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브버그의 습격: 서울에 무슨 일이 일어난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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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브버그의 습격: 서울에 무슨 일이 일어난 걸까?
  • 이강민 인턴기자
  • 승인 2025.07.11 14:0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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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숙한 여름, 낯선 곤충
퇴치가 아니라, 적응과 이해 필요

[소비라이프/ 이강민 인턴기자]

서울의 여름이 달라졌다.
이제 사람들은 우산보다 벌레채를 먼저 찾는다. 최근 서울 전역에서 ‘러브버그’라 불리는 곤충이 무리지어 출몰하면서 시민 불편이 급증하고 있다. 창문, 차량, 지하철, 공원, 심지어 집 안까지 침투한 이 곤충은 두 마리가 머리를 맞댄 채 날아다니며 ‘붙어 다니는 벌레’로 불린다.

서울시에 따르면 올해 들어 러브버그 관련 민원은 수천 건을 넘어섰고, 일부 자치구에서는 지난달 대비 70배 이상 증가했다. 단기간에 이렇게까지 늘어난 이유는 무엇일까?

러브버그는 원래 따뜻하고 습한 환경을 좋아하는 곤충이다. 기온이 24도 이상이면 번식이 활발해지고, 낙엽과 부식토가 많은 땅에서 잘 자란다. 최근 몇 년 사이 서울은 도시공원, 화단, 하천 정비를 통해 도심 속 녹지를 크게 늘렸고, 동시에 도심 열섬 현상으로 인해 온도는 더 높고 습해졌다. 여기에 천적도 거의 없는 환경이 겹치며, 서울은 러브버그에게 이상적인 서식지가 된 것이다.

러브버그는 해충은 아니다. 사람을 물지 않고, 병을 옮기지도 않으며, 생태계에서는 유기물을 분해하고 꽃가루를 옮기는 역할을 한다.

하지만 문제는 숫자다. 대량으로 출몰하면 불쾌감을 유발하고, 자동차 외장에 붙은 뒤 분비물로 도장면을 부식시키는 등 생활 속 피해가 발생한다. 야외 상업시설에서는 위생 민원이 이어지고, 어린이집과 학교에서도 불안감이 높아지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서울시는 살충제를 권하지 않는다. 러브버그는 익충이며, 무분별한 방제는 오히려 생태계를 더 크게 훼손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시는 살수차를 활용한 물 분사, 유인등과 끈끈이 트랩 설치, 방충망 점검 안내 등 친환경적인 대응 방식을 시행 중이다. 일부 자치구는 관련 조례를 제정하고 시민 교육도 시작했다.

우리가 할 수 있는 일도 있다. 벌레가 붙은 차는 즉시 세척하고, 창문과 방충망을 점검하며, 실내 조명을 줄이고, 살충제 사용은 자제하는 것. 작지만 실질적인 행동들이다.

러브버그는 단지 여름의 불청객이 아니다. 기후 변화, 도시 생태계, 인간의 삶이 얼마나 밀접하게 연결돼 있는지를 보여주는 살아 있는 징후다.
서울의 여름은 익숙한 듯 낯설어지고 있다.
지금 필요한 건 퇴치가 아니라, 적응과 이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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