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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도한 과제 요구하는 국민은행 채용 갑질 논란…. 결국 공고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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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도한 과제 요구하는 국민은행 채용 갑질 논란…. 결국 공고 수정
  • 이준섭 소비자기자
  • 승인 2020.09.28 10:3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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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입 행원 서류전형에 디지털 과제 및 디지털 교육 요구
독일어 성적요구에는 채용 비리 의혹까지
결국 발 빠르게 수정 후 재공고

[소비라이프/이준섭 소비자기자] KB국민은행이 2020년 하반기 신입 행원 채용공고를 게시했다. 하지만 1차 서류전형부터 지나치게 많은 시간과 노력을 요구하는 등 취업준비생 사이에서 논란이 일자 하루 만에 공고를 수정하는 일이 벌어졌다.

출처: 국민은행 채용 홈페이지
출처: 국민은행 채용 홈페이지

지난 22일 KB국민은행은 ‘2020년 하반기 KB국민은행 신입 행원(L1) 채용’이라는 이름의 채용공고를 홈페이지에 게시했다. 이번 채용공고에서는 이전에는 없던 디지털 사전과제와 디지털 사전연수 과정이 서류전형에 추가됐는데, 각각 3~5페이지의 작성 분량과 24시간짜리 온라인 디지털 교육과정(TOPCIT)을 의무적으로 이수하는 내용이 담겨 있었다.

해당 채용과정은 은행 입장에서는 디지털시대로 전환이 가속화되면서 디지털역량을 갖춘 지원자를 뽑기 위함이지만, 취업준비생 사이에서는 “갑질 채용이다”, “취준생들 아이디어를 강탈한다” 등 거센 반발과 논란을 일으켰다. 대부분이 탈락하는 서류전형에서부터 과도한 시간 소모를 요구하고, 국민은행의 금융 애플리케이션을 사용해보고 강약점과 개선방향 등을 작성하는 사전과제는 다운로드 실적을 올리기 위한 것이 아니냐는 등 비판이 제기된 것이다.

또한 지원서에 독일어 점수를 기재하는 칸이 추가된 것도 큰 논란거리가 됐다. 독일지점이 없는 국민은행이 어떤 이유에서 독일어 점수를 요구하고 있는지 이해하기 어려우며, 고위층 자녀를 채용하기 위한 채용 비리가 아니냐는 것이다. 은행권의 채용 비리 논란은 어제오늘 일이 아닌 만큼, 취준생 입장에서는 허무하게 채용 기회를 박탈당할 수 있는 예민한 문제이기에 부정적인 반응이 나올 수밖에 없다. 이에 24일 독일어 우대자를 뽑는 국민은행의 채용 의혹을 조사해달라는 국민청원이 등장하기도 했다.

현재는 국민은행 측이 하루 만에 채용공고를 수정해 디지털 과제를 1차 면접 대상자들에게만 제출하도록 하고, 디지털 교육과정(TOPCIT) 역시 의무가 아닌 선택적으로 이수하도록 변경한 상태이다. 또한, 독일어 성적 기입란을 없애고 외국어 성적을 자율적으로 기입하는 방식으로 지원서를 수정하는 등 거센 논란에 빠르게 대처한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앞으로 은행권의 채용과정이 디지털역량을 검증하는 쪽으로 강화되는 것이 아니냐는 전망과 함께, 높아져만 가는 은행권의 취업 문턱은 코로나19로 인해 가뜩이나 좁아진 채용시장의 취준생들에게 더 큰 어려움으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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