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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4호] 디지털 금융 격전 핵심은 ‘마이데이터’ 선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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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4호] 디지털 금융 격전 핵심은 ‘마이데이터’ 선점
  • 이소라 기자
  • 승인 2020.08.07 09:4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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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위, 8월 5일부터 금융사별 마이데이터 사업 접수
고객 동의를 받으면 다른 회사들에 있는 데이터도 사용 가능

[소비라이프/이소라 기자] 정부는 데이터 3법을 제정하면서 데이터 기반 경제를 위한 테스트베드로 금융을 전진 배치했다. 따라서 8월부터 ‘마이데이터(My Data)’ 사업 제도가 금융 분야에서 본격 시행된다.

개정 신용정보법이 올해 8월 5일 시행되면 ‘본인신용정보관리업(이하 마이데이터)’이 본격 도입된다. 마이데이터 사업에 대해 핀테크 기업은 물론 금융회사, 비금융회사 등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마이데이터는 개인이 본인의 정보를 관리·통제하고 이를 신용관리나 자산관리 등 개인 생활에 능동적으로 활용하는 일련의 과정을 말한다. 소비자가 자신의 신용정보·금융상품을 보다 쉽게 관리할 수 있게 된다는 점에서 ‘금융비서’, 또는 ‘포켓금융(Pocket Finance)’이라는 별칭이 붙어 있다.

마이데이터 사업은 금융 분야부터 우선 추진된다. 마이데이터 사업자가 고객으로부터 동의를 받으면 다른 회사들에 있는 고객 데이터를 가져와 사용할 수 있다. 흩어져 있는 데이터를 결합할 수 있기 때문에 고객 한 사람에 대한 완성도 높은 데이터를 만들 수 있고, 이를 기반으로 개인화된 서비스 제고 기회가 확대될 것이다.

마이데이터 사업을 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금융당국의 허가를 받아야 한다. 이와 관련해 금융당국은 지난 5월 마이데이터 사업에 대한 사전 수요조사를 진행했고, 6월 3일에는 55개 금융회사, 20개 핀테크 기업, 41개 IT기업 등이 116개 회사가 수요조사서를 제출했다고 밝혔다. 이후 일부 기업들이 추가돼 총 119개사가 마이데이터 사업 진출을 추진하고 있다.

이 중에는 12개 은행, 10개 여신금융회사, 17개 금융투자사, 11개 보험사 등 기존 금융회사들이 포함돼 있다. 또 네이버파이낸셜, 비바리퍼블리카 등 핀테크, IT기업들도 다수 참여를 희망했다.

사업이 본격적으로 시행되면 금융사와 테크핀 회사들은 마이데이터 라이선스를 받은 뒤 금융상품을 일목요연하게 보여주는 플랫폼 서비스와 자산관리 서비스를 선보일 예정이다. 

기존보다 한층 강화된 투자 자문 서비스도 등장할 것으로 보인다. 인공지능(AI)이 소비자의 자산 정보와 주식 매매 패턴 등을 감안해 포트폴리오의 보완점을 진단하고 맞춤형 투자 상품을 판매하는 식이다. 금융사에 분산된 개인 정보에 대해 당사자가 공유를 허락하면 각 금융사 등이 데이터를 종합해 투자에 대한 의사 결정을 돕는 형태다.

정부는 마이데이터 라이선스를 받은 기업에 비금융 업무도 허용할 방침이다. 기존 금융 서비스가 데이터 기반으로 고도화하는 동시에 새로운 형태의 비금융 서비스도 탄생할 수 있게 된 셈이다.

마이데이터 사업을 통해 소비자의 각종 데이터를 활용한 고객 맞춤형 금융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기회다 보니 금융업계에선 해당 사업에 군침을 흘리고 있다. KB국민은행은 하반기 디지털 키워드로 ‘클라우드 퍼스트’를 선정하고 인공지능과 클라우드 기술을 접목한 혁신적인 IT인프라를 구축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은행 내 모든 인프라를 클라우드 기반으로 전환하고 이를 통해 다양한 채널을 하나로 연결하는 ‘마케팅 허브’를 구축할 예정이다.

우리은행은 인공지능을 기반으로 은행의 모든 업무를 전환하겠다는 목표하에 AI사업부를 신설했다. 은행 내부 통제를 강화하는 데 AI를 적극 활용하고, 기술 고도화로 자칫 소홀해질 수 있는 정보보호나 고객 서비스 저하 등을 차단한다는 계획이다.

하나은행은 마이데이터를 통해 자문업까지 진출할 예정이다. 하나은행은 빅데이터 기술을 활용한 서비스 고도화를 하반기 주요 전략으로 내세웠다. 올해 초 구축한 빅데이터센터와 하나금융 내 융합기술원이 협업해 고도화된 빅데이터를 활용한 금융서비스를 제공한다. 김창영 하나은행 손님빅데이터장은 “하나금융의 경우 빅데이터센터와 협업할 수 있는 융합기술원이 있어 AI나 빅데이터를 고도화할 수 있는 특별한 강점을 지니고 있다”며 “이를 통해 최근 금융당국이 추진하고 있는 마이데이터 사업과 더불어 빅데이터 판매 자문업까지 준비하고 있다”고 전했다.

카드사들은 마이데이터 사업에 뛰어들기 위해 태스크포스(TF)를 꾸리고, 사업 인허가 준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신한카드는 ‘MyData 사업추진단’을 구성하고 마이데이터 서비스 일환으로 자산 조회 서비스를 운영 중이다. 삼성카드는 올해 초부터 빅데이터 조직을 확대하는 등 마이데이터 관련한 다양한 사업을 검토한 것으로 알려졌다.

KB국민카드는 통합 멤버십 플랫폼인 ‘리브메이트’를 활용해 서비스를 추진할 계획이다. 일상 소비생활에 도움이 되는 혜택을 제공하고, 고객이 소유한 금융상품과 소비성향 분석을 통한 최적의 맞춤형 금융상품을 추천 서비스를 선보일 예정이다.

롯데카드는 마이데이터 사업을 통해 카드사 본연의 업무를 강화할 수 있는 비즈니스로의 연결을 준비하고 있다. 수집된 데이터를 분석해 고객의 슬기로운 금융생활 설계, 편리한 카드서비스 이용 등에 적용할 계획이다. 한 카드업계 관계자는 “마이데이터 사업의 경쟁자는 단순한 금융사가 아닌 핀테크, 빅테크 업체들”이라며 “기존 금융사가 내세울 수 있는 강점과 차별화된 서비스를 통해 시장 선점을 위한 가능한 역량을 집중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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