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세포를 굶겨 죽인다"…종양 속 박테리아에서 찾은 '에너지 차단' 항암 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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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세포를 굶겨 죽인다"…종양 속 박테리아에서 찾은 '에너지 차단' 항암 무기
  • 김요찬 소비자기자
  • 승인 2026.08.03 01: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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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IC 연구팀, 'aurB' 펩타이드 발견…호르몬 불응성 전립선암 치료의 새 지평

[소비라이프 / 김요찬 소비자기자]

암세포가 스스로를 보호하기 위해 숨겨둔 '종양 속 박테리아'가 역설적으로 암을 치료하는 강력한 무기로 변신했다. 최근 의료계가 주목하는 '암 대사 치료'와 '종양 미생물학'의 융합이 낳은 쾌거다.

기존 치료법이 암세포 자체를 직접 타격하는 데 집중했다면, 이번 연구는 암세포가 생존하고 증식하는 데 필수적인 '에너지 생산 시스템'을 마비시키는 완전히 새로운 접근법을 제시해 학계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미국 일리노이대학교 시카고(UIC) 외과 및 생명공학과 도루 야마다(Tohru Yamada) 교수 연구팀은 종양 내 박테리아가 생성하는 단백질 일부를 활용해 'aurB'라는 신약 후보 물질(펩타이드 치료제)을 개발했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 결과는 저명한 국제학술지 '시그널 트랜스덕션 앤 타겟티드 테라피(Signal Transduction and Targeted Therapy)'에 게재됐다.

암세포의 발전소를 멈추다…'aurB'의 에너지 차단 메커니즘

연구팀에 따르면 암세포는 빠른 성장과 무한 증식을 위해 일반 세포보다 훨씬 많은 에너지를 필요로 한다. 이번에 개발된 펩타이드 치료제 'aurB'는 바로 이 점을 파고드는데, 박테리아에서 유래한 이 물질이 암세포 내부의 미토콘드리아로 침투한 뒤 에너지 생성의 핵심인 'ATP 합성효소'에 정밀하게 결합하여 그 작동을 멈추게 하는 방식이다. 이처럼 세포의 핵심 발전소가 멈추면서 신체 에너지 화폐 역할을 하는 ATP 생산이 완전히 차단되고, 결과적으로 암세포는 성장에 필요한 에너지를 공급받지 못해 고갈되면서 증식이 크게 억제되는 결과를 낳았다.

치료 까다로운 '전립선암' 동물 모델서 효과 입증…독성도 없어

이번 연구는 특히 호르몬 치료에 반응하지 않아 치료가 까다로운 '호르몬 불응성 전립선암' 동물 모델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실험 결과, 연구진이 aurB를 기존 방사선 치료와 함께 병용 투여했을 때 종양의 크기가 눈에 띄게 감소했다. 더욱 주목할 점은 이 과정에서 뚜렷한 세포 독성이나 부작용이 관찰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방사선 단독 치료보다 암 성장 억제 효과가 월등히 향상되어, 향후 실제 임상에서의 병용 치료 가능성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다.

부산물에서 치료 자원으로…'종양 미생물' 연구의 패러다임 전환

이번 연구는 최근 암 학계의 블루오션으로 떠오른 '종양 내 미생물(Intratumoral bacteria)' 연구 흐름과 궤를 같이한다.

과거에는 종양 내부에서 발견되는 박테리아를 단순한 오염이나 부산물로 여겼다. 그러나 최근 이 미생물들이 면역세포를 활성화하거나 항암제 반응성을 바꾼다는 사실이 잇따라 보고되면서, 이제는 새로운 항암제 개발의 인큐베이터로 평가받고 있다. 이번 연구 역시 종양 미생물이 단순한 관찰 대상을 넘어 인류를 구원할 새로운 치료 자원이 될 수 있음을 증명한 대표적 사례다.

또한, 연구팀은 이 치료법이 암 연구의 난제 중 하나인 'p53 유전자 변이'의 한계를 극복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p53은 대표적인 종양억제 유전자로, 많은 암 환자에게서 변이가 일어나 기존 치료제의 효과를 떨어뜨리는 원인이 됐다. 반면 aurB는 p53 경로를 우회해 미토콘드리아를 직접 표적하기 때문에, 유전자 변이 여부와 상관없이 더 많은 환자에게 보편적으로 적용될 수 있는 확장성을 지녔다.

기대와 과제…미래 암 치료의 새로운 축 될까

다만, 이번 연구가 당장 내일의 치료법이 되는 것은 아니다. 현재 동물실험 단계의 성공이며, 인체 투여 시 발생할 수 있는 면역거부반응이나 최적의 투여 경로 확보 등의 과제가 남아 있다. 연구진은 현재 aurB에 대한 특허 출원을 완료했으며, 향후 사람을 대상으로 한 임상시험에 진입하기 위한 후속 연구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종양 속 박테리아라는 미지의 세계에서 찾아낸 새로운 항암 무기. 암세포를 직접 공격해 주변 세포까지 손상시키던 과거의 방식을 넘어, 암의 밥줄을 끊는 '대사 차단 전략'이 미래 암 정복의 새로운 주역이 될 수 있을지 전 세계 의료계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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