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사 자문의제도, 의료법‧개인정보보호법 정면 위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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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험사 자문의제도, 의료법‧개인정보보호법 정면 위배!
  • 이소라 기자
  • 승인 2020.09.25 1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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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원 자문의견서와 법원신체감정서, 동일한 의사로 추정
금소연 ‘신체 감정 불가’ 규정 필요 주장

[소비라이프/이소라 기자] 지난 2017년 강원도 인제군 한 계곡에서 물에 빠져 숨진 60대 남성 김 모 씨의 유족들은 고인이 가입했던 D사 손해보험에 상해 사망 보험금 5억 원을 청구했지만 거절당했다. 보험사는 고인이 심전도계 장애로 인한 급성 심장사, 즉 병으로 사망했다며 ‘익명’의 의사가 작성한 의료자문서를 보험금 지급 거절 근거로 들었다. 이에 유족들은 소송을 제기했고, 1심에서 패소한 D사는 2심에서 다시 전문가의 의견을 듣자며 서울대 의대에 사실조회를 신청했다. 이후 유족에게 도착한 익명의 의견서는 내용을 비롯해 문체, 글씨, 인용 문언이나 각주까지 사실조회 결과와 동일했다. 실제 재판 과정에서 사실조회에 회신한 의사가 앞서 D사 보험금 지급 거절 근거를 써준 이와 동일인이라는 사실이 밝혀졌다.

금융소비자연맹(이하 금소연)은 의료법과 개인정보보호법을 위반하는 불법적인 보험사 의료자문의들이 법원의 신체 감정의사도 맡아 보험사 편을 들고 있어 겸직을 막아야 한다고 밝혔다. 금소연은 보험사가 자문의사들이 작성한 ‘자문의 소견서’를 가지고 보험금 지급을 거부하거나 보험금을 삭감해 민원이 발생하고 있으며, 소송이 제기된 경우 법원이 선임한 신체 감정의사도 대부분 보험사의 자문의사들이 겸직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문제를 제기했다.

금소연에 따르면 보험사들은 자문의사로부터 연간 8만 건이 넘는 사례를 자문받고 160억 원 이상의 수당을 지급하고 있다며, 이 자문 건은 보험금 지급 거부‧삭감 근거로 활용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소송이 제기돼 법원 신체 감정의를 선임해도 대부분 보험사 자문의들이 맡아 보험사 편향의 감정서를 법원에 제출, 소비자를 두 번 울리고 있다고 전했다.

금소연은 보험사들의 자문의 제도가 ‘의료법’과 ‘개인정보보호법’을 정면으로 위배하는 행위라고 보고 있다. 이에 대법원이 신체 감정의를 선정할 시 보험사의 자문의사를 배제하도록 규정을 만들고 관리를 강화해 공평하고 공정한 신체 감정이 이루어지도록 하고, 금융감독원은 불법적인 보험사 자문의 제도를 조속히 개선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배홍 금소연 보험국장은 “불법적인 자문의 제도도 문제와 더불어 법원의 신체 감정의가 되어 자문의견서와 동일한 신체감정서를 제출하는 행위는 양심을 포기한 행동”이라며 “법원행정처는 보험사의 자문의는 반드시 법원의 신체 감정의사를 겸하지 못하도록 제도적인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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