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컬럼] 아파트 이름 너무 길고 어렵다...부르기 쉽고 기억하기 좋은 이름으로 짓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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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컬럼] 아파트 이름 너무 길고 어렵다...부르기 쉽고 기억하기 좋은 이름으로 짓자!
  • 조연행 기자
  • 승인 2026.10.14 18:2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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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집 이름, 부르기도 기억하기도 너무 어려워....
- 라베니치마치에비뉴, 무슨 말인지 아십니까? 건물 이름은 누구나 쉽게 부르고 기억할 수 있어야....
- 어느 아파트에 사십니까?....간단한 질문인데 대답은 길고 어렵다!

[ 조연행 컬럼 ] "시어머니 찾아오지 못하게 어렵게 집 이름을 짓는다"는 농담이 있듯이 우리가 사는 아파트 이름이 날로 어렵게 진화하고 있다. 좀 더 어려워지고 길고 복잡해 진다.

‘동탄역 시범한화꿈에그린프레스티지’, ‘명지국제신도시 삼정그린코아 더베스트’, ‘디에이치 퍼스티어 아이파크’. 지역명과 건설사 브랜드, 외래어 수식어가 줄줄이 이어진다.

듣는 사람은 다시 묻게 되고, 말하는 사람도 이름을 줄여 부르고 싶어진다. 실제 사용되는 우리나라 아파트 이름들이다. 짧다고 쉬운 것도 아니다. ‘래미안 첼리투스’, ‘래미안 라클래시’, ‘래미안 블레스티지’는 이름만 들어서는 뜻을 짐작하기 어렵다.

컬럼이스트 조연행
컬럼이스트 조연행

 

건설사는 ‘첼리투스’가 ‘하늘로부터’라는 뜻의 라틴어에서 유래했다고 설명한다. 그러나 이름을 부를 때마다 외국어 해설까지 알아야 하는가.

김포에는 ‘라베니체 마치 에비뉴’라는 수변 상가 거리가 있다. 베네치아를 본떠 조성한 공간으로, ‘마치’는 시공사의 브랜드명이고 ‘에비뉴’는 거리를 뜻한다. 설명을 듣고 나면 취지를 이해할 수 있지만, 이름만 처음 접한 사람은 아파트인지, 상가인지, 거리인지 쉽게 알기 어렵다.

건물에 개성 있는 이름을 붙이는 일은 필요하다. 아름다운 풍경과 지역의 특징을 이름에 담는 것도 좋은 일이다. 문제는 고급스러움을 표현하려다 실제로 사용하는 사람의 편의를 뒤로 밀어놓는 데 있다.

낯선 외래어를 덧붙이고 이름을 길게 늘인다고 건물의 품격까지 높아지는 것은 아니다. 건물 이름은 분양 광고가 끝난 뒤에도 오랫동안 남는다.

주민은 주소를 알려줄 때 사용하고, 방문객은 길을 찾을 때 사용한다. 택배기사와 배달기사도 확인해야 한다. 어린이부터 어르신까지 함께 쓰는 생활의 언어다.

그러므로 이름을 정할 때 가장 먼저 물어야 할 것은 “고급스럽게 들리는가”보다 “누구나 쉽게 부를 수 있는가”다. 특히 긴 이름과 낯선 발음은 어르신이나 외국어에 익숙하지 않은 사람에게 부담이 될 수 있다.

전화로 설명하다 몇 번씩 되풀이하고, 비슷한 이름을 혼동하며, 정확한 철자를 다시 확인해야 한다면 좋은 이름이라고 하기 어렵다. 이름을 만든 사람의 만족만큼 이름을 사용하는 사람의 편의도 중요하다.

앞으로 아파트와 건물 이름에는 분명한 원칙이 필요하다. 한 번 듣고 따라 부를 수 있어야 한다. 며칠 뒤에도 기억할 수 있어야 한다. 지역이나 장소의 특징을 담되 불필요한 수식어는 줄여야 한다. 브랜드를 넣더라도 여러 외래어를 겹겹이 붙이는 방식은 재고할 필요가 있다.

우리말과 지역의 옛 지명에도 좋은 이름의 재료는 풍부하다. 물길, 숲, 햇살, 노을처럼 친숙한 말은 풍경을 떠올리게 하고 기억에도 남는다. 지역의 역사와 이야기를 담은 이름은 어디에나 붙일 수 있는 외국어 수식어보다 그 장소의 개성을 더 선명하게 보여줄 수 있다.

건설사와 시행사는 이름을 결정하기 전에 주민과 소비자의 의견을 들어야 한다. 어린이와 어르신에게 직접 읽어보게 하고, 한 번 들은 뒤 기억할 수 있는지도 살펴볼 만하다. 지자체도 공공건축물과 거리 이름을 정할 때 쉬운 말과 지역성을 우선해야 한다. 법을 만들어 심의라도 해야 할 형편이다.

집의 품격은 안전한 시공과 쾌적한 환경, 편리한 생활에서 나온다. 어려운 이름이 그 자리를 대신할 수는 없다. 이제는 건물 이름도 소비자의 입장에서 지어야 한다. 부르기 좋고, 기억하기 좋고, 뜻을 이해하기 좋은 이름. 그것이 오래 사랑받는 이름의 첫 번째 조건이다.(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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