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근위부대 흑곰 모자에 동물애호단체 비난
[소비라이프/조영욱 소비자기자] 버킹엄궁을 비롯한 영국군 근위부대 병사들은 1815년 워털루 전투에서 영국군이 곰 모피 모자를 쓴 나폴레옹 군대를 격퇴한 역사적 승리를 상징하기 위해 200년 전부터 털모자를 착용해왔다. 흑곰 모자는 근위병들의 키를 커보이게 하고, 상대에게 위협적으로 보이려는 목적으로 쓰기 시작해 지금까지 이어져오고 있다.
하지만 승리의 상징을 이어가기 위해 캐나다 흑곰들이 죽어가는 행위가 계속되면서 동물애호단체의 비난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영국의 국방부 관리들은 2014년 한 해에만 캐나다산 흑곰의 모피를 사용한 근위병 털모자를 127개를 주문했다. 때문에 1근위병 털모자 한 개당 곰 한마리가 사냥총이나 덫에 의해 잔인하게 죽임을 당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런 행위가 논란이 되자 영국 국방부는 납품업체를 밝히지 않았으며, 미공개 이유에 대해 “털모자 공급처를 공개하면 납품업체에서 일하는 사람들은 욕설과 신체적 위해를 받을 위험이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털모자 납품업체는 캐나다 정부의 야생동물 개체 수 조정에 의해 확보된 물품만 사용한다”고 해명했다.
영국 국방부는 수년 간 스텔라 맥카트니, 비비엔 웨스트우드 등 유명 디자이너들을 불러 곰 모피를 대신할 인조품을 쓰는 방안을 연구하도록 했으나 순모피 품질에 필적할 대체품을 찾지 못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국제동물보호단체 ‘페타(Peta)’ 대변인은 "세계에서 가장 정밀한 무기 제조 능력이 있는 영국군이 곰 가죽을 대체할 인조 제품을 만들지 못한다는 것은 변명의 여지가 없다"며 비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