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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이노베이션의 ‘도 넘은’ 기술개발, 피해는 주주와 고객사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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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이노베이션의 ‘도 넘은’ 기술개발, 피해는 주주와 고객사가?
  • 임강우 소비자기자
  • 승인 2021.02.16 15:0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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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이노베이션, 배터리 기술침해 소송 LG에너지솔루션에 패소... 향후 10년간 대미 수출 금지
주가하락, 배터리 수입 불가 등 천문학적 피해 우려되지만 정작 SK이노베이션은 ‘유감‘

[소비라이프/임강우 소비자기자] 지난 10일(현지 시간) 미국 국제무역위원회(이하 ITC)가 LG에너지솔루션이 SK이노베이션을 상대로 제기한 배터리 기술 침해 관련 소송에서 최종적으로 LG에너지솔루션의 손을 들어줬다.

출처 : SK이노베이션
출처 : SK이노베이션

ITC는 LG에너지솔루션이 주장한 일부 영업비밀 침해 사실을 받아들여 SK이노베이션의 일부 리튬이온배터리에 대해 수입금지 조치를 명령했다. 수입금지 기간은 향후 10년이며, 이미 미국 내부로 들여온 물량에 대해서도 판매 및 유통 금지조치가 내려진다. 다만, SK이노베이션 고객사의 피해를 최소화하고자 포드에 4년, 폭스바겐에 2년의 수입금지 유예기간을 설정했다.

‘세기의 배터리 전쟁’에서 패소한 SK이노베이션 측은 “소송의 쟁점인 영업비밀 침해 사실을 실질적으로 밝히지 못해 아쉽다”며 유감의 뜻을 밝혔다. 또한, “고객사인 포드와 폭스바겐에 배터리를 공급할 수 있도록 유예 기간을 둔 것은 다행”이라며 “ITC 결정에서 주어진 유예기간과 그 후에도 고객의 이익을 보호할 수 있는 해결책을 찾을 계획”이라고 언급했다.

반면, LG에너지솔루션은 입장문을 통해 “이번 ITC의 결정은 30여 년 동안 수십조 원의 투자로 쌓아온 지식재산권을 법적으로 정당하게 보호받게 됐다는 데 의미가 크다"고 언급했다. 또한, “SK이노베이션은 이제라도 계속해서 소송 상황을 왜곡해 온 행위를 멈추고, 이번 ITC 최종결정을 겸허히 받아들이면서 이에 부합하는 제안을 통해 하루빨리 소송을 마무리하는 데 적극적으로 나설 것을 촉구한다”라며 현재 진행 중인 약 10개의 소송도 빠르게 처리할 것을 당부했다.

ITC의 판결로 SK이노베이션이 분사 이전 LG화학의 배터리사업부 핵심 기술을 비윤리적으로 사용한 것이 공식적으로 확인됐다. 또한, 지난해 2월 발표된 ITC의 예비판정 승소 결론에 따르면 SK이노베이션은 소송에서 불리한 판결을 피하고자 관련 증거도 인멸했다. 이러한 SK이노베이션의 비도덕적 행위는 고객사와 주주를 비롯한 수많은 소비자의 피해를 야기하는 무책임한 행위라는 점에서 비난을 면하기 힘들다.

당장 미국 내 생산공장이 있는 전기차 생산업체인 포드와 폭스바겐은 배터리 수급에 난항을 겪을 것으로 예상된다. 각각 4년과 2년이라는 수입 유예기간을 설정받았지만, 이후에는 새로운 공급사를 찾아야 하는 상황이다. 특히 폭스바겐은 12일(현지 시간) 로이터통신을 통해 “SK이노베이션과 LG에너지솔루션의 법정 분쟁으로 피해자가 됐다”라며 “SK이노베이션 배터리 수입 기간을 2년에서 4년 이상으로 늘려달라고 미국 정부에 요청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전기차 생산업체와 배터리 공급사는 서로에게 필수 불가결한 존재인 만큼 새로운 파트너십을 찾는 것에 오랜 시간과 노력이 들 것으로 보인다.

SK이노베이션 주주의 경우 이번 판결로 인한 주가 하락으로 가장 직접적인 피해를 볼 것이 우려된다. 주가 변동을 우려하는 목소리는 이슈가 발표될 때마다 항상 존재했으나, 실제로 주가에 미친 영향은 미미했다. 실제로 지난 2월 ITC의 예비판결 결과 발표 당시 SK이노베이션은 0.72% 하락했고, LG화학의 0.49% 상승한 것에 불과했다.

그러나 이번 ITC 판결은 확정적 효력을 가진다. SK이노베이션은 수조 원에 이르는 합의금을 지불해야 할 것이 거의 확실하다. 이에 코스피 시장에 상장된 SK이노베이션과 이해관계를 공유하는 기업들의 연쇄적인 주가 변동에 대비해야 한다. 1년 전보다 신용융자잔고 폭이 약 3배가량 증가한 점도 변동성에 유의미한 영향을 줄 것으로 해석된다. 실제로 지난 15일 SK이노베이션 주가는 장중 일시적으로 약 9%대의 하락폭을 보였다.

SK이노베이션은 비윤리적 경영으로 주주와 고객사에 금전적인 손해를 끼쳤을 뿐 아니라 기업 신뢰의 차원에서도 크나큰 손실을 냈다. 향후 LG에너지솔루션과 진행될 합의안 도출과 여타 소송에서 SK이노베이션은 책임 있는 자세로 자사와 신뢰 관계를 맺은 주주와 고객사의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는 방안을 도출해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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