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들 “냉장 보관도 안심 못 해” 경고
냉장고 문을 열었을 때, 한 번쯤은 망설이게 되는 순간이 있다. 며칠 전에 사둔 우유, 유통기한이 지났지만 겉보기엔 멀쩡하다. 버리자니 아깝고, 먹자니 탈이 날 것 같고. 결국 “조금은 괜찮겠지”라는 생각에 입으로 가져간다.
하지만 그 작은 결정이 여름철 건강에 큰 위협이 될 수 있다. 다가오는 장마와 본격적인 더위로 식중독 환자가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특히 유통기한이 지난 음식을 ‘아깝다’며 먹으려는 사례가 잦아지면서 식품 안전에 대한 경각심이 어느 때보다 필요한 시점이다.
최근 상한 음식을 섭취한 뒤 병원을 찾는 환자들이 눈에 띄게 늘고 있다.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6월까지 국내 식중독 발생 건수는 전년 대비 약 23% 증가한 약 1,500건으로 집계됐다. 기온이 25℃ 이상인 여름철(6~8월)은 전체 식중독 환자의 절반 이상이 발생하는 시기이며, 장마가 시작되면 그 수치는 더욱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이동호 호매실 두리이비인후과 원장은 “요즘처럼 기온과 습도가 높은 날씨에는 냉장고 안에서도 세균이 번식할 수 있다”며 "음식을 구입할 때는 먹을 만큼만, 남은 음식은 2시간 내 냉장 보관, 유통기한이 지났다면 과감히 버리는 습관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특히 유제품, 육류, 조리된 반찬류는 실온에서 빠르게 부패할 수 있을 뿐 아니라, 냉장보관 상태라 하더라도 온도 변화나 장시간 보관으로 인해 세균 번식이 일어날 수 있다. 전문가들은 “냉장고에 넣어두었기 때문에 괜찮다”는 안일한 생각이 여름철 식중독의 주요 원인 중 하나라고 지적한다.
식약처는 이러한 위험을 줄이기 위해 다음과 같은 식중독 예방 수칙을 안내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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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 씻기: 조리 전·후 30초 이상 흐르는 물에 손 씻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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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혀 먹기: 육류·어패류는 중심부까지 75℃ 이상 가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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끓여 먹기: 남은 국, 찌개는 재가열 후 섭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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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시간 내 냉장 보관: 조리 후 식힌 뒤 바로 냉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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냉장고 정기 점검: 유통기한 지난 식품은 주 1회 이상 점검 후 폐기
실제로 음식물 변질로 인한 식중독은 작은 방심에서 비롯된다. 지난 7월, 서울의 한 가정에서는 유통기한이 이틀 지난 요구르트를 먹은 가족 3명이 설사와 복통으로 입원하는 사례가 있었다. 이처럼 겉보기에는 멀쩡해도, 냄새가 나지 않아도 위험은 숨겨져 있다.
이 원장은 “여름철에는 '보기, 맡기, 맛보기' 대신 확인하고 버리기'가 원칙이라며 “특히 어린이나 고령자처럼 면역력이 약한 가족이 있는 가정은 더욱 주의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조금 아깝더라도 건강을 위해선 유통기한이 지난 식품은 미련 없이 버려야 한다. 또한, 정기적으로 점검하고 관리하는 습관이 필요하다.
식중독 예방은 거창한 실천이 아니라, 오늘 저녁 냉장고를 한 번 여는 작은 행동에서 시작된다. 지금 당장 냉장고 안을 살펴보자. 오래된 유제품이나 조리된 반찬이 있다면, 이번 여름은 망설이지 말고 과감히 버리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