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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의 ‘캐릭터 마케팅’, 빅테크 회사에 비해 펼치기 어려운 이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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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의 ‘캐릭터 마케팅’, 빅테크 회사에 비해 펼치기 어려운 이유는?
  • 김다은 소비자기자
  • 승인 2021.09.06 1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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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 캐릭터 마케팅 시도, 금융당국의 까다로운 승인
카카오회사의 카카오프렌즈 캐릭터사진=카카오
카카오프렌즈 캐릭터. 카카오페이는 편리한 결제 시스템과 전 국민 캐릭터로 떠오른 카카오프렌즈를 활용해 소비자에게 친숙하고 귀여운 이미지로 어필했다. 시너지 효과에 힘입어 영업 시작 한 달만에 가입계좌 300만을 돌파했다./사진=카카오

[소비라이프/김다은 소비자기자] 캐릭터로 고객과의 친밀도를 높이려는 은행권의 시도가 이어지고 있지만 절차상 은행들의 전략이 쉽게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캐릭터 전략을 성공적으로 구사한 사례를 꼽자면 단연 빅테크 기업 카카오뱅크다. 카카오는 카카오페이 간편결제, 카카오톡 송금하기, 더치페이 기능 등을 통해 소비자들에게 편리한 결제 시스템으로 자리매김했다. 이런 시스템과 더불어 전 국민 캐릭터로 떠오른 카카오프렌즈를 이용해 소비자들에게 친숙하고 귀여운 이미지로 어필했다. 이런 시너지 효과에 힘입어 카카오뱅크는 영업을 시작한 지 한 달 만에 가입계좌 수 300만 좌를 돌파했다.

하지만 카카오만 캐릭터 전략을 구사한 것은 아니다. 시중은행 중 가장 먼저 캐릭터 전략을 펼친 곳은 우리은행이다. 우리은행은 카카오프렌즈가 개발되던 2017년보다 앞선 2015년에 꿀벌 캐릭터 ‘위비’를 출시했다. 이어서 ‘위비프렌즈’를 공개했고 이 캐릭터들을 통해 해외 진출에 성공해 우리은행이라는 이름을 널리 알렸다. 

신한은행은 캐릭터 ‘쏠’, NH농협은행은 ‘올원프렌즈’를 앞세우며 마케팅을 추진했다. KB국민은행도 ‘깨비,별비,리브’라는 캐릭터를 활용해 마케팅 전략을 펼쳤고 최근 KB금융그룹은 캐릭터 ‘스타프렌즈’ 굿즈를 개발할 업체를 모집한다는 공고를 내기도 했다.

그럼에도 왜 카카오만 성공한 것일까. 캐릭터 전략은 금융사의 본업이라고 볼 수는 없는데, 이런 본업 이외의 사업을 하기 위해서는 회의를 통해 부서장, 부행장, 은행장뿐만 아니라 금융당국의 승인을 받아야 한다. 금융당국의 승인은 엄격하기 때문에 캐릭터 전략을 통한 상업화 시도가 쉽지 않다.

은행 신상품개발부서와 일반기업과의 결재체계 차이가 바로 이것이다. 신상품이 소비자들에게 다가가기까지는 오랜 시간이 걸릴 뿐만 아니라, 금융당국의 입맛에 맞지 않는다면(승인이 되지 않는다면) 언제까지 보류될 지는 미지수다. 그래서 금융당국의 승인을 신상품 출시를 위한 최종관문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금융당국은 리스크를 고려해 쉽게 승인을 해주려 하지 않는다. 또한 금융소비자 보호기능이 강화됨에 따라 금융당국은 더욱 보수적으로 신상품을 승인하려 하기 때문에 은행들은 캐릭터 마케팅과 같은 신사업에 보다 소극적일 수 밖에 없다.

반면, 카카오는 빅테크 회사로 금융사에 비해 상업화 시도가 수월했다. 빅테크 회사란, 네이버와 카카오처럼 온라인 플랫폼을 제공하는 사업을 주로 하다가 금융시장에 진출한 업체를 말한다. 네이버와 카카오는 기존의 역할에 자산관리, 보험 판매 시장까지 진출 중이다.

한 금융업계 관계자는 “빅테크 회사들은 금융시장에도 진출했으나, 금융회사들은 금융당국의 까다로운 승인으로 인해 빅테크에 종속될 우려가 있다. 따라서 금융사에 대한 규제를 조금은 완화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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