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호상 부동산 칼럼] 빈집을 ‘두 번째 집’으로… 수도권 전월세난, 지방에서 풀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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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호상 부동산 칼럼] 빈집을 ‘두 번째 집’으로… 수도권 전월세난, 지방에서 풀 수 있을까
  • 유효상
  • 승인 2026.08.04 16:3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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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구감소지역 세컨드홈 특례, ‘10년 실거주’ 중심으로 확대해야
세제 혜택만으로 부족…빈집 정보·수리비·교통·의료까지 묶어야

[유호상 부동산 칼럼] 
수도권에서는 전월세 집을 구하기 어렵고, 지방에서는 사람이 떠난 빈집이 늘고 있다. 한쪽에는 집이 모자라고, 다른 한쪽에는 사람이 살지 않는 집이 쌓이는 모순이다. 이 간극을 연결하면 수도권 주거비 부담과 지방 소멸 문제를 함께 풀 실마리가 생긴다.

해법의 출발점은 인구감소지역의 빈집을 실제 주거지로 되살리는 것이다. 기존 1주택자가 요건을 갖춘 지방 주택 한 채를 추가로 취득하더라도 세금 계산에서 1주택자 특례를 받을 수 있게 하고, 장기간 직접 거주한 사람에게 혜택을 더 주는 방식이다.

정부와 지자체의 빈집 정책이 빈집 등기와 안전 진단 등 이주/정착/세금 혜택까지 원스톱 정보를 제공해야 활성화 될 수 있다(일러스트 : Chat GPT)
정부와 지자체의 빈집 정책이 빈집 등기와 안전 진단 등 이주/정착/세금 혜택까지 원스톱 정보를 제공해야 활성화 될 수 있다(일러스트 : Chat GPT)

세컨드홈 세제, 이미 첫발은 뗐다

정부는 인구감소지역에 ‘세컨드홈’을 마련한 기존 1주택자에게 양도소득세·종합부동산세·재산세 등의 1주택 특례를 적용하고 있다. 2026년에는 지방세 특례의 대상 주택 가액 기준도 넓어졌다. 재산세는 공시가격 9억 원 이하, 취득세는 취득가액 12억 원 이하 주택까지 적용 범위가 확대됐고, 일부 인구감소관심지역도 포함됐다.

다만 ‘지방 빈집을 사면 무조건 1주택자로 인정된다’는 뜻은 아니다. 대상 지역과 취득 시점, 주택 가액, 기존 주택과의 소재지 관계 등 세목별 요건이 다르다. 계약 전에 관할 지방자치단체와 세무 당국에 적용 여부를 확인해야 하는 이유다.

혜택의 초점을 ‘보유’에서 ‘실거주’로

현재 제도는 지방 주택 수요를 끌어내는 첫 단추다. 이제 정책의 초점을 단순 취득과 보유에서 실제 거주로 옮길 필요가 있다. 예컨대 10년 이상 보유하면서 일정 기간 직접 거주한 사람에게 취득세·재산세 감면 폭을 더 넓히고, 주택 수 산정 특례를 안정적으로 적용하는 방식이다.

대신 단기 차익이나 편법 절세를 막기 위해 실거주 확인, 빈집 정비 완료, 의무기간 미충족 시 감면세액 환수 같은 안전장치를 함께 둬야 한다. 그래야 세제 혜택이 투기 수요가 아니라 생활인구와 정주인구 증가로 이어진다.

빈집 한 채가 수도권 수요를 옮기는 과정

가령 서울에 아파트 한 채를 가진 은퇴 예정자가 강원도 인구감소지역의 빈집을 1억5천만 원에 매입해 고친다고 해보자. 기존 집을 처분하거나 임대하고 지방에서 10년 이상 생활할 계획이라면, 세제 불확실성이 줄어드는 것만으로도 이주 결정을 앞당길 수 있다.

이 선택이 늘면 수도권에서는 자가 주택이 매매나 임대시장에 나오고, 지방에서는 방치된 집이 다시 주거 공간이 된다. 수리 과정에는 지역 업체의 일감이 생기고, 생활 소비가 늘면서 골목상권에도 돈이 돈다. 빈집 한 채의 재생이 주택 공급, 지역 일자리, 생활인구를 연결하는 작은 순환이 되는 셈이다.

세금만 깎아서는 사람이 움직이지 않는다

물론 세제 특례만으로 수도권 전/월세난이 곧바로 해결되지는 않는다. 빈집의 정확한 상태와 권리관계를 확인할 수 있는 공공 정보, 안전진단과 수리비 융자, 교통·의료·돌봄·통신 인프라가 함께 갖춰져야 한다. 지방 근무와 원격근무를 연결하는 일자리 정책도 필요하다.

특히 ‘빈집’이라는 이유만 보고 싸게 샀다가 철거 수준의 보수비를 부담하거나, 무허가 증축·상속등기 미정리·도로 진입 문제를 뒤늦게 발견하는 소비자가 생길 수 있다. 세금 혜택보다 먼저 건물 안전, 등기, 토지 경계, 수리 견적, 생활 편의시설을 확인해야 한다.

주거 분야 소비자 입장에서는 인구감소지역 빈집이 ‘싼 집’이 아니라 삶의 터전이 될 수 있는지를 먼저 따져야 한다. 정부와 지방자치단체는 대상 지역과 세금 혜택을 한눈에 확인할 수 있게 공개하고, 빈집 상태 진단부터 수리·이주·정착까지 한 번에 연결해야 한다.

장기 실거주자에게 확실한 혜택을 주되 소비자가 예상치 못한 세금과 수리비를 떠안지 않게 만드는 것, 그것이 빈집 정책이 수도권 주거난과 지방 소멸을 함께 완화하는 현실적인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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