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자수입인지 시대에도 종이·현금 요구… AI 첨단 시대에 법원 민원서비스는 엉망, 조속한 개선 촉구
[ 소비라이프 / 김소연 기자 ] 법원의 판결문을 복사하는 같은 목적의 민원인데도 법원에 따라 수수료 납부 방식이 달라 민원인이 불편을 겪고 있다.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는 카드로 결제했던 민원인이 서울고등법원에서는 은행을 방문해 현금으로 수입인지를 구매한 뒤 다시 민원실에 제출해야 했다는 사례다.
법원 판결문 복사, 1심-카드, 2심-수입인지, 왜 다를까?
민원인 조모(65세,남)씨에 따르면, 지난 10월 8일 서울중앙지법에서 1심 판결문을 복사할 때는 카드로 결제했는데, 2심 판결문을 복사하는 서울고등법원 민원실에서는 판결문 복사를 신청하자 수수료 1,050원을 수입인지로 납부하라는 안내를 받았다. 5장까지는 1천원이지만 5장 이상은 1장당 50원의 복사비가 추가된다는 것이었다. 민원창구에서 현금이나 카드로 직접 납부할 수 없어 법원 내 다른 건물로 은행을 찾아 다녀야 했다.
더군다나 은행창구에서는 수입인지 구매에 현금만 사용할 수 있다며 현금 결제를 요구했다. 조 씨는 5천원을 내고 1,000원짜리 수입인지 한 장과 50원짜리 수입인지 한 장을 각각 구매했다. 현금을 내고 3,950원의 거스름돈을 받는 과정에서는 요즘 잘 사용하지 않는 동전까지 한 움큼 생겼다.
수입인지 두 장은 각각 A4용지에 출력됐다. 불과 1,050원을 납부하는 데 종이 두 장이 소요됐고, 조 씨는 이를 들고 다시 고등법원 종합민원실로 돌아가 제출한 뒤에야 판결문을 받을 수 있었다. 조 씨가 제시한 1,000원짜리 정부수입인지에는 신한은행 발급, 2026년 10월 8일 발급일자가 표시돼 있다.
조 씨는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는 판결문 복사 비용을 카드로 결제한 경험이 있어 이번 절차를 더욱 이해하기 어려웠다고 말했다. 민원인 입장에서는 같은 판결문 복사인데, 한 법원에서는 카드결제가 되고, 다른 법원에서는 은행에서 수입인지를 사 와야 하는 이유가 명확하지 않다는 것이다.
수입인지 납부 방식은 서울고등법원만의 사례는 아니다. 울산지방법원 공식 안내에는 법원복사기로 교부받는 종이 복사물의 비용을 장당 50원씩 수입인지로 납부하도록 돼 있다. 대구가정법원도 재판기록 열람·복사 안내에서 구내은행이나 우체국의 전자수입인지가 필수이고, 구매는 현금만 가능하다고 명시하고 있다.
다만 서울중앙지방법원과 서울고등법원의 납부 방식이 달랐던 정확한 이유는 확인이 필요하다. 중앙지법에서 카드로 결제한 항목이 법원 수수료인지 별도 복사서비스 비용인지, 두 곳의 신청이 재판기록 복사와 판결서 사본 교부 등 서로 다른 절차였는지에 따라 설명이 달라질 수 있다. 현재 확인된 자료만으로 서울고등법원의 카드결제 거절을 위법이라고 단정할 수는 없다.
법원의 오랜 관행 같은 자기 편리한 절차 - 민원인은 불편하다
그러나 이러한 업무상의 구분이 있다고 해도, 민원인이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안내하고 편리하게 납부할 수 있도록 만드는 것은 법원의 과제다. 수입인지 납부에 규정상 근거가 있다는 사실만으로 현금 구매와 은행 왕복, 종이 제출까지 요구하는 절차의 불편이 해소되는 것은 아니다.
특히 ‘전자수입인지’를 종이로 출력해 민원인이 직접 운반해야 하고, 50원을 납부하기 위해 A4용지 한 장을 별도로 사용해야 하는 방식은 행정 효율과 자원 절약 측면에서도 재검토할 필요가 있다. 수수료 자체보다 납부에 들어가는 시간과 수고가 더 크게 느껴지는 구조다.
서울고등법원은 수입인지만 받도록 안내한 근거와 카드결제가 가능한 다른 창구·법원과의 차이를 설명해야 한다. 은행의 현금 결제 요구 경위도 함께 확인하고, 민원창구에서 신청과 납부, 서류 수령을 마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
법원 민원서비스의 기준은 내부 처리의 편의가 아니라 국민의 편의가 우선이어야 한다. 1,050원을 내기 위해 은행을 왕복하고 수입인지 두 장과 동전 한 움큼을 챙겨야 하는 절차를 언제까지 유지할 것인지, 사법행정은 답해야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