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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폰이 아니면 좌석 구매 불가능... 갈수록 심화되는 디지털 양극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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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폰이 아니면 좌석 구매 불가능... 갈수록 심화되는 디지털 양극화
  • 송채원 인턴기자
  • 승인 2021.11.25 14:4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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렛츠런파크. 온라인 좌석 판매만 허용
회원가입 후 계좌 개설해야 이용 가능
스마트폰 없으면 예매 불가능해 호소 
비대면 시대 디지털 문맹률도 높아져

[소비라이프/송채원 인턴기자] 코로나로 약 2년간 임시휴장에 들어갔던 경마장이 위드코로나로 재개하면서 경마장을 찾는 고객도 늘고 있다. 매주 금요일부터 일요일까지 경마를 즐기려는 사람들로 북적이는 경기도 과천 ‘렛츠런파크’에 최근 고성이 오가는 일이 잦다. 

스마트폰이 아니면 좌석 구매가 아예 불가능하다는 소식을 접한 한 고객이 해당 지침을 이해할 수 없다며 강력히 항의하고 나선 것이다. 

예약을 했더라도 불편을 느끼긴 마찬가지다. 관악구에 사는 이모씨는 “코로나19로 인해 온라인 좌석 예매만 허용해 놓은 것은 이해가 되지만 사실 너무 불편하다. 아직까지 2G폰(폴더폰)을 사용하는 사람들도 꽤나 많은데 그 사람들은 아예 출입 자체가 불가한 것은 불합리하다”고 말했다.

또 경마장에 입장하기 위해서 백신 접종 완료 서류를 따로 작성해야 한다는 데에 불만을 제기하기도 한다. 한국마사회 동대문지사를 방문한 김 모 씨는 “21세기에 아직도 이렇게 무식한 방법으로 일을 진행하는 기업이 어딨냐”며 항의했다. 

한국마사회는 코로나19가 발병하기 전까지 입장권 현장 구매를 고수했다. 하지만 코로나19로 기한 없는 휴업에 들어간 이후 온라인 좌석 예매만을 허용했다. 문제는 경마장을 찾는 평균 연령이 60, 70대라는 것이다. 해당 연령층의 경우 스마트폰 사용에 익숙지 않아 예매 방법을 안내해도 곧 잊어버리거나, 아예 온라인 예매를 시도하지 않는 사람도 다수다.

온라인 좌석 예매를 하려면 한국마사회 전용 전자카드 3.0 어플을 다운받은 후 회원가입을 통해 계좌를 개설해야 하는데 이 과정 자체를 이해하지 못하는 것이다. 현재 각 지사의 직원들이 도움을 주고 있지만 불편함을 호소하는 방문객은 여전하다. 

디지털 문맹이 되는 이유는 여러 가지다. ‘배워도 계속 까먹어서 모르겠다’, ‘눈치보여서 기계(키오스크) 사용하기가 겁난다’라는 사람부터 ‘난 원래 이런 거 못하니 누가 대신 해줬으면 좋겠다’라거나 ‘배우고 싶은 생각도 없고 직원들이 원래 이런 거 해주라고 있는 거 아니냐’고 말하는 사람도 있다. 

분명한 점은 비대면 시대에 디지털 문맹률은 점점 늘고 있으며, 취약계층 대상의 정보화 교육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으면 앞으로도 개인 간 디지털 양극화는 더욱 심화될 것이란 사실이다. 정부 차원에서 디지털 소외계층을 위한 적극적인 방안마련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제기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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