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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0호]과자와 패션의 ‘이색 만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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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0호]과자와 패션의 ‘이색 만남’
  • 왕성상 기자
  • 승인 2017.09.29 09:4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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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수제품의 친숙함으로 스며들어

[소비라이프 / 왕성상 기자]요즘을 ‘지식정보화사회 속의 협업(콜라보)시대’로 부른다. 홀로서기보다 서로 도움 되는 쪽과 손잡고 ‘팔릴 수 있는 제품’을 만들어내는 것이다. 일종의 ‘윈윈’전략이다. 업종, 회사 규모 등은 상관없다. 특히 식품업계와 패션업계 만남이 활발하다. ‘새우깡 파자마’, ‘죠스바 티셔츠’ 등 협업으로 태어난 이색제품들이 흥미롭다. 공통점은 장수식품과 이름난 옷 브랜드의 접목이다. 소비자들은 기존에는 보지 못했던 색다른 재미와 신선함을 위해 기꺼이 지갑을 연다.

 
한정판 상품, 브랜드 인기 효과 ‘톡톡’
 
지난 7월 중순 식품회사 농심과 삼성물산 패션브랜드 에잇세컨즈가 손잡아 ‘과자’와 ‘패션’의 협업을 선보였다. 두 회사는 ‘새우깡’을 활용한 여름철 한정 아이템 ‘썸머 프렌즈’를 출시했다. 주 고객층은 젊은이들로, 반응은 뜨거웠다.
 
‘썸머 프렌즈’는 1971년 시판 후 대표 국민 스낵으로 꼽히는 새우깡 이미지를 재미나게 재해석한 티셔츠와 스커트, 파자마, 헤어밴드, 에코백, 양말 등 45가지 패션품목으로 이뤄졌다. 해당제품을 사면 새우깡 패키지 모양의 쇼핑가방에 상품을 담아갈 수 있는 재미가 쏠쏠했다. ‘썸머 프렌즈’는 공식 온라인몰, 전국 매장에서 인기였다.
 
농심과 패션브랜드 만남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 2012년에는 패션브랜드 유니클로와 손잡고 ‘신라면’ 로고가 새겨진 티셔츠를 판매한 적 있다. 
 
제과 회사와 패션업체 만남은 올 초부터 활발했다. 지난 2월 초 오리온이 밸런타인데이를 맞아 삼성물산 패션 부문의 편집숍 ‘비이커’와 손잡고 ‘초코파이情(정) 한정판 컬렉션’을 선보였다. 국민 간식 초코파이와 패션브랜드의 첫 협업사례다. 
 
두 회사는 초코파이를 한 입 베어 물어 마시멜로와 초콜릿 층이 드러난 이미지를 티셔츠와 에코백, 스마트폰 커버 등에 새겼다. 선보인 컬렉션은 초코파이 이미지를 접목한 커플 티셔츠 2종, 휴대폰케이스 2종, 캔버스백 2종, 초코파이 3가지 맛을 한 번에 볼 수 있는 초코파이 스페셜 팩 등으로 이뤄졌다. 연인, 가족, 벗끼리 특별한 즐거움을 나눌 수 있게 3주간 판매됐다.
 
 
“아이스크림…옷으로 입어요”
 
제과업체 빙그레는 지난 6월 이랜드 SPA 브랜드 스파오와 손잡고 ‘메로나’, ‘캔디바’, ‘비비빅’, ‘쿠앤크’, ‘붕어싸만코’, ‘더위사냥’ 등 6가지 ‘아이스크림 티셔츠’를 선보였다. 아이스크림이 냉장고를 나와 옷걸이와 새롭게 만난 것이다.
 
이들 제품은 상품기획부터 사전 고객조사를 통해 아이템이 선정됐으며 출시 전부터 사전판매율이 35%를 넘는 등 관심이 높았다.
 
블로그에 메로나 티셔츠 구매후기를 올린 한 블로거는 “아빠가 좋아하는 아이스크림인데 옷으로 입으니 색다르다”며 “20~30대들에겐 신선한 느낌, 엄마·아빠세대에겐 추억 ‘돋는’ 제품이 될 듯하다”고 리뷰했다.
 
올여름에는 롯데제과와 패션 회사 LF의 공동 작품도 나왔다. 지난 7월 말 롯데제과는 빙과류인 ‘죠스바’와 LF의 여성복브랜드 ‘질바이질스튜어트(JILL BY JILLSTUART)’와 협업한 패션 제품을 선보였다. 여름철 간식으로 30년 넘게 인기를 끈 죠스바의 로고와 이미지를 위트 있는 그래픽으로 개발해 티셔츠, 셔츠, 블라우스 등 7가지의 패션 제품에 담아냈다. 
 
히트상품 죠스바를 옷에 표현해 어릴 적 향수를 불러일으키면서 보기만 해도 시원함이 물씬 나는 계절 감각을 살렸다.
 
한입 베어 먹은듯한 아이스크림 이미지와 죠스바를 상징하는 진분홍색, 회색을 제품 곳곳에 포인트 색으로 썼다. 두 브랜드의 젊고 개성 있는 감성이 효과적으로 드러났다는 평가다. 
 
두 회사는 이어 지난달 초에도 ‘협업제품 2탄’을 냈다. 롯데제과의 ‘마가렛트’, ‘빠다코코낫’ 등 인기 비스킷 브랜드와 만난 LF 의류, 액세서리 등 패션 제품들이 그것이다. 티셔츠, 후드 티셔츠, 데님 팬츠, 니트, 가디건 등 포근한 느낌을 주는 캐주얼옷과 신발, 가방, 휴대폰케이스 등 잡화, 액세서리까지 14가지로 협업품목이 처음 협업 때보다 더 늘었다. 이들 제품은 베이지색의 쿠키를 감각적인 그래픽으로 개발해 가을 분위기가 나게 했다. 또한 이번에는 의류 출시를 기념한 비스킷 패키지도 선보였다.
 
이색 콜라보제품 갈수록 활성화될 것
 
이밖에 △빙그레 ‘메로나’와 협업한 휠라 운동화(휠라클래식) △콜라 업계 양대산맥 펩시와 모자 브랜드 햇츠온의 협업 볼캡 △프리미엄 아이스크림 매그넘에서 영감을 얻은 모스키노의 토트백 등도 협업제품으로 나와 고객을 끌어들이고 있다. 
 
이런 협업사례는 아니지만 과자와 옷의 만남은 오래전부터 있었다. 10여 년 전 마카롱(계란, 설탕을 반죽해 거품을 내 구워낸 과자)이 신세계백화점 명동 본점 패션관 곳곳 마카롱 바에서 인기리에 팔렸다. 패션관을 찾은 손님들이 옷을 구매하면서 과자도 사 갔다는 얘기다.
 
패션업계는 “콜라보제품은 소장가치를 높이고 대중적 식품브랜드고객들을 아우를 수 있는 장점이 있다”고 말한다. 식품업계 사람들도 같은 시각이다. 차별화된 가치를 꾀하는 가치 소비로 고객 마음을 사로잡은 이색 콜라보제품들이 갈수록 활성화될 것이란 견해다. 
 
이렇게 친숙함을 장점으로 대중에게 쉽게 스며들 수 있는 패션과 식품업계의 협업은 앞으로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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