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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1호] 코로나19가 불러온 ‘언택트(untact)’ 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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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1호] 코로나19가 불러온 ‘언택트(untact)’ 세상
  • 박소현 기자
  • 승인 2020.05.08 11:5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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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러스가 세상을 바꾸고 있다
위기를 기회로!

[소비라이프/박소현 기자] 코로나19 팬데믹을 계기로 생활의 비대면화를 뜻하는 ‘언택트(untact)’가 세계적 추세로 뜨고 있다. 증권가에서는 언택트가 일시적인 유행에 그치지 않고 전반적인 생활양식 변화로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최근 수년간 확산돼온 언택트 관련 소비는 코로나19를 계기로 폭발적으로 성장하는 추세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올해 2월 신용카드 온라인 승인 금액은 첫째 주 2조 920억 원에서 넷째 주 2조 7,611억 원으로 3주 만에 약 32% 증가했다. 하나금융투자는 최근 펴낸 ‘2분기 주식시장 전망과 전략’ 보고서에서 “코로나19로 인해 인터넷, 클라우딩컴퓨팅, e커머스 등 비대면 산업들의 성장성이 부각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코로나19 확산과 ‘사회적 거리 두기’에 따라 쇼핑 및 여가생활, 식사와 결제까지 집에서 해결하는 일이 일상화되면서 관련 기업들의 가치까지 오르고 있는 것이다. 시가총액 비중이 큰 대형 정보기술(IT) 회사들의 성장도 주목받고 있다.

◆ 온라인으로 시작된 신학기
기약 없이 미루어지던 개학이 순차적으로 온라인상에서 진행됐다. 4월 9일 고등학교 3학년과 중학교 3학년, 16일 고등학교 1·2학년, 중학교 1·2학년 및 초등학교 4~6학년, 20일 초등학교 1~3학년이 온라인 개학을 했다. 학년 별로 개학 후 이틀간은 원격수업 적응기간으로 수업 콘텐츠와 플랫폼 활용법 등을 익히는 시간을 거친다.
앞서 교육부는 세 차례 휴업 명령을 내려 학교 개학을 3월 2일에서 4월 6일로 연기한 바 있다. 하지만 코로나19 확진자가 계속 나오고 있는 상황에서 개학은 하되 등교는 하지 않는 절충안을 내놓은 것이다.

개학식, 학습방법, 출결 등 오리엔테이션도 온라인으로 진행된다. 온라인 수업은 원칙적으로 학생평가에 반영하지 않겠다는 것이 교육부의 입장이다. 다만 ‘실시간 쌍방향 수업’은 학생의 수업 태도 등을 실시간으로 관찰해 평가에 반영하게 할 예정이다. 

‘과제수행 중심 수업’의 경우는 온라인으로 배운 내용을 나중에 다시 확인해 학생들이 실제 학습했는지를 보고 평가에 반영할 방침이다. 개학이 연기되면서 대학입학 일정도 조정해 대학수학능력시험은 12월 3일로 2주 연기된다. 수시 학생부 작성 마감일은 9월 16일로 변경된다. 변경된 수능 시행일 등은 교육부의 요청에 따라 한국대학교육협의회 등과 대학이 협의를 거쳐 향후 계획을 발표할 예정이다.

◆ 증가하는 재택근무
코로나19가 직장 풍경도 바꾸고 있다. 매일 출퇴근하는 시스템이 아닌 IT 기술의 영향으로 ‘집’이 하나의 작업 공간을 갖춘 시설로 변하면서 재택근무가 가능해졌기 때문이다. 특히 보안을 중시하는 IT나 P2P 금융회사들 또한 직원들의 ‘재택근무 장려’에 앞장서고 있다. 

카카오는 지난달 말 예정돼 있던 채용 면접 20여 건을 화상 인터뷰로 진행했다. 지난달 26일부터 전 직원이 재택근무를 시작한 가운데 내린 결정이었다. 카카오는 앞으로도 채용 면접을 화상으로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또한 원격근무 종료일을 아예 정하지도 않았다. 
카카오 여민수·조수용 공동대표는 “이번 기회에 카카오의 업무 툴 ‘아지트’와 카카오톡을 활용해 업무 공개·공유·소통 문화를 안착시키면 ‘스마트 오피스’로 변신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코로나19 이전부터 대부분 업무를 클라우드 기반 소프트웨어로 처리하고 직원 간 소통도 업무용 모바일 메신저를 사용한 스타트업 기업들도 재택근무가 업무 효율성이 더 크다고 전했다.

