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24-04-23 15:17 (화)
택시 잡기 왜 어려운가 봤더니... 거리별 골라태우기 정황 드러나
상태바
택시 잡기 왜 어려운가 봤더니... 거리별 골라태우기 정황 드러나
  • 박지연 기자
  • 승인 2022.02.23 12:0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서울시, '카카오택시' 대상 실태조사 결과 발표
평일 밤 장거리 호출 성공률 단거리 比 2배 높아

[소비라이프/박지연 기자] 짧은 거리를 이동할 때 ‘카카오택시’ 호출이 잘 안 된다는 의견이 지속적으로 제기됨에 따라 플랫폼택시의 승객 골라 태우기 여부를 확인하기 위한 서울시 실태조사 결과가 발표됐다.

조사 결과 ‘카카오택시’의 목적지 표출에 따라 택시기사가 승객을 골라태우고 있다는 정황이 포착됐다.   

# 논현동에 사는 A씨는 야근을 할 때마다 회사가 있는 강남역에서 집까지 택시를 타기 위해 카카오택시를 이용한다. 하지만 배차가 잘 되지 않아 택시가 잡힐 때까지 길에서 오랜 시간 기다리는 경우가 많았다. 회사에서 먼 거리에 사는 동료도 함께 카카오택시로 택시를 호출했는데 동료는 배차가 금방 되는 걸 보면서 왜 이런 차이가 있는지 궁금했다. 

서울시가 카카오택시를 대상으로 실태조사 한 결과 평일 밤시간대 도심에서 비도심으로 가는 단거리 통행의 호출 성공률이(23%) 같은 조건에서 장거리를 이동하는 경우(54%) 보다 낮은 것으로 드러났다. 2배 이상 차이다.

이는 택시 승객이 많은 평일 밤 시간대에 장거리 승객일수록 호출 성공률이 높다는 것을 보여주는 결과로 ‘카카오택시’가 승객 목적지를 기사에게 제공하는 것이 골라태우기와 관련이 있다고 의심할 만한 대목이다. 

카카오택시로 일반택시를 호출해 성공한 사례를 분석한 결과 단거리(66.4%) 보다는 장거리(81.8%), 평일(63.3%) 보다는 주말(88.1%), 밤시간(58.6%) 보다는 아침(79.0%)‧저녁(83.2%) 시간 대에 호출 성공률이 높았다. 목적지별로는 큰 차이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실태조사를 자문한 권용주 국민대 자동차운송디자인학과 교수는 “장거리 호출 성공률이 높고 단거리는 낮은 점, 밤시간대 호출 성공률이 낮고 배차실패횟수도 타 시간대보다 높은 점을 고려할 때 목적지를 보고 골라 태운다고 볼 수 있다”고 분석했다. 안기정 서울연구원 교통시스템연구실 연구위원도 “단거리 호출 실패율이 장거리보다 높은 것은 승객 골라 태우기를 의심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번 실태조사는 택시 플랫폼 시장의 90% 가까이 점유하고 있는 ‘카카오택시’를 대상으로 조사원이 승객을 가장해 카카오택시를 직접 불러서 탑승하는 ‘미스터리 쇼퍼’ 방식으로 2개월 동안 이뤄졌다. 총 841대를 호출해 ▲장거리(10km 이상)‧단거리(3km 이내) ▲평일‧주말 ▲도심‧비도심 ▲아침‧저녁‧밤 시간대로 구분해 적정 표본이 확보되도록 했다. 

서울시는 카카오택시 콜 몰아주기를 조사하고 있는 공정거래위원회에 이번 실태조사 자료를 제공키로 했다. 국토교통부에는 가맹‧중개택시 인‧허가 등 관리 권한을 시도지사에 위임해줄 것을 건의하고, 가맹‧중개 택시 사업 분리, 목적지 미표기 등 제도개선도 요청할 계획이다.

한편 서울시는 올해 초 카카오택시 측에 승객의 목적지를 구체적인 위치가 아닌 자치구 단위까지만 포괄적으로 표출하고 장기적으로는 목적지를 미표기하는 내용의 단계적 개선방안을 요청한 바 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0 / 40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