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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출 금리 오르는데 예금 금리 25년 만에 최저 수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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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출 금리 오르는데 예금 금리 25년 만에 최저 수준
  • 김도완 소비자기자
  • 승인 2021.06.03 10: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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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중은행, 가산 금리 인상에 따라 대출 금리 오르며 문턱 높아져
예금 금리 하락으로 금융소비자 마땅한 투자처 찾기 힘들어져

[소비라이프/김도완 소비자기자] 은행 예금 금리가 하락하고 있지만 대출 금리 상승으로 문턱이 높아지면서 금융소비자가 이중고에 처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출처 : pixab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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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일 한국은행 발표에 따르면 시중은행의 3월 평균 정기적금 금리는 1.15%로 전월 대비 0.01% 하락했다. 정기예금 금리 역시 0.83%로 지난해 8월에 이어 두 번째로 낮은 수치를 기록했다. 반면 주택담보대출 금리와 신용대출 금리는 모두 큰 폭으로 상승하면서 예대금리 차이가 벌어졌다.

예금 금리와 대출 금리가 상반된 움직임을 보이는 것은 두 금리의 산출 과정이 다르기 때문이다. 대출 금리의 경우 모든 금융사에 공통으로 적용되는 기준 금리에 금융사별 가산 금리를 더해 산정한다. 이때 기준금리로 코픽스 금리가 활용되는데, 국내 주요 8개 은행이 시장에서 거래되는 정기 예금 및 적금을 비롯해 금융채, 양도성예금증서 등 다양한 자금의 조달 비용을 가중 평균해 산출한다. 코픽스 금리는 지난 4월 기준 0.82%로 전월 대비 0.02% 하락했는데, 이는 최근 대출 금리 상승이 금융사별 가산 금리 인상에 기인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은행을 비롯해 대다수 금융사는 가계대출의 증가 폭을 관리하라는 금융 당국의 주문에 맞춰 가산 금리를 인상하고 있다. 은행연합회가 발표한 통계에 따르면 3월 은행권 신용대출의 평균 가산 금리는 지난해 8월 대비 0.47% 올랐다. 가산 금리 인상으로 금융소비자의 대출 문턱이 높아지면서 가계부채 문제를 관리할 수 있다는 긍정적 전망과 함께 자칫 저소득층의 대출 절벽으로 이어질 수 있어 선별적으로 대출 금리에 우대 혜택을 제공하는 방안이 논의되고 있다.

대출 금리와 달리 예금 금리의 경우 뚜렷한 산정 기준이 존재하지 않는다. 금융사별로 예금 잔액 대비 대출 잔액의 비율을 의미하는 예대율 기준이 존재할 뿐이다. 예대율 기준은 대출 잔액에 비해 예금 잔액이 너무 적어 대규모 예금 인출 사태가 발생할 시 초래될 수 있는 뱅크런을 방지하기 위해 금융사가 대출 잔액 대비 일정 수준 이상의 예금 잔액을 보유하고 있도록 규정한다.

예대율 규정을 맞추기 위해 금융사는 예금 수신 잔액을 늘리고 금융소비자가 자사로 자금을 투자하도록 경쟁하는 과정에서 통상 예금 금리가 상승한다. 그러나 최근에는 예대율 항목에 포함되는 요구불예금 잔액 규모가 커 굳이 금융사가 예금 잔액을 키우기 위해 예금 금리를 인상할 필요가 사라졌다. 요구불예금은 예금주가 원할 시 언제든 받을 수 있는 예금이다. 최근 주식 시장이나 코인 시장에 투자하기 위한 투자금이 금융사에 머무르는 과정에서 요구불예금으로 유입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최근 주가가 횡보하고 대다수 코인 가격이 하락하면서 투자처 선택의 폭이 좁아진 상황에서 예금 금리 하락이 금융소비자에 있어 더 큰 악재일 수 있다고 지적한다. 업계 관계자는 “대출 금리 상승으로 자금 조달 채널이 제한되는 가운데, 예금 금리 하락으로 투자처 역시 줄어들면서 갈 곳 잃은 금융소비자가 발생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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