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연한 음식들이 줄어들면 우리의 음식 문화도 달라진다
[소비라이프 / 이강민 환경칼럼]
"기후변화로 가장 먼저 사라질 것은 무엇일까?"
이 질문을 받으면 많은 사람은 북극곰이나 빙하를 떠올린다.
하지만 조금 시선을 돌려보면 답은 의외로 가까이에 있다. 바로 우리가 매일 먹고 마시는 음식이다.
아침을 시작하는 커피 한 잔, 피곤할 때 찾는 초콜릿, 아이들이 좋아하는 바나나, 식탁에 자주 오르는 사과. 너무 익숙해서 평생 당연히 누릴 수 있을 것 같지만, 기후변화는 이 음식들의 생산 환경을 조금씩 바꾸고 있다.
(사진 : 기후행동 1.5°C )
대표적인 사례가 초콜릿이다.
초콜릿의 원료인 카카오는 전 세계 생산량의 절반 이상이 서아프리카에서 재배된다. 그러나 최근 이 지역은 극심한 폭염과 가뭄, 집중호우가 반복되면서 생산량이 감소했고, 국제 카카오 가격은 사상 최고 수준까지 치솟았다. 초콜릿 가격이 오른 이유가 단순한 물가 상승만은 아니었던 셈이다.
커피도 마찬가지다.
우리가 가장 많이 마시는 아라비카 커피는 서늘한 기후에서 잘 자라는 품종이다. 하지만 기온 상승과 병충해 확산으로 재배 가능한 지역이 점차 줄어들고 있다는 연구 결과가 이어지고 있다. 일부 연구에서는 금세기 말까지 주요 커피 재배 적지가 크게 감소할 수 있다고 전망한다.
사과 역시 충분히 추운 겨울을 거쳐야 품질 좋은 열매를 맺는다.
우리나라에서도 사과 재배지가 점차 북쪽으로 이동하는 현상이 관찰되고 있으며, 벌꿀은 꽃이 피는 시기와 벌의 활동 시기가 달라지면서 생산에 영향을 받고 있다. 바닷물 온도 상승은 연어를 비롯한 수산자원의 분포에도 변화를 가져오고 있다.
물론 커피나 초콜릿이 내일 갑자기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기후변화는 이미 생산지와 생산량, 가격과 유통 구조를 조금씩 바꾸고 있다. 이제 기후변화는 북극의 이야기만이 아니라 우리의 식탁에서도 확인할 수 있는 변화가 되고 있다.
우리가 매일 아무렇지 않게 마시는 커피 한 잔과 달콤한 초콜릿 한 조각에도 지구 환경의 변화가 담겨 있다. 기후변화는 자연을 넘어 우리의 소비와 식생활에도 영향을 미치는 중요한 변수로 자리 잡고 있다.
앞으로 우리의 식탁이 어떤 모습으로 달라질지 살펴보는 것 역시 기후변화를 이해하는 또 하나의 방법이 될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