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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의 창]지속가능한 소비, 소비자가 앞장 서 실천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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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의 창]지속가능한 소비, 소비자가 앞장 서 실천해야
  • 이은영 소비자권리찾기시민연대 대표
  • 승인 2022.09.16 14: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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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 수도권과 중부지방의 폭우로 인해 많은 이재민과 막대한 재산 피해가 발생했다. 특히 인명피해까지 있어 안타까운 상황이었다.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세계 곳곳에서 유례없는 폭염과 폭우 등 이상기후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이상기후는 농산물 수확에도 큰 영향을 미친다. 생육기간에는 폭염으로, 출하를 앞두고는 폭우로 농산물의 수확을 포기하는 농가들이 발생하고 있다. 경제가 어려운 상황에서 이번 폭우 피해는 서민들을 더욱 고달프게 한다. 

인류가 경제성장을 추구하면서 배출한 온실가스는 지구온난화로 이어졌고, 기후변화는 급격히 추진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2018년 제48차 IPCC 총회에서는 지구 평균 온도 상승을 억제하기 위해서는 2050년까지 전 지구적으로 탄소 순 배출량이 0이 되는 탄소중립을 달성해야 한다는 ‘지구온난화 1.5℃ 특별보고서’를 발표했다. 2021년 8월 발간된 IPCC 6차 보고서는 2021년에서 2040년 사이에 지구 기온 상승폭이 1.5℃를 넘어설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기후위기 시기가 10년 더 앞당겨질 것으로 보고 있는 것이다. 

기후위기 대응은 더 이상 미뤄서는 안 될 과제가 되었다. 국제사회가 적극적으로 움직이는 가운데, 우리나라는 2020년 12월 7일에 ‘2050 탄소중립 추진전략’을 발표했고, 지난해 9월 24일 제정·공포된 ‘기후위기 대응을 위한 탄소중립·녹색성장 기본법’이 2022년 3월 25일부터 시행되고 있다. 이에 따라 2030년까지 국가온실가스감축량을 35% 이상 감축하겠다는 것을 중간목표로 세웠다. 

성장위주의 탄소를 배출하도록 설계된 시스템을 녹색투자와 생산, 녹색소비로 전환해야 하는 것이다. 지속가능한 소비와 생산으로의 전환은 오래전부터 전 지구적 실천 과제였다. 1992년 리우회의 선언문과 의제21을 계기로 환경적으로 지속가능한 개발은 경제발전과 지구환경의 조화를 위한 인류공동의 윤리규범으로서 명분을 지니게 되었다. 의제 4장 ‘지속가능한 소비 형태로의 전환’은 불균형적인 생산 및 소비 형태로 인한 빈곤과 환경 악화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한정된 자원의 효율적인 사용, 폐기물 최소화를 위한 생산 효율성에 초점을 맞추었다. 
  
현재는 2030년까지 시행되는 유엔과 국제사회의 공동 추진해야 할 지속가능발전목표(Sustainable Development Goals, SDGs)의 17개 주목표 중 ‘지속가능한 소비와 생산 양식 보장’이 포함되어 있다. 지속가능한 소비와 생산은 자원과 에너지 효율을 높이고, 지속가능한 인프라를 조성하며, 기본적인 서비스는 물론 친환경적이고 적절한 일자리를 제공하며, 모두에게 더 나은 삶의 질을 제공하기 위한 것이다. 책임 있는 행동을 함으로써 지속가능한 소비와 생산을 실천하는 것은 미래의 경제·환경 및 사회적 비용을 줄이며, 산업 경쟁력을 강화하고, 빈곤을 감소시키는 데 도움이 된다.

치솟은 소비자물가와 고금리, 낮은 경제성장률에 대한 우려로 많은 사람들이 지속가능발전보다는 경제위기를 우선적으로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우리가 당장 눈앞의 이익만을 추구할 것이 아니라 좀 더 일찍 미래를 준비하고 생산·소비 시스템을 먼저 바꾸어 나갔다면 지금의 상황이 달라지지 않았을까? 
  
그리스의 시지포스 신화가 떠오른다. 시지포스는 신을 속인 죄로 바위를 굴려 산꼭대기에 올려놓아야 하는 처벌을 받는다. 호메로스는 “수없이 지친 발걸음을 디디고, 수없이 신음하면서, 시지포스는 거대하고 둥근 바위를 산위에 올렸다. 그 거대하고 둥근 바위는 요란하게 덜컹거리며 굴러 내려왔다”고 표현하였다. 똑같은 노동을 무의미하게 영원히 반복해야 하는 시지포스 신화는 인간의 삶의 의미를 생각해보게 한다. 포기하거나 굴복하기 보다는 삶을 인정하고 견뎌내면서 건설적인 방법을 찾는 것! 그것이 우리에게 주어진 과제일 것이다.  

현재의 경제위기 상황을 극복하고 멀지 않은 미래에 닥칠 수 있는 기후위기 상황에 대응하기 위해 소비자들이 해야 하는 것은 지속가능한 소비의 실천이다. 지속가능한 소비의 원칙을 따라 실천하려면 우리의 소비습관, 생활양식이 바뀌어야 한다.

지속가능한 소비와 생산은 적은 양의 자원을 투입하면서 인간의 욕구를 충족할 수 있는 소비를 하는 것이다. 지속가능한 소비의 실천은 첫째, 불필요한 낭비적 소비를 줄이고, 자원을 공유할 수 있는 소비에 우선순위를 두는 것, 둘째, 소비행위를 할 때 에너지와 자원을 최소화하고 효율은 극대화할 수 있는 방식을 생각하는 것이다. 
  
주체적인 소비, 가치 소비보다는 마케팅에 지배된 소비, 지구환경을 파괴하는 소비를 반복해 온 것은 아닌지 소비자들도 반성이 필요하다. 지금의 경제위기 상황을 지속가능한 소비와 생활양식을 실천하고 체화하는 기회로 삼는다면 우리는 희망적인 미래를 만들어 갈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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