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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못난이 농산물' 구매 촉진하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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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못난이 농산물' 구매 촉진하려면?
  • 유한나 소비자기자
  • 승인 2021.02.15 11:5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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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매 접근성, 홍보 방법 개선 요구돼
예술계, 대형 마트와의 협력이 효과적일 것

[소비라이프/유한나 소비자기자] 최근 품질은 일반 농산물과 유사하나 겉모습이 불량한 '못난이 농산물'에 대한 관심이 증대되고 있다. 한국소비자원이 2월 9일 발표한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소비자들은 못난이 농산물에 대해 대체로 긍정적인 시각을 가진 것으로 드러났다. 그러나 구매 접근성과 홍보 관련 항목의 만족도가 낮아 개선이 필요해 보인다.

출처 : pixabay
출처 : pixabay

슈퍼마켓 광고에서 보이는 농산물이 결점 없고 예쁜 모양을 갖고 있기 때문에 못난이 농산물들은 소비자들에게 저품질의 농산물로 여겨져 왔다. 미국 환경보호 단체 NRDC에 따르면, 미국의 식료품점은 못생겨서 판매되지 않는 농산물 때문에 연간 150억 달러의 손실을 본다. 이와 유사하게 우리나라에서도 소비자들은 못난이 농산물의 구매를 꺼리곤 한다.  못난이 농산물이 일반 농산물과 비슷한 품질이고, 가격이 낮아 접근성이 좋다는 장점은 알려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한국소비자원의 설문조사에서 못난이 농산물을 모르고 있던 집단에 정보를 제공한 결과 못난이 농산물에 대한 65.3%가 구매 의사가 있다고 응답했다. 최근 요리 관련 예능 프로그램, 언론을 통한 홍보기 이루어지고 있으나 여전히 소비자의 실구매를 끌어내기에 미미한 수준이다.

이러한 상황에서도 국내에서 못난이 농산물의 판매를 도맡은 기업들이 있다.국내 ‘프레시 어글리’는 농산물의 모양을 기준으로 등급을 매기고 그에 부합하지 않으면 폐기되는 납품 방식을 거부하고 신선도, 영양가 등의 고유 기준으로 상품을 선별하는 온라인 업체다. 가격도 합리적이어서 소비자 접근성이 높다. ‘생산자가 키운 농산물을 버리지 않고, 알뜰하게 사서 소비자에게 이익을 준다’를 모토로 운영되는 프레시 어글리는 팝업스토어를 열어 소비자에게 못난이 농산물을 홍보하기도 했다. 온라인 구매가 가능하게 하여 어디서든 택배로 받아 볼 수 있도록 운영하고 있다.

‘파머스페이스’는 못난이 농산물을 재배한 농가나 식품 가공업체를 연결하는 서비스를 제공한다. ‘버려져야만 하는 농산물은 없습니다’라는 철학을 가지고 농가는 가공에 집중하고, 원물 공급은 파머스페이스에서 담당하겠다는 것이다. 온라인 홈페이지에서 농산물을 실시간 검수하는 모습을 동영상으로 올려 소비자와의 신뢰를 쌓기도 했다.

‘프레시 어글리’ 와 ‘파머스페이스’ 모두 온라인 플랫폼이 활성화돼 있다. 동영상과 귀여운 캐릭터를 내세워 친근감을 불러일으키는  방안을 사용하고 있기도 하다. 그러나 일반 소비자들은 이러한 온라인 플랫폼에 쉽게 노출되지 않고, 현장 구매가 큰 비율을 차지하기 때문에 못난이 농산물의 구매량에 유의미한 영향을 끼치지 못한다는 아쉬움이 있다.

홍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프랑스의 ‘인터마르쉐(intermarch)’ 캠페인을 본받을 만하다. 인터마르쉐는 프랑스의 대규모 체인점으로 에이전시와 협력하여 포스터를 제작한 것이다. 대규모 프로모션에서 소비자들에게 자연스럽게 못난이 농산물이 그려진 포스터를 노출하고, 인식을 변화시키고자 했다. 기괴한 사과, 실패한 레몬 등 못생긴 과일이 등장해 진정한 미란 무엇인가에 대하여 질문을 던졌다. 

이처럼 못난이 농산물 판매는 예술과 결합하여 큰 성과를 보였다. 우리나라에서도 정기적으로 못난이 농산물을 홍보하는 전시, 아트 페어를 개최하고 농가와 협력한다면 효과적인 홍보를 기대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접근성에 대한 불만족을 해결할 수 있도록 못난이 농산물을 주변에서 쉽게 접할 수 있도록 농가와 대형 마트를 연결하는 방식이 필수적일 것이다. 공급 물량이 절대적으로 많고, 소비자들이 가장 쉽게 농산물을 구매하는 장소이기 때문이다. 정부 차원에서 협력을 도모하여 못난이 농산물을 판매할 수 있도록 한다면 버려지는 농산물의 양을 크게 감소시킬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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