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식물 쓰레기-바이오가스 활용 사례 증가
[소비라이프 환경칼럼 / 이강민 인턴기자] 매일 아침, 우리는 무심코 커피 찌꺼기를 버리고, 점심에는 먹다 남은 김치찌개를 싱크대에 털어낸다. 저녁이면 바나나 껍질, 빵 부스러기, 어제 먹다 남은 반찬들이 다시 음식물 쓰레기통에 들어간다. 그렇게 하루 동안 한국인 1명이 버리는 음식물 쓰레기 양은 평균 0.8kg! 적지 않은 양이다.
이렇게 모인 음식물 쓰레기는 대개 소각되거나 퇴비로 쓰인다. 그런데 이 익숙한 음식 쓰레기들이, 전혀 다른 모습으로 우리 앞에 다시 나타난다면 어떨까?
2022년부터 필리핀의 라구나주 산타로사 마을에서는 바나나 껍질, 쌀겨, 야채 부스러기 같은 음식물 쓰레기로 전기를 만들어내는 소규모 '바이오가스 발전소'가 운영되고 있다. 시장에서 수거된 폐기물은 미생물에 의해 분해되고, 이 과정에서 생성된 메탄가스(바이오가스)는 발전기를 돌려 전기를 생산한다. 이 전기는 마을의 가로등을 켜고, 주민들이 사용하는 휴대폰 충전소로도 공급된다. 단순한 기술 같지만, 이 바이오가스 시스템은 연간 약 500톤의 음식물 쓰레기를 처리하며, 무려 1,000가구에 전력을 공급하고 있다.
인도네시아 발리의 우붓 지역도 마찬가지다. 카페에서 나온 커피 찌꺼기와 과일 껍질을 모아 전기를 만들고, 그 전기로 다시 카페의 조명을 밝힌다. 쓰레기를 줄이는 것을 넘어, 지역 경제를 순환시키는 하나의 시스템이 되어가고 있는 셈이다.
무엇보다 인상적인 것은, 기술보다 사람의 변화다.
산타로사의 주민들은 이제 쓰레기를 ‘버리는 것’이 아니라 ‘모으는 것’으로 인식하기 시작했다. 음식물 쓰레기통은 ‘자원통’으로 불리고, 분리배출은 귀찮은 일이 아니라 '마을을 지키는 실천'이 되었다.
물론 이 모든 변화에는 도전도 따른다. 초기 설비 비용은 높고, 발효 과정에서 발생하는 냄새에 대한 주민들의 불만도 무시할 수 없다. 하지만 우붓은 냄새 저감 기술을 도입했고, 산타로사는 교육을 통해 주민의 참여도를 끌어올렸다.
'기술은 해결책을 찾고, 사람은 그 해결을 지속가능하게 만든다.'
이제 우리는 질문을 다시 던져야 한다. 당신이 오늘 버린 커피 찌꺼기와 바나나 껍질이, 내일 도시의 불빛이 된다면? 누군가의 공부방을 밝히는 연료가 된다면?
작은 습관이 도시를 움직이는 시대다. 음식물 쓰레기를 줄이고, 분리배출을 조금 더 꼼꼼히 하는 당신의 실천이야말로, 우리가 살아갈 도시를 밝히는 가장 조용한 전등 스위치일지 모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