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꿀벌 실종 사건 원인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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꿀벌 실종 사건 원인은?
  • 성해영 인턴기자
  • 승인 2022.03.18 09:5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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꿀벌응애류와 말벌류에 의한 폐사
저온현상과 고온이상 기후 복합적
농가 지원, 친환경 방제기술 등 대책 마련

[소비라이프/성해영 인턴기자] 최근 양봉농가에서 발생한 꿀벌 실종은 지난해 발생한 꿀벌응애류와 말벌류에 의한 폐사, 이상기후 등의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탓으로 밝혀졌다. 

응애류는 발육 번데기에 기생하고, 말벌류는 벌통 출입구에서 일벌을 포획해 막대한 피해를 줬다. 월동 봉군 양성 시기는 8∼9월이다. 기생성 응애류와 포식성 말벌류는 이 때 최대로 번식하는데 방제가 매우 어렵다.

농촌진흥청, 농림축산검역본부, 지자체, 한국양봉협회 등이 민관 합동으로 조사한 결과 거의 대부분 피해 봉군(벌떼)에서 응애가 관찰됐다. 응애는 꿀벌에 기생하면서 체액을 빨아먹는 해충으로 일부 농가에서는 꿀벌응애류에 대한 피해를 최소화할 목적으로 여러 약제를 최대 3배 이상 과도하게 사용해 월동 전 꿀벌 발육에 나쁜 영향을 미쳤다. 

또 말벌류 중 등검은말벌은 일벌 포획력이 탁월해 유인제 또는 유인 트랩으로 완전하게 방제하기 어려운데 지난해 10월 늦게까지 피해를 준 것으로 추정된다.

기상 이상까지 겹쳐 상황이 악화됐다. 지난해 9∼10월에 저온현상이 발생해 꿀벌의 발육이 원활하지 못했다. 11∼12월에는 고온현상으로 꽃이 이른 시기에 개화해 봉군이 약화됐다.

이렇게 약화된 봉군으로 월동 중이던 일벌들이 계절을 착각해 화분 채집 등 외부활동을 하러 나갔다가 체력이 소진됐고, 외부기온이 낮아지면서 집단 폐사해 벌통으로 돌아오지 못한 현상이 발생한 것으로 보인다. 

꿀벌 폐사는 전남, 경남, 제주 등 최남단 지역부터 시작해 강원도를 포함한 전국에 걸쳐 발생했다. 특히 최남단 지역은 다른 도에 비해 상대적으로 피해가 큰 것으로 나타났다. 

이달 초까지 전국에서 피해를 입은 양봉 농가는 4173개로 벌통의 규모는 39만517개로 집계됐다. 월동에 들어갈 무렵 벌통 안에 사는 꿀벌의 개체수는 대략 1만5000마리 정도로 전국에서 약 60억마리의 꿀벌이 실종된 것으로 볼 수 있다.

꽃가루를 수정할 꿀벌이 사라지면 생태계 전체가 위험해 질 수 있다. 전 세계 농작물의 70%가 꿀벌을 통해 열매를 맺기 때문이다. 관련 기관은 서둘러 대책 마련에 나섰다. 

농림축산식품부는 피해 농가의 경영 안정을 위해 농업경영회생자금과 농축산경영자금 등 지원사업을 안내하고 꿀벌 피해 확산 방지를 위해 가축 방역 대응 지원사업을 활용하여 꿀벌 구제 약품을 배포했다. 

농촌진흥청은 꿀벌응애 친환경 방제 기술과 검은말벌 조기 방제 기술을 개발하고 월동 꿀벌 관리기술 자료 발간과 배포를 통해 현장 기술지원을 확대할 방침이다.

농림축산검역본부도 응애 구제제 적정 사용요령 교육을 확대하고 질병 조기 진단과 기생성 응애류에 최적화된 약제 선발을 강화하겠다고 전했다. 산업체와 공동 연구를 통해 천연물 유래 응애 구제제를 개발할 계획이다.

농촌진흥청 국립농업과학원 이만영 양봉생태과장은 “병해충 발생 피해를 최소화하는 연구개발과 기술 보급을 강화해 이상기후 상시화에 대비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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