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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코로나19, 영화관의 미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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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코로나19, 영화관의 미래는?
  • 박민준 소비자기자
  • 승인 2021.01.26 09: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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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로 인한 집합금지 조치로 영화관 산업에 큰 타격
OTT의 질주 속에서 영화관의 존재가치도 분명히 존재해
출처 : pixab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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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라이프/박민준 소비자기자] 코로나19가 확산되면서 영화관은 큰 타격을 입었다. 코로나19로 인해 생존이 위협받는 영화관은 넷플릭스나 왓챠와 같은 OTT가 성장하면서 영화 산업의 핵심이라는 기반을 잃고 있지만, 영화관의 미래가 반드시 어둡다고만은 할 수 없다.

코로나19의 여파가 밀어닥친 2020년은 한국 문화 산업에도 암울한 해로 기록됐다. 문화 산업에 속하는 연극, 뮤지컬, 공연 등이 코로나19로 인해 잇따라 취소되거나 비대면 공연으로 개최되면서 문화를 즐기는 사람들과 문화를 생산하는 사람들은 각자의 고통과 슬픔에 빠져 지내야 했다. 문화 산업의 선두주자로 불리는 영화산업도 예외는 아니었다.

영화진흥위원회의 통합전산망에 따르면 지난 2015~2019년 동안 영화관을 방문한 관객 평균은 약 2억 2천만 명을 기록했지만 2020년에는 약 5,950만 명이 영화관에 방문했다. 즉, 2020년은 한국 영화 산업에 있어 전년 대비 약 25%의 관객만이 영화관에 방문한 해로 영화 산업의 침체기란 말이 어울리는 1년이었다. 매출 역시 2019년에 비해 약 25% 수준으로 감소해 영화 관련 산업은 혹독한 겨울을 보내야 했다.

복합 상영관(Multiplex)들도 보릿고개를 견뎌야 했다. 관객과 매출이 감소하고 심야 영업이 금지된 것과 더불어 좌석 간 거리두기도 지속되면서 복합 상영관 브랜드들은 일부 지점의 영업을 종료하거나 축소했고 영화 관람료를 인상해 손해를 메꿔보려고 노력했다. 영화 산업을 비롯한 문화 산업이 고통스러워하자 정부도 두 차례 할인 쿠폰을 발급해 소비를 진작시키고 문화 산업을 살리고자 했다. 그러나 두 번 다 할인 쿠폰이 큰 효과를 보기 전에 코로나19 확산세가 가팔라지며 할인 쿠폰은 취소됐다. 2021년 1월까지도 영화관의 침체는 점점 깊은 늪으로 빠져들고 있다. 이에 청와대 국민청원에는 정부와 영화진흥위원회가 앞장서서 다양한 지원책을 통해 영화 산업을 살려야 한다는 청원이 올라왔다. 

영화관의 손님이 줄어들자 '승리호'나 '콜'과 같은 신작들도 영화관 개봉보다는 넷플릭스나 왓챠로 대표되는 OTT로 넘어갔다. 영화관은 어쩔 수 없이 시대의 흐름을 받아들였다. 기존에 영화관은 OTT에서 선공개되거나 동시 개봉되는 영화의 개봉을 거부해왔지만 2020년 들어서 기존의 정책을 벗어던지고 이들 영화도 상영하기 시작했다. 금번의 사태를 두고 일각에서는 OTT가 영화관을 압도했다며 영화관의 몰락이 가속화될 것이란 의견이 나왔다. 영화 관객들이 비싼 비용을 들여 영화관에 방문하기보다는 OTT 서비스에 가입해 집에서 편안하게 영화를 즐기리라 예측했기 때문이다. 실제로 넷플릭스는 코로나19로 인해 영화관이 고통받던 와중에도 많은 고객을 끌어모았고 전 세계 유료 가입자 수 2,000만 명을 넘겼다.

넷플릭스를 제외한 국내 OTT를 살펴봐도 2020년 사용자 이용 시간이 이전에 비해 확연히 증가했다. OTT는 신작 영화 이외에도 각종 인기 드라마나 과거의 유명 영화들을 상영하면서 소비자의 마음을 사로잡고 있다.

그렇다면 코로나19 이후 영화관의 미래는 어떨까? 과연 성장하는 OTT의 힘에 못 이겨 지지부진하다가 역사 속의 뒤안길로 사라지게 될까? 그렇지만은 않다. 대학생들 92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선 70.7%의 학생이 코로나19 백신이 공급되면 영화관을 방문할 의사가 있다고 밝혔다.

이유로는 영화관의 넓은 스크린이나 뛰어난 음향기기로 인한 웅장함 때문에 영화관에 방문할 것이란 의견이 존재했다. 연인이나 친구들과 즐길 문화 콘텐츠의 하나로 영화관을 방문한다는 의견도 있었으며 영화관에서만 개봉하는 신작을 감상하기 위해서라도 영화관을 방문할 수밖에 없다는 주장도 있었다. 영화관에서 판매하는 각종 영화 콜라보 제품들도 관객의 발길을 모으는 도구였다.

이를 통해 보면 OTT로 공급되는 콘텐츠에도 불구하고 영화관이란 시설 특유의 강점을 살릴 때 영화관의 활로가 넓어진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실제로 일부 영화관 운영 기업들은 OTT에서 개봉된 영화를 동시 상영해 매출을 상승시켰다. 일부 투자리포트에서는 영화관 산업이 뛰어난 기기의 특성상, OTT의 성장과 별개로 자신의 지위를 확보할 것이라 예측했다. 대학생들의 영화관 방문 의사를 살펴봐도 문화 생활, 친목 활동, 뛰어난 영상미 등의 이유로 영화관을 방문하겠단 사람이 많았다.

OTT의 존재로 인해 영화관을 방문할 필요가 없다고 느끼는 사람은 40.2%에 달했다. 영화관을 방문할 의사가 있는 사람 비율보다 낮은 수치로 OTT로 인해 영화관의 매력이 감소했다는 것을 대학생들의 선택에서 알 수 있었다. 이는 넷플릭스와 같은 대형 OTT가 자금력을 동원해 독점 콘텐츠를 생산하고 인기작품들을 월정액으로 감상할 수 있게 하면서 관객들이 느끼는 영화관의 필요성이 줄어든 것을 나타낸다. 확실히, 코로나19 이후에도 OTT의 성장세가 유지된다면 영화관 산업의 위축은 피할 수 없는 결과로 예측되고 있다.

그러나 위의 설문조사에도 나타나듯 영화관은 독자적인 매력을 지니고 있는 공간으로 관객을 끌어모을 능력이 존재한다. 영화관은 OTT와 영화 제작사 및 유통사와의 협업하고 다양한 인기작들을 극장 스크린에 거는 한편, 손님들을 끌어모을 수 있도록 시설 측면의 장점을 발전시키고 소위 '굿즈'라 불리는 다양한 영화 관련 물품들을 판매하는 등 관객을 모으기 위한 이벤트를 열어야 할 필요가 있다. 영화관은 영화만 보는 공간에서 벗어나 관객들에게 다양한 제품을 제공하면서 그들이 만족하고 즐길 수 있는 복합적인 문화 공간으로써의 면모를 더욱 강화해야 독자적인 지위를 단단히 할 수 있다. 또한, 영화관의 미래가 OTT의 성장과 코로나19의 공격에도 불구하고 어둡지만은 않기 때문에 정부는 영화 산업의 성장과 발전 및 노동자들의 생존을 위해 적절한 지원 방안을 마련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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