는 국내번호를 이용하는 것이다. 따라서 ‘070’이 아닌 ‘010’으로 걸려온 전화에도 보이스피싱의 의심의 끈을 놓아버려선 안 된다.

또한 중계기를 설치하는 데 있어 일반인이 동원되고 있어 문제가 되고 있다. 보이스피싱 조직이 ‘재택 아르바이트 모집’, ‘인터넷 모니터링 부업’ 등을 광고한 후 연락이 온 사람들에게 빈방에 중계기를 설치하게 해주면 월 15~20만 원을 주겠다고 제안하는 것이다. 언뜻 보면 ‘꿀알바’로 보이는 수법에 보이스피싱 범죄에 이용되는지 모르고 사설 중계기를 설치했다가 수사를 받는 사례가 늘고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고 경찰 관계자는 전했다. 그리고 이러한 중계기를 없애는 것이 범죄 예방에 효과적이라며 주변에서 수상한 중계기가 설치된 것을 목격하면 112에 신고할 것을 당부했다.

실제로 ‘010’으로 걸려온 보이스피싱 전화를 받아본 20대 A 씨는 “처음에는 당황했지만 듣다 보니 보이스피싱인 걸 눈치챘다. ‘010’으로 걸려온 전화라서 동요되긴 하더라”며 “사전에 충분한 주의가 필요해 보인다”고 말했다. 

대부분 보이스피싱의 피해자들이 노년층일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앞선 사례처럼 나이에 상관없이 보이스피싱 전화에 동요돼 피해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다. 경찰청 통계자료에 따르면 40~50대 중년층이 보이스피싱에 가장 취약한 계층이라고 한다. 때문에 나이에 상관없이 보이스피싱에 대한 경각심을 갖는 것이 보이스피싱 예방에 있어 중요하다. 우선 나 자신부터 시작해 주변에 보이스피싱에 대한 경각심을 상기시키고, 수상한 공유기처럼 보이는 사설 중계기와 ‘010’으로 걸려온 낯선 이의 전화에 보이스피싱을 의심해 보는 태도를 갖는 것이 관건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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