◆ 마트보다는 인터넷몰
이미 ‘탈 오프라인’이 진행 중인 유통 시장에서 코로나19가 구조 변화를 확정 짓는 중요 포인트로 작용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앞으로는 디지털 기술 활용도도 증가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카드를 미리 등록해 무인으로 계산하는 무인 편의점이 도심을 중심으로 빠르게 증가하고 있고, 매장 픽업 주문 시 자동으로 상품 운반 기능을 수행하는 자율주행 로봇도 확대되는 추세다. 

면대면 접촉이 불가피한 백화점, 대형마트, 영화관, 식당, 예배당, 대중목욕탕 등 다중이용시설은 기피 대상이 됐다. 모든 모임과 집회는 금지되고 주요 스포츠 행사는 취소 아니면 무관중 경기로 진행되고 있다. 이 수혜는 e커머스 업계가 차지했다. 쿠팡은 평소보다 주문이 4배나 증가했고, 이 수요를 감당하지 못해 배송 지연이 증가했다. 11번가도 최근 생필품 카테고리의 매출이 2배 정도 가파르게 늘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 확산세가 계속되면서 패션은 입어보고 화장품은 발라보고 산다는 인식이 점차 옅어지고 비대면 쇼핑 문화가 유통 전체로 확산되고 있다”며 “변화된 쇼핑 트렌드에 맞춰 개인별 맞춤 추천을 강화하고 배송 시스템을 강화하는 등 위축된 소비 시장에서 새로운 기회를 찾으려 노력 중”이라고 말했다.

◆ ‘집콕’에 빠지다
외출을 꺼리는 ‘집콕’ 족들이 늘어나면서 실내에서 즐기는 취미 생활이 주목받고 있다. 감염 우려로 인해 생활 반경이 집으로 국한되면서 외부 소비 활동을 대체할 서비스들이 주목받게 된 것이다.

가장 큰 타격을 입은 곳은 영화 산업이다. CGV·롯데시네마·메가박스 등 영화예매 앱 사용자 수는 34%가 급감했다. 특히 지난해 12월 30일부터 1월 5일까지 ‘연말연시 특수’로 주간 300만 명을 웃돌던 사용자는 2월 첫째 주 180만 명 수준으로 곤두박질쳤다. 확진자가 영화관에도 다녀갔다는 소식이 퍼지면서 영화관을 찾는 관객 수가 줄어든 탓이다. 반면, OTT 등 동영상 및 음악 앱들은 반사이익을 얻고 있다. 방송통신위원회에 따르면 올해 국내 OTT 시장 규모는 7,801억 원으로 전년(6,345억 원) 대비 약 22% 성장할 전망이다.

국내 OTT 기업 웨이브는 지상파 3사(KBS·MBC·SBS)와 함께 제작한 콘텐츠를 NBCU에 공급, 한류 확산은 물론 글로벌 OTT서비스로 성장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하게 됐다. 웨이브는 NBCU를 통한 콘텐츠 수출 등을 고려해 올해 총 600억 원을 오리지널 콘텐츠 제작에 투자하고, 전 세계 트렌드를 반영하기로 했다.

영화 콘텐츠를 중심으로 한 국내 OTT서비스 기업 왓챠도 200억 원 안팎 규모의 투자 유치를 추진 중이다. 투자자들은 왓챠의 기업가치를 1,200억 원 안팎으로 보고 투자 규모를 최종 조율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 확산으로 국내외 OTT 시장이 급격히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라며 “OTT 시장 확대는 거스를 수 없는 흐름으로 이미 대세로 자리 잡고 있지만, 코로나19가 장기화 추세로 감에 따라 대중화 원년(元年)이 더욱 앞당겨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온라인 취미 플랫폼으로 집콕 생활을 재미있게 즐기는 사람도 늘었다. 취미 플랫폼은 만화 그리기나 홈 트레이닝, 요리 등의 취미를 온라인이나 오프라인으로 배우는 사이트를 말한다. 대표적 취미 플랫폼 ‘클래스 101’에서 들을 수 있는 강좌는 클래스는 드로잉, 사진 촬영, 꽃꽃이, 공예 같은 취미부터 인문학, 직무 관련까지 570여 개가 넘는다. 강의료는 월 2~4만 원 정도로 저렴하며, 현재 2만 6,000명이 넘는 크리에이터가 가입해 강의를 진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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