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노을 감상부터 바비큐·불멍까지...
= 작은섬에 영화감독이 운영하는 독립영화관과 1인기도실도 있어...
[ 소비라이프 / 김소연 기자 ] 가을! 어디론지 훌쩍 떠나고 싶은 계절이다.
높고 푸른 하늘 아래 바닷바람이 갈대밭을 스친다. 서걱서걱 갈대가 몸을 부대끼는 소리 너머로 잔잔한 바다가 펼쳐지고, 해가 기울면 온 세상이 황금빛으로 물든다. 바쁜 일상에서 잠시 벗어나 가을을 온몸으로 느끼고 싶다면, 강화도 동검도 코지네이쳐로 떠나보자.
강화도 남쪽의 작은 섬 동검도는 가을의 여유를 즐기기 좋은 여행지다. 바다와 갯벌, 갈대가 어우러진 풍경은 계절이 깊어질수록 한층 운치를 더한다. 바닷가에서 천천히 걸음을 옮기다 보면 늘 손에 쥐고 있던 휴대전화를 내려놓고, 바람과 물결 소리에 귀를 기울이게 된다.
동검도의 가을이 가장 아름다워지는 시간은 해 질 무렵이다. 푸르던 하늘에 노란빛이 번지고, 주황과 붉은빛이 차례로 내려앉는다. 넓은 갯벌과 바다 위로 노을이 퍼지면 갈대도 금빛으로 반짝인다. 잠깐 사진을 찍으려던 발걸음이 멈추고, 어느새 지는 해를 오래 바라보게 되는 순간이다.
이 풍경을 품은 코지네이쳐는 옛 동검초등학교 터에 자리한 쉼터다. 아이들의 웃음소리가 머물던 공간에서 이제는 가족과 연인, 친구들이 여행의 추억을 쌓는다. 바다를 바라보며 쉬고, 저녁노을을 함께 감상하는 것만으로도 하루가 넉넉해진다.
노을이 내려앉은 뒤에는 가을밤의 즐거움이 이어진다. 바비큐를 나누며 못다 한 이야기를 꺼내고, 불멍을 즐기며 타닥타닥 장작 타는 소리에 귀를 맡긴다. 선선한 바람 속에서 불의 온기를 느끼는 시간은 가을여행에 따뜻한 기억을 남긴다. 아이와 함께라면 자연을 가까이 만나는 여행이 되고, 연인에게는 같은 노을을 바라보는 낭만적인 시간이 된다. 부모님과는 천천히 풍경을 즐기고, 친구들과는 식탁에 둘러앉아 오래 이야기를 나눌 수 있다.
동검도에는 특별한 극장이 있다. 35석 규모의 ‘디아르에프에이(DRFA) 365 예술극장’이다. 영화감독이자 시나리오 작가 유상욱씨가 운영하는 카페 겸 상영관으로, 직접 고르거나 수입한 예술영화를 1년 내내 상영한다. 100% 예약제인데도 입소문이 나서 관객이 꾸준히 찾는다. 이곳에서 상영한 스웨덴·덴마크 예술영화 <천국에 있는 것처럼>은 벌써 10만명이나 봤다. 오래된 예술영화에 대한 향수를 가진 40대 이상 관객이 많이 찾는다. 영화를 본 뒤 극장 앞 바닷가를 거닐며 영화에 대해 토론하는 분들도 많다.
또한, 가장 작지만 아름다운 채플 갤러리가있다. 채플 갤러리 내부는 스테인드글라스로 장식되어 있어서 외부의 빛을 받았을 때 매우 아름답다. 이 공간에서 잠시 앉아서 기도나 명상을 하고 스테인드글라스 작품을 보는 것만으로도 작은 위로를 받을 수 있다.
빼곡한 일정 없이 머물러도 좋은 곳이다. 가을은 짧고, 노을은 매일 다른 얼굴로 찾아온다. 맑은 하늘을 올려다보고, 서걱대는 갈대 소리를 듣고, 황금빛 저녁노을 앞에서 잠시 쉬어가자. **이번 가을, 가장 아름다운 약속은 해 질 무렵 동검도 코지네이쳐에서 만나자는 말이다. 여행 안내: [코지네이쳐 홈페이지](https://cozy-nature.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