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 위에 떠오른 공원, 플라스틱이 녹지로 바뀌는 환경마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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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 위에 떠오른 공원, 플라스틱이 녹지로 바뀌는 환경마법
  • 이강민 인턴기자
  • 승인 2025.05.21 16:2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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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덜란드 로테르담 ‘리사이클드 파크’ 재생 환경의 미래
한강 르네상스 프로젝트는 여전히 공약 사업만?

[소비라이프/ 이강민 인턴기자] 

도시는 사람만을 위한 공간이어야 할까? 그 질문에 명확하게 “아니오”라고 답한 도시가 있다. 네덜란드 로테르담이다. 로테르담 마스강 위에는 ‘리사이클드 파크(Recycled Park)’라는 공원이 물 위에 떠 있다. 이름 그대로, 강에서 수거한 플라스틱 쓰레기를 재활용해 만든 부유식 녹지 공간이다.

처음에는 실험처럼 보였던 이 프로젝트는 이제 로테르담을 대표하는 환경 상징물로 자리 잡았다. 약 140㎡ 규모의 이 공원은 28개의 육각형 모듈로 구성되어 있으며, 모두 강에서 건져 올린 플라스틱을 재활용해 만들어졌다. 2018년 시범 운영 이후 이 공원은 약 1,000kg의 플라스틱 쓰레기를 재활용했고, 연간 200톤의 탄소 배출을 줄이는 효과를 냈다. 구조물 위에는 흙이 깔리고 식물이 자라며, 그 위를 물고기와 조류, 곤충이 자유롭게 오간다. 시민들은 이곳에서 휴식과 자연을 누리고, 아이들은 학교 단체 방문과 환경 워크숍을 통해 환경보호의 의미를 체험한다. 2023년까지 이 공원을 찾은 시민은 5,000명이 넘는다.

이 프로젝트의 핵심은 단순한 조형물이 아니라, 플라스틱 수거와 재활용을 하나의 생태 시스템으로 통합한 기술적 해법에 있다. ‘리사이클드 아일랜드(재활용 섬) 재단’은 강의 흐름을 이용해 플라스틱을 수거하는 ‘패시브 리터 트랩(passive litter trap)’을 개발했다. 이 장치는 외부 동력 없이도 자연의 흐름을 따라 쓰레기를 모아들이고, 그 중 재활용이 가능한 플라스틱을 세척·가공해 공원 자재로 탈바꿈시킨다. 설치 비용이 낮고 유지관리도 간단해, 하천이 있는 다른 도시에서도 쉽게 도입할 수 있다.

​로테르담의 '리사이클드 파크(Recycled Park)​
​로테르담의 '리사이클드 파크(Recycled Park)​

놀라운 점은 이 공원이 도시 생태계의 회복 거점 역할까지 한다는 것이다. 모듈의 하부는 물고기와 조류가 서식하기 좋은 구조로 설계되어 있어서, 수중 생물의 다양성을 키우는 데 기여하고 있다. 실제로 공원 설치 이후 마스강의 특정 구간에서는 물고기 종 다양성이 15% 증가했다는 보고도 있다. 단순한 재활용을 넘어, 도시와 자연이 유기적으로 연결된 공간이 된 것이다.

‘리사이클드 파크’는 우리가 ‘쓰레기’라고 부르던 것들이 다시 자연의 일부가 될 수 있음을 증명한다. 그리고 이 구조물은 말 없이 우리에게 묻는다. “당신은 한강을 걷다가 떠다니는 플라스틱을 본 적이 있는가? 그 쓰레기가 공원이 될 수 있다면, 당신의 도시는 어떤 변화를 꿈꿀 수 있을까?”

이러한 시도는 한국에서도 충분히 가능하다. 서울의 한강, 대구의 낙동강, 대전의 금강처럼 도심을 흐르는 강들은 모두 플라스틱 쓰레기 문제를 안고 있으면서도, 동시에 생태적 전환의 기회를 품고 있다. 서울시는 ‘한강 르네상스 프로젝트’를 통해 생태 복원을 추진 중이며, 2023년 기준 한강에서는 연간 약 300톤의 쓰레기를 수거하고 있다. 만약 이 쓰레기를 재활용해 떠 있는 생태 공원이나 환경교육 플랫폼으로 바꾼다면, 시민과 자연은 훨씬 더 가까워질 수 있다.

하천 주변의 수변 공간, 방치된 부지, 그리고 도심 속 녹지 여백은 단순한 재개발 대상이 아니라, 환경 복원과 시민 교육이 결합된 ‘녹색 플랫폼’으로 전환될 수 있다. 그 출발점은 우리 모두의 참여다. 플라스틱 분리배출을 철저히 하고, 지역하천 정화활동에 동참하며, 무라벨 음료 같은 친환경 제품을 고르는 작은 실천이 모여서 큰 변화를 만든다. 소비자의 선택은 기업과 지자체를 움직이는 힘이 된다.

환경 위기의 시대, 도시의 상상력이 절실하다. ‘리사이클드 파크’는 첨단 기술이나 막대한 예산 없이도, 의지와 협력, 그리고 창의성만으로 얼마나 많은 것을 바꿀수 있는지 그 가능성을 보여준다. 한국에서도 환경부의 ‘자원순환기본법’과 탄소포집·활용·저장(CCUS) 기술을 활용한다면, 플라스틱 재활용과 생태 복원을 결합한 프로젝트가 충분히 현실화될 수 있다. 예컨대 울산 CCUS 허브는 2024년부터 연간 40만 톤의 CO₂를 재활용 소재로 전환하며 이와 유사한 가능성을 열고 있다.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거창한 선언이 아니라, 그 시작을 향한 작고 지속적인 실천이다. 도시를 개발의 대상이 아니라 자연의 일부로 다시 바라보는 시선이야말로, 우리가 다음 세대에게 줄 수 있는 가장 의미 있는 선물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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