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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예 기획사의 새로운 적자 돌파구 된 ‘팬덤 플랫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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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예 기획사의 새로운 적자 돌파구 된 ‘팬덤 플랫폼’
  • 정채윤 소비자기자
  • 승인 2021.01.15 15: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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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로 인해 ‘소통’ 더욱 중요해져
위버스·브이라이브·유니버스 등 지속적인 상승세 예상
출처 : pixabay
출처 : pixabay

[소비라이프/정채윤 소비자기자] 코로나19로 인한 거리두기로 행사, 콘서트, 팬 미팅과 같은 오프라인 공연이 불가능해지면서 연예 기획사의 수익에 빨간 불이 켜졌다. 하지만 비대면 문화로 오히려 이득을 본 곳이 있다. 바로 ‘팬덤 플랫폼’이다. 

빅히트 엔터테인먼트와 관계사 beNX는 2019년 6월 ‘위버스’를 선보였다. ‘위버스’는 팬 커뮤니티 역할을 포함해 온/오프라인 행사 및 예매, 굿즈 판매, 팬클럽 관리, 아티스트와 팬과의 소통이 가능한 종합 팬덤 플랫폼이다. 2020년 12월 20일 기준 위버스 내 커뮤니티 가입자는 1,920만 명이 넘었다. 위버스는 229개 국가 및 지역에서 하루 평균 약 140만 명이 방문하는 대형 커뮤니티로 자리 잡았다.

2020년 10월, 위버스로 송출된 방탄소년단의 비대면 콘서트 ‘BTS 맵 오브 더 솔 원’은 전 세계에서 약 100만 명이 관람했다. 티켓 판매 수익은 약 500억 원으로 추정된다. 위버스의 매출도 계속 상승하고 있다. 2019년 311억 원에서 지난해 상반기 1,127억 원으로 300% 넘게 성장했다. 빅히트 엔터테인먼트 매출의 38.3%를 차지하는 주요 수입원이다. 

방탄소년단 팬인 이 모 씨는 "코로나19 전 오프라인 공연이 가능했을 때 남아 있는 굿즈 물량과 사용가능한 사물함 등을 알려줘서 매우 편리했다"며 "오프라인이 아닌 온라인 공연 때도 위버스를 통해서 모든 공연이 원활하게 진행됐기 때문에 위버스를 계속 애용할 것 같다"고 말했다.

빅히트 엔터테인먼트 자사 아티스트뿐만이 아닌 다른 회사의 아티스트도 위버스에 합류했다. 선미, 피원하모니, 위클리, CL, 헨리, 드림캐쳐 등 많은 아티스트가 위버스를 이용하고 있다. 앞으로 위버스에 입점하는 아티스트를 점차 늘려갈 것으로 보인다.

위버스에 대해 관련 업계 종사자는 "위버스는 브이라이브보다 누적 가입자 수가 적지만 이용자 체류 시간, 이탈률 등의 충성도 지표에서 브이라이브를 앞서나가고 있다"며 "단순히 아티스트-팬 간의 소통을 위한 플랫폼이 아닌 다양한 커머스 분야까지 진출할 수 있는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이라고 말했다. 

네이버가 2015년 7월 선보인 ‘브이라이브’는 팬덤 플랫폼의 시작이자 현 시장의 주도권을 쥐고 있는 플랫폼이다. 최초로 시도하는 ‘라이브 방송’과 ‘채팅창’을 통해 아이돌과 실시간 소통이 가능하단 점을 앞세워 인기를 끌었다. 또한 아티스트와 협업해 자체 콘텐츠를 만들며 팬덤의 충성심을 더욱 굳건하게 만들었다. 브이라이브의 누적 다운로드 수는 1억 회를 돌파했고, 2020년 5월 유료 거래액은 코로나19 팬데믹 전인 1월 대비 약 12배 상승했다. 코로나19가 심해지며 오프라인 공연이 불가능해지자 '브이라이브'를 통한 콘텐츠가 인기를 끌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특히 브이라이브의 ‘비욘드 라이브’는 새로운 증강현실 기술과 끊김 없는 서버를 통해 대부분의 아티스트 팬들에게 큰 호응을 얻었다. 2020년 12월에 진행된 'NCT:RESONANCE-GLOBAL WAVE' 콘서트를 참관한 정 모 씨는 "무대 세트를 증강현실 기술로 꾸며 보기에 좋았다"라며 "서버도 튼튼하고 가입도 간편해 코로나19가 종식되기 전까지는 계속해서 비욘드 라이브를 통해 온라인 콘서트를 해줬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최근 브이라이브는 SM 엔터테인먼트가 운영하던 팬덤 플랫폼 ‘리슨(LYSN)’을 브이라이브 ‘팬십’으로 일원화해 시너지를 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팬들의 반응 또한 긍정적이었다. SM 엔터테인먼트 소속 아티스트의 팬인 서 모 씨는 "리슨과 브이라이브를 왔다갔다 하느라 복잡했다"며 "두 플랫폼이 합친다면 팬이든 아티스트든 모두에게 편할 것 같다"고 말했다. 브이라이브는 해외 팬이 많은 대형 기획사 아티스트와 손을 잡아 공격적인 확장 행보를 이어 나갈 것으로 예상된다. 

관련 업계 종사자는 "SM 엔터테인먼트와 같은 대형 기획사는 티켓 파워를 갖고 있기 때문에 고객 유치 극대화를 이뤄낼 수 있다"라며 "이러한 협업으로 케이팝과 라이브 송출 기술은 날로 발전하고 있지만 생동감을 전달할 수 있는 360도 영상 및 가상 스테이지 구현을 위해서는 아직 개선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엔씨소프트는 케이팝 열풍에 힘입어 ‘유니버스(Universe)’를 곧 출시할 예정이다. 아이즈원, 몬스타엑스, 더보이즈, (여자)아이들 등 11개 팀이 유니버스 합류를 발표했다. 인기가 급부상하는 아티스트를 포섭함으로써 1월 11일 기준 사전 예약자가 200만 명을 넘어섰다. 오직 구글 플레이스토어 사전등록만 계산한 수치다. 또한 그동안 게임으로 구축해온 네트워크와 기술력을 앞세워 유니버스의 여러 서비스를 팬덤에게 제공할 예정이다. 인공지능 음성 합성, 캐릭터 스캔 등 정보 기술을 사용해 타 팬덤 플랫폼과 차별점을 내세울 계획이다. '브이라이브', '위버스' 등 이미 굳건한 팬덤 플랫폼 사이에서 어떻게 자리를 꿰찰지 귀추가 주목된다.

최근 코로나19로 인해 아티스트를 직접 볼 수 없게 되자 아티스트-팬 간의 ‘소통’이 중요해지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방탄소년단으로 인한 전 세계적인 케이팝 열풍과 비대면 트렌드가 지속되며 오프라인 공연보다 2차·3차 콘텐츠 제작이 더 중요해질 것”이라며 “팬들이 원하는 니즈를 파악해 실제 콘텐츠로 구현하는 기술력이 팬덤 플랫폼 시장을 차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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