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매도 제도 개선 청원에 개인투자자 5만명 동의
[소비라이프/ 이가연 소비자기자]
금융위원회가 내년 상반기까지 공매도를 전면 금지한다고 밝혔다. 최근 이스라엘-하마스 전쟁으로 글로벌 경제가 불안정해지는 가운데 국내 증시 변동성이 확대되고 시장 불안이 커지는 상황에서 글로벌 투자은행인 BNP파리바, HSBC 등의 글로벌 투자은행(IB)에서 고의로 불법 공매도를 한 사실이 적발됐다.
공매도는 다른 사람의 주식을 빌려와 판 뒤, 주식 가격이 떨어질 때 사서 되갚는 형식이다. 일반 주식은 주가가 오를 때 이득이라면 공매도는 주가가 떨어져야 이득이다. 공매도가 활발한 외국인·기관에 비해 우리나라는 개인 투자자가 공매도를 하기 쉽지 않고 주가 조작을 알아차리기 어려워 결국 피해를 보는 것은 개인투자자다. 이와 반대로 공매도는 주가 과열 현상을 막아줄 수 있어 거품이 낀 주가가 조작범죄에 이용되지 않는 역할을 하기도 한다. 우리나라는 주요 선진국에 비해 공매도가 활발하지 않고, 공매도 규제 때문에 MSCI 선진국 지수로 편입하지 못했다. 현재 국내에서는 일부 종목에 한해 공매도를 허용하고 있다.
불법 공매도 사실이 알려지고 공매도 제도 개선을 바라는 국민 청원에 개인투자자 5만명이 동의했다. 금융당국은 불법 공매도 관련 전수조사·제도개선을 추진하기 위해 잠정적 공매도 금지를 발표했다. 불법 무차입 공매도가 적발될 경우 형사고발을 하는 등 엄격한 제재를 가한다는 방침을 내놓았다.
김주현 금융위원장은 제도가 개선될 때까지 공매도를 금지해야 한다는 의견에 “투자자 보호를 최우선으로 두고 무엇이 필요한지 검토해보겠다"는 의견을 남겼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10개 글로벌 투자은행(IB)에 대해서도 전수조사를 실시한다고 밝혔다.
역대 공매도 전면 금지는 '2008년 글로벌 금융 위기, 2011년 유럽 재정위기, 2020년 코로나 19위기'등 세차례다. '공매도 관련 불공정 문제해결'을 위한 공매도 전면금지는 네번째를 기록했다. 앞선 사례가 글로벌 위기에서 비롯된 것과 비교해 이번 사례는 공매도 관련하여 줄곧 문제제기가 있었는데도 뚜렷한 개선책이 없어 곪아 있던 문제가 터졌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공매도 전면금지가 한국 증시를 활성화시키는데 도움이 될지, 선진국 지수로 편입되지 못하는 수준의 후진국 증권시장에 머물게 하는 결과를 만들지 주목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