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첨단학과 신설로 인해 피해받는 편입생들... 정당한 처사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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첨단학과 신설로 인해 피해받는 편입생들... 정당한 처사인가?
  • 송채원 소비자기자
  • 승인 2021.02.02 13:4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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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입 시험 한달 전 정원 발표... 선발하지 않는 학과 수두룩
편입생들에게 쏟아지는 다양한 차별들... 언제까지 울고 있어야만 하나!
출처 : pixab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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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라이프/송채원 소비자기자] 편입학 제도는 대학 입시에 아쉬움이 남은 자들에게 주어지는 마지막 기회이다. 대학 서열화와 학벌주의가 만연한 한국 사회 속 대학 졸업장은 계층의 사다리를 넘을 수 있는 유력한 통로로 여겨진다. 최근 들어 학벌주의를 타파하기 위해 블라인드 채용을 비롯한 다양한 방안이 구축되고 있지만 여전히 많은 이들은 조금 더 나은 입시 성적을 받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그러나 작년 국내 대학 편입 제도에 큰 혼란이 생겼다. 교육부가 내놓은 ‘첨단 분야 인재 양성 추진’ 관련 정책이 편입학 정원에 직접적 영향력을 갖게 됐기 때문이다. 첨단학과 신설과정에서 늘어나는 정원을 대학 내 일반 편입 정원과 결손 인원으로 대체하기로 한 것이다. 단순화하면 일반 편입학생 2명을 선발하지 않고 첨단 신설학과 학생 1명을 더 뽑는 방식이다. 

이로 인해 1년에 걸쳐 편입 시험을 준비해 온 편입 준비생들의 미래가 더욱 불투명해졌다. 갑작스럽게 발표한 교육부 정책이 충분한 숙려 기간을 두지 않고 불도저식으로 이루어지는 통에 전국의 편입 준비생들만 피해를 보게 된 것이다. 이러한 사태는 결국 2020년 7월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교육부의 편입 차별’이라는 내용의 청원 글까지 올라가게 했다. 하지만 편입생들의 울음 섞인 목소리는 교육부의 정책 추진에 어떠한 영향도 주지 못했고 결국 울며 겨자 먹기 식으로 편입학 시험을 치르게 됐다. 

한양대의 경우 첨단학과 86명 증원을 위해 2021년 일반 편입학생 선발 정원을 70명으로 한정했다. 2020년 일반 편입학으로 207명을 뽑은 것과 비교했을 때 약 130여 명이 미선발된 것이다. 고려대의 경우 첨단학과 90명 선발을 위해 2021년 일반 편입학생을 총 108명 선발했다. 한양대와 비교했을 때, 꽤 많은 숫자를 선발한 것으로 보이나 인문계 학생의 경우 경영학과 5명, 경제학과 5명만을 선발한 후 사범대학과 문과대학 선발 티오를 원천 봉쇄했다. 이는 자연계와 인문계의 차별이 극대화된 지점으로 첨단학과 신설은 자연/공과대학 소속임에도 불구하고 모든 피해는 인문계 학생들에게 돌아가고 있다.

또한, 편입의 경우 고교 입시와 달리 모집 요강 및 티오 공지가 시험 시작 이주 또는 한 달 전에 공지된다. 시험 이주 전까지 지원학과의 티오가 존재하는지조차 모르는 특이한 제도 또한 편입생들을 향한 차별이 드러나는 지점이다. 특히 작년 고려대의 경우 기존에 존재하던 공인영어성적 제도 폐지를 시험 석 달 전인 9월에 발표하며 더욱 큰 혼란을 일으켰다. 높은 공인영어성적 합격선으로 유명한 고려대 지원을 위해서는 약 1년 전부터 토플, 텝스 점수를 준비해 놓아야 하는데, 이를 차분히 대비해 놓았던 많은 학생의 노력이 물거품이 된 것이다. 

여느 대학생과 다를 것 없는 똑같은 학생임에도 불구하고 다른 입학 경로를 선택했다는 이유만으로 무수한 차별을 감내해야 하는 편입생들의 삶 속에 교육부의 정책 변경은 또 다른 시련을 안겨주었다. 시험을 코 앞에 두고 바뀐 입시 정책에도 모든 변수를 인내해야만 했던 편입생들의 눈물은 어떠한 것으로도 보상할 수 없을 것이다. 무엇보다 충분한 준비 기간을 두지 않고 곧바로 적용되는 교육부의 불도저식 추진은 반드시 지양돼야 하며 집단의 규모가 작다고 해서 소수의 목소리를 묵살하는 기조 또한 바뀌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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