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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렇게 변한 투명 휴대폰 케이스, 과연 손때 때문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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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렇게 변한 투명 휴대폰 케이스, 과연 손때 때문일까?
  • 김혜민 소비자기자
  • 승인 2021.01.04 11:2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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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명 젤리 케이스 변색 원인, 자외선에 의한 TPU 황변 현상
현재 기술로는 변색 아예 없는 케이스 만들기 어려워
출처 : unsplas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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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라이프/김혜민 소비자기자] 스마트폰 보급이 대중화되면서 다양한 스마트폰 부가 상품들이 만들어졌는데, 그중에서도 투명 젤리 케이스는 대부분의 사람이 구매하고 사용하는 상품이라 할 수 있다. 그런데 투명 젤리 케이스는 얼마 쓰지도 않았는데 색이 누렇게 변해 새것으로 교체해야 하는 번거로움이 따르기도 한다. 손때인가 싶어 물티슈로 지워보지만 누렇게 변해버린 케이스는 그대로였던 경험은 스마트폰 사용자라면 한 번쯤은 겪어봤을 것이다.

투명 젤리 케이스는 말랑말랑한 소재로, 미관상의 이유로 휴대폰 뒷면을 유리로 만든 경우 등 외부의 충격을 완화하기 위한 목적으로 사용된다. 충격 방지뿐만 아니라 스마트폰을 사용할 때 생길 수 있는 자잘한 스크래치나 찍힘으로부터의 보호를 위해 사용되기도 한다. 플라스틱 케이스, 범퍼 케이스, 가죽 케이스 등 다양한 스마트폰 케이스 중에서도 투명 젤리 케이스는 비교적 가격이 저렴하며 탈부착이 쉽고, 플라스틱 케이스에 비해 덜 미끄러지며 스마트폰 본래의 외관을 해치지 않기 때문에 소비자들의 선호가 높은 것이 특징이다.

그러나 투명 젤리 케이스는 사용한지 얼마 지나지 않아 변하는 케이스의 색깔 때문에 소비자들에게 스트레스를 안겨주기도 한다. 시간이 지날수록 투명했던 색이 누렇게 변해 스마트폰을 지저분하게 보이게까지 한다. 각종 인터넷 사이트에서도 변해버린 투명 케이스의 색깔을 되돌리는 방법에 대해 고민하는 글들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이러한 변색의 원인은 바로 햇빛이다. 투명 젤리 케이스를 만드는 데 사용되는 물질과 그 특성에 대해 잘 이해하고 있다면, 햇빛에 의한 황변 현상에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 알 수 있다. 투명 젤리 케이스는 폴리우레탄(TPU)이라는 고분자 플라스틱으로 만들어진다. 폴리우레탄은 이소시아네이트와 폴리올이라는 분자로부터 합성한 고분자 플라스틱으로, 대체로 탄성이 좋으며 질기고, 화학 물질에 대해 안정적인 특성을 보인다. 따라서 폴리우레탄으로 만든 스마트폰 투명 젤리 케이스는 말랑말랑한 촉감을 통해 외부에서 가해지는 물리적 충격을 잘 흡수하여 휴대폰을 보호하게 된다. 

그러나 폴리우레탄은 빛, 특히 자외선에 오랜 시간 노출되었을 경우 분자구조가 변해 황변 현상이 나타나게 된다. 자외선은 폴리우레탄 분자에서 퀴노이드라는 붉은 계열의 물질을 만들어내고 이러한 물질 때문에 폴리우레탄이 누런색을 띄게 된다. 이렇게 물질 자체의 특성이 변해 생긴 현상이기 때문에, 비누나 물을 이용해 세척하는 인위적인 방법으로는 변색을 해결할 수 없었던 것이다. 물론 색이 변하더라도 폴리우레탄의 물리적인 특성은 그대로 유지가 된다.

사실 이러한 황변 현상은 우리 주변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오래된 냉장고, 에어컨, 선풍기의 색이 누렇게 변하는 것도 바로 이 때문이다. 햇빛뿐만 아니라 실내의 형광등에서도 자외선이 나오는데, 물론 태양광으로부터 오는 자외선보다는 약하지만 오랜 시간 노출될 경우 실내의 플라스틱도 자연스럽게 누레지게 된다.  

아직까지 여러 과학자들이 투명 젤리 케이스의 이런 황변 현상을 막기 위해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다. 폴리우레탄 합성 시 더 안정적인 첨가제나 산화방지제를 넣는다거나, 기존 폴리우레탄 소재에 자외선 차단층을 추가하여 변색 시기를 늦출 수 있지만, 아직도 완전한 해결책은 나오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한 신소재공학 전문가는 "전혀 변색이 없는 케이스를 만드는 것은 불가능할지도 모르겠지만, 폴리카보네이트와 같이 상대적으로 분자구조가 더 안정된 플라스틱을 쓰게 되면 변색이 훨씬 되지 않는 그런 케이스를 만들 순 있을 것"이라며 "문제는 TPU 소재는 고무같이 말랑말랑 하기 때문에 기스가 덜 나지만 폴리카보네이트는 딱딱하기 때문에 기스가 잘 난다는 것"이라 지적하며 추가적인 연구 진행의 필요성에 대해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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