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독기관 자동차손해배상진흥원도 "사실상 방치" 비판
[소비라이프/기획취재팀]
올해 2월 경기도 동탄 톨게이트 인근에서 발생한 전세버스 추돌 사고를 둘러싸고, 가해 측인 전세버스공제조합(이하 공제조합)이 명백한 과실이 있음에도 '무조건 50:50 쌍방과실'을 주장해 피해자와 소비자단체의 강한 반발을 사고 있다.
사단법인 금융소비자연맹(이하 금소연)은 7일 보도자료를 통해 "자동차사고 과실인정기준이 10차례 개정되었음에도 공제조합은 현장에서 여전히 기준을 무시되고 있다"며, 감독기관인 자동차손해배상진흥원(이하 자동차진흥원)의 관리 감독 소홀도 함께 지적했다.
사고 경위 — 4가지 위반이 겹친 '복합 중과실'
2026년 2월 1일, 평택→동탄 방향 주행 전세버스는 동탄 톨게이트 출구에서 진로변경 금지구역(흰색 실선)을 침범해 하행 차선으로 급격히 끼어들었다. 이미 4차선에 정상 진입해 있던 피해 경승용차 좌측 후미를 충돌했으며, 사고 이후에도 제동하지 못하고 500m를 더 지나서야 멈췄다.
<자동차 사고과실인정기준 표>
+50% 기본 과실
+20% 흰색 실선 차선 위반(중과실)
+20% 과속(500m이상 미제동)
+10% 전방주시 태만으로 선행차량 충돌(안전운전 불이행)
자동차사고 과실인정기준을 정상 적용하면 기본과실 50:50에서 가감산 합계상 사고를 낸 전세버스의 과실은 위 인정기준표에서도 지적한 위반항목을 포함하여 과실 100%에 해당한다고 금소연은 분석했다.
그러나 공제조합은 사고 발생 3개월이 지난 현재까지도 구체적 근거도 없이 '50:50'을 고수하고 있다.
피해자의 선의를 역이용한 전세버스공제조합
사고 직후 가해 버스 운전자는 "보험으로 처리해 주겠다"며 명함을 건넸다. 종교적 신념을 지닌 84세 피해자 오 씨는 신체 통증이 있었음에도 대인 접수 없이 차량 수리만 진행하기로 했다. 그러나 차량 출고 시점에 공제조합은 '50:50' 과실 비율을 일방적으로 통보했다.
"가해자를 배려한 선의가 오히려 독이 되어 돌아왔다. 공제조합의 눈속임을 방관하는 자동차진흥원을 국토교통부가 나서서 엄중히 조사해야 한다."
— 피해자 오 씨
금소연에 따르면 공제조합은 유리한 부분만 편집된 블랙박스 영상을 제출하는 등 사실관계를 왜곡하고 있다는 의혹도 받고 있다. 피해자는 차량 수리비 자부담은 물론 보험료 할증 등 경제적·심리적 '사중고'를 겪고 있다.
감독기관도 '책임 회피' - 10년째 제자리
자동차진흥원은 민원이 과실분쟁조정위원회에 상정되었다는 이유로 "관여하기 힘들다"며 "추후 민원을 평가하겠다"는 안일한 답변으로 일관하고 있다. 2016년 국토교통부가 공제조합을 보험사 수준으로 혁신하고자 자동차진흥원을 설립했으나, 10년이 지난 지금도 현장 행태는 달라진 것이 없다는 지적이다.
자동차 과실 분쟁을 줄이기 위한 5가지 대안
금소연과 전문가들은 과실 분쟁 감소를 위한 구체적 대안을 다음과 같이 제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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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과실인정기준표 의무 적용 및 산출 근거 서면 공개 : 공제조합이 과실 비율을 통보할 때 기본도표·가감산 항목을 항목별로 명시한 산출서를 피해자에게 의무 교부하도록 법령을 개정한다. 근거 없는 '50:50' 주장을 원천 차단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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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자동차진흥원 현장 시정명령권 부여 : 현재 자동차진흥원은 과실분쟁조정위원회 상정 건에 대한 개입을 사실상 거부하고 있다. 민원 접수 단계부터 시정명령을 내릴 수 있는 실질적 권한을 부여해 '사후 평가' 관행을 즉각 처벌 체계로 전환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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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블랙박스·CCTV 원본 제출 의무화 및 위변조 처벌 강화: 공제조합이 편집된 영상을 제출하는 사례를 방지하기 위해 사고 관련 영상 원본 전체를 수사기관 또는 조정기관에 제출하도록 의무화하고, 위변조 시 형사처벌 조항을 신설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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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표준 과실 사례 데이터베이스 공개 및 AI 산정 보조 시스템 도입: 금융감독원과 자동차진흥원이 축적한 과거 판례·유사 사례를 공개 데이터베이스로 구축하고, AI 보조 과실 산정 시스템을 도입해 담당자 재량에 의한 임의 조정 여지를 최소화한다. 금소연은 이것만으로도 과실분쟁 건수의 약 80%를 줄일 수 있다고 추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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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고속도로 실선 위반·과속 사고의 '중대위반사고' 분류 일원화: 현행 기준은 대인 처리 여부에 따라 동일한 실선 위반 사고도 '중대위반'과 '일반사고'로 달리 취급한다. 피해자가 대인 접수를 포기한 경우 불이익을 받는 구조를 개선하여, 사고 행위 자체를 기준으로 일관되게 중대위반을 적용해야 한다.
금소연의 오중근 본부장은 "사고 발생 시 공제조합은 '자동차사고 과실인정기준표'의 기본 도표와 가감산 요소를 철저히 적용하여 과실을 산정해야 하며 보험사 간 규정에 근거한 상호 의견 교환과 과실 조정을 해야 한다”고 강조한뒤, "기존 판례나 유사사례 적용이 불가능한 예외적인 경우에만 과실분쟁조정위원회에 의뢰하고, 규정에 따른 정확한 과실 적용만으로도 현재 과실분쟁 건수의 약 80%를 감소시킬 수 있어 민원 처리 속도를 획기적으로 높일 수 있다”고 밝히면서 유관기관 간에 상호 협력하여 자동차과실문제의 신중한 검토를 당부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