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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달째 0%대 금리... ‘제로금리시대’ 시작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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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달째 0%대 금리... ‘제로금리시대’ 시작되나
  • 황보도경 소비자기자
  • 승인 2020.09.01 10:4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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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6월부터 금리 0%대 기록
코로나 19 여파로 인해 장기화할 가능성 높아

[소비라이프/황보도경 소비자기자] 지난 6월 처음 0%대를 기록한 예금금리가 두 달째 0%대이다. 이는 한국은행(이하 한은)이 통계를 작성하기 시작한 1997년 이후 사상 최저치다.

출처 : 한국은행
출처 : 한국은행

한은이 28일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달 은행의 순수저축성예금 금리는 연 0.81%로 전월보다 0.07%P 하락했다. 시장형 금융상품은 연 0.87%로 전월 대비 0.05%P 떨어졌고, 두 항목을 합한 저축성 수신금리는 0.07%P 하락해 연 0.82%가 됐다.

정기예금 금리는 0.08%P 내려가 1년 만기 정기예금 금리가 최대 1.92%~최소 1.21%이다. 정기적금금리는 0.07%P 하락했다. 모두 역대 최저다.

가계대출 금리도 2% 중반대로 하락했다. 이 중 일반신용대출 금리는 최초로 2%대로 떨어졌다. 지난 5월 한은이 기준금리를 역대 최저인 연 0.5%로 인하한 것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대출금리 역시 저축은행을 제외하고 모두 금리를 내렸다. 은행의 대출 평균금리는 2.7%로 0.02%P 낮아졌다. 일반신용대출 금리도 0.01%P 하락해 연 2.92%이다. 기업 대출 금리는 0.01%P, 중소기업 대출 금리는 0.03%P 떨어졌다. 대기업 대출 금리는 고금리 대출 비중이 확대로 인해 0.01%P 올랐다.

특히 가계 대출 금리가 기업 대출 금리보다 큰 폭으로 하락했다. 가계대출 금리는 0.05%P 하락해 2.62%가 됐다. 보증,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각각 0.08%P, 0.04%P 내려갔기 때문이다. 또한 신규 코픽스 금리가 신저점을 기록한 것과 은행채 1년물 금리가 떨어진 것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송재창 금융통계팀장은 "지난 5월 기준금리를 인하해 6월 금리 하락 폭이 크게 나타났고, 7월에도 하락세가 지속됐다"고 설명했다. 한은 관계자는 "지난달 주택거래가 증가로 일반신용대출도 늘었다"라며 "6월에 우량 차주 비중이 커져 일반신용대출 금리가 큰 폭으로 내렸다"고 설명했다. 이어 "중소기업 대출 금리는 저금리 대출 비중이 줄면서 오히려 상승했다"고 말했다.

코로나 19 사태와 맞물려 ‘저금리 시대’가 장기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시장에서도 내년까지 0% 금리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미국 중앙은행 연방준비제도(이하 연준)는 '평균물가 안정 목표제'를 도입하며 ‘금리를 올리지 않겠다’라는 신호를 전 세계에 내비쳤다.

이 때문에 은행에 맡긴 예금도 줄어들고 있다. 한은은 7월 중 은행 수신이 약 17조 원 줄어들었으며, 5대 시중은행의 정기예금 잔액이 한 달 동안 10조 원 이상 빠져나갔다고 밝혔다. 또한 올해 2분기 말 금융회사의 가계대출, 신용카드 할부액, 판매신용을 합한 가계 신용은 1분기보다 25조8695억 원 늘어나 최대를 기록했다.

‘금리 0% 시대’가 실현되면서 이전처럼 적금으로 자산을 관리하는 세태는 점차 사라질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서는 은행이 금고 역할에 지나지 않는다며 이미 새로운 자산 관리법에 눈을 돌리고 있다.

그 중 가장 대표적인 방법이 ‘주식’이다. 이미 많은 사람이 ‘개미 투자자’가 되어 국내를 넘어 테슬라, 애플 등 미국 주식 시장까지 눈을 돌리고 있다.

빚을 내서 투자하는 ‘빚투’도 사상 최대치를 찍었다. 기준금리를 크게 낮춘 한은과 달리 대부분 증권사의 신용융자는 변함이 없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정부 지침에 따라 증권사들이 신용융자 대출 인하를 고민하면서 빚투는 더욱 늘어나고, 증권사는 나중에 손실을 입고 사회적 지탄을 받게 될 수도 있다. 소비자들도 저금리 시대에 맞춰 시장의 동향을 살펴보며 신중히 자산 관리 방법을 바꿔야 할 때가 도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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