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SCI 선진국 지수 편입 -글로벌 기준에 맞는 지배구조 투명성 확보
[소비라이프 / 김현식 기자] 자본시장 선진화를 위한 두 건의 의미있는 정책 논의가 국회에서 동시에 진행됐다.
2026년 4월 15일 국회의원회관에서는 오전 10시, 박홍배 의원실 주최로 의원회관 제6간담회의실에서 '적극적이고 투명한 주주권 행사를 위한 개선방안 토론회'가 열렸다. 이 자리에서는 '국내 기관투자자들의 소극적 의결권 행사 관행'과 '스튜어드십 코드 실효성 문제'가 집중 거론됐다. 참석자들은 지배구조 개선 없이는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가 어렵다는 데 공감하며, 기관투자자 의결권 행사 내역의 상시 공시 의무화와 반대 의결 사유 구체화 등 실질적 제도 개선을 요구했다.
같은 날 오후 1시 30분에는 이강일 의원실과 더불어민주당 'K-자본시장 특별위원회' 공동 주최로 'ICGN(국제기업지배구조네트워크) & K-자본시장 글로벌 기관투자자 라운드테이블'이 의원회관 제8간담회의실에서 개최됐다. ICGN은 전 세계 운용자산 77조 달러 이상을 대표하는 세계 최대 기업지배구조 기관으로, 이번 라운드테이블은 한국 자본시장의 국제 편입 가능성과 기업지배구조 개선 방향에 대한 국제적 시각을 공유하기 위해 마련됐다.
해외 기관투자자들은 한국 기업들의 낮은 배당 성향, 불투명한 지배구조, 소수 주주 권익 보호 미흡 등을 주요 투자 장벽으로 꼽으며, 글로벌 스탠더드에 부합하는 제도 정비 없이는 MSCI 선진국 지수 편입도 요원하다는 견해를 밝혔다.
한국 자본시장 선진화를 제안하는 전문가들은 두 행사를 통해 "주주권 강화와 기업지배구조 개선은 이미 입법 의제를 넘어 자본시장 생존의 문제"라며 올해 정기국회 내 관련 법안 처리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향후 금융투자업법, 자본시장법 개정안 논의가 더욱 속도를 낼 것으로 전망된다.
주주권 행사 투명성·글로벌 스탠더드 도마 위
첫째는 이사의 충실의무 확대다.
현재 가장 뜨거운 감자는 '이사의 충실의무' 대상에 주주를 포함하는 문제다. 현행 상법은 이사가 '회사를 위하여' 직무를 수행해야 한다고 명시하고 있어, 합병이나 분할 과정에서 소액주주가 피해를 입어도 이사에게 책임을 묻기 어렵다는 한계가 있었다. 논의 방향은 보완하되 추진은 그대로다. 상법 개정이 기업 경영 위축을 초래할 수 있다는 재계의 우려를 반영해, 자본시장법 내에 상장사 특례를 두어 주주 보호 의무를 명문화하는 방안이 유력하게 검토되고 있다.
'주주 이익'의 개념이 모호할 경우 소송이 남발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면책 조항(경영판단의 원칙)을 구체화하는 등 경영권 보호와의 균형점을 찾는 것이 필수적이다.
둘째는 자사주 제도 개선이다. '소각' 의무화 여부가 핵심이다. 기업이 보유한 자사주가 대주주의 경영권 방어 수단으로 악용되는 이른바 '자사주의 마법'을 차단해야 한다는 목소리는 늘 컸다. 논의 방향은 자사주 취득 시 소각 의무화, 혹은 인적분할 시 자사주에 대한 신주 배정 금지 등이 핵심이다.
최근 금융위원회가 발표한 자사주 공시 강화안에서 나아가, 보다 강력한 '자사주 소각 유도방안'이 개정안에 포함될 전망이다. 다만 자사주 소각이 강제될 경우 기업의 재무적 유연성이 저하될 수 있다는 비판도 꾸준하다. 따라서 주주환원율이 높은 기업에 대해 세제 혜택을 부여하는 등 유인책과 규제를 병행하는 정교한 설계가 필요하다는 의견이다.
셋째는 M&A 및 물적분할 시 소액주주 보호문제다. 기업의 합병이나 물적분할 과정에서 대주주만 이익을 보고 일반 주주들이 소외되는 구조를 개선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개선 방향은 상장사 합병 시 합병가액 산정 방식을 시가에만 의존하지 않고 공정 가치(Fair Value)를 반영하도록 자본시장법 시행령을 개정하는자는 것이다.
반대 주주에게 실질적인 퇴로를 열어주는 '주식매수청구권'의 기준 가격 개선도 핵심 과제다. 여기서 공정 가치 평가의 객관성을 확보하기 위해 외부 평가기관의 독립성을 강화하고, 평가 오류에 대한 책임 소재를 명확히 하는 법적 근거 마련도 중요하다.
한국 자본시장이 글로벌 투자자들에게 매력적인 곳이 되기 위해서는 MSCI 선진국 지수 편입 등 글로벌 기준에 맞는 지배구조 투명성을 확보해야 한다. 재계는 경영권 침해와 해외 투기 자본의 공격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으며, 투자자들은 공정한 운동장을 요구하고 있다.
국회 입법 과정에서 공청회 등을 통해 양측의 입장을 조율하는 '솔로몬의 지혜'가 절실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