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앱 통행세’ 현실화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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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앱 통행세’ 현실화될까?
  • 김회정 인턴기자
  • 승인 2020.08.27 15: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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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 앱에만 적용하던 인앱결제 의무화 추진
매출액 30% 수수료 디지털 콘텐츠 전반으로 확대
출처 : pixab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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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라이프/김회정 인턴기자] 구글이 자사에 등록한 모든 앱에 인앱결제 의무화를 추진해 수수료 30%를 강제하려고 하고 있다. 정부는 구글, 애플 등 외국계 기업의 앱 마켓 수수료 이슈에 대해 실태조사에 나선다고 밝혔다.

26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이하 과기정통부)는 앱 마켓 이슈와 관련한 모바일 기반 국내 콘텐츠 사업자를 대상으로 실태조사를 추진한다고 전했다. 과기정통부는 구글의 수수료 이슈를 이번 실태조사 배경으로 지목했다. 구글이 수수료를 높이는 정책을 추진하면서 네이버를 비롯한 여러 인터넷기업협회와 시민단체의 반발도 과기정통부가 구글을 정확히 언급하는 데 한몫했다. 거기에 코리아스타트업포럼까지 정부에 진정서를 제출하면서 정부는 외국계 기업의 우월적 지위 남용 가능성, 이용자 피해 등을 조사하기로 했다.

국내 앱 마켓 점유율은 지난해 기준 구글이 63.4%, 애플이 24.4%로 나타났다. 두 기업이 차지하는 시장 점유율은 87.8%로 압도적인 수준이다. 애플은 점유율은 낮지만 ‘아이폰’ 충성 층이 막강해 높은 수수료에도 불구하고 안정적인 수익을 내고 있다. 반면, 네이버와 이동통신사 3사가 내놓은 원마켓은 단 11.2%를 기록했다. 

국내 디지털 업체들은 구글의 횡포를 ‘앱 통행세’라고 부른다. 구글이 독보적인 앱 마켓 시장을 보유하고 있는 만큼 국내에서 개발되는 앱들은 대부분 구글플레이를 거칠 수밖에 없다. 문제가 되는 부분은 구글이 ‘애플처럼’ 모든 앱에 수수료를 강제하려고 하는 것이다.

구글은 그동안 게임 앱에 한해서 인앱결제 의무화를 시행했다. 그 외 웹툰, 음악, 동영상 등 디지털 콘텐츠와 클라우드 시스템에는 외부 결제가 가능했다. 통상적으로 인앱결제는 30%의 수수료를 떼는 데 반해 자체 결제 등 외부 결제는 10% 정도의 수수료를 내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구글이 게임 앱을 넘어 디지털 콘텐츠와 클라우드 연계 앱 등 모든 앱에 인앱결제 의무화를 논의하면서 모든 앱이 30%의 수수료를 부담해야 한다는 불안감이 고조되고 있다. 업계에서는 구글이 앱 마켓에 대한 우월적 지위를 남용해 국내 앱에 ‘통행세’를 받는다며 불만을 표출하고 있다.

구글이 앱 통행세를 현실화한다면 국내 디지털 콘텐츠 산업은 물론 소비자가 입는 피해도 만만치 않다. 실제로 30% 수수료 정책을 시행 중인 애플의 경우를 살펴보면 쉽게 알 수 있다. 예를 들어 안드로이드 이용자가 전자책 앱에서 1만 원을 지불한다면, iOS 이용자는 30% 수수료를 더해 1만 3,000원을 지불한다. 구글이 정책을 예정대로 바꾼다면 안드로이드 이용자도 최대 30%가량 더 높은 가격을 지불해야 한다.

국내 스타트업과 벤처기업은 이번 이슈로 ‘생존’의 갈림길에 서게 된다. 막강한 자본력을 가진 대기업은 이익은 낮아지더라도 앱 마켓에서 서비스를 계속 유지할 수 있다. 매출을 높이기 위해 새로운 전략을 모색할 수도 있다. 하지만 하나 혹은 소수의 앱을 통한 매출에 의존하는 스타트업과 벤처기업은 당장 타격을 입을 게 뻔하다. 이들은 줄어든 매출을 정상화하기 위해 새로운 사업과 전략을 시도해볼 자본력과 노동력이 부족하다. 그렇게 도태되는 기업이 늘어난다면 디지털 콘텐츠 시장에도 대기업만 살아남는 빈익빈 부익부가 가속화될 것이다.

전문가와 업계 관계자들은 구글의 수수료 정책이 ‘역차별’과도 연결된다고 말한다. 프랑스 등 일부 국가에서는 구글, 페이스북 등 미국의 IT기업이 막대한 매출을 가져가지만, 자국 기업과 비교해 낮은 세금을 낸다며 ‘디지털세’를 추진하기도 했다. 이는 국내 상황과도 다르지 않다. 구글과 애플은 한국에 지사가 없어 네이버 등과 비교해 훨씬 낮은 세금을 내고 있으며, 통신망 이용료도 내지 않는다.

비슷한 사례로 구글의 플레이스토어와 비즈니스 모델이 비슷한 플랫폼 사업자인 배달의민족은 최근 수수료를 높이려다 업계와 정부의 역풍에 해당 정책을 취소했다. 심지어 경기도는 ‘공공배달앱’까지 만들며 배달의민족 수수료 인상에 대응했다. 이에 세금 역차별 논란이 끊임없이 제기되는 와중에 구글이 정부의 규제 없이 수수료마저 높인다면 국내 기업에 대한 ‘역차별’을 방치한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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