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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발 무료 우편 배송, 어떻게 무료로 오는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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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발 무료 우편 배송, 어떻게 무료로 오는걸까?
  • 김수정 소비자기자
  • 승인 2021.04.21 13:4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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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우체국 내의 부담 요소 중 하나로 작용
사실상 무료배송을 가장한 국가 부담

[소비라이프/김수정 소비자기자] 소비자 A 씨는 최근 알리익스프레스에서 정품 아이패드 케이스를 한국에서 구매하는 값의 반도 되지 않는 가격에 무료 배송으로 구매했다. 다소 시간이 걸리긴 했지만, 배송비가 무료라는 생각에 기다린 A 씨는 문득 저렴한 가격에 판매하면서 무료배송을 하면 남는 것이 있는지에 대해 궁금해졌다.

이처럼 알리익스프레스, 타오바오와 같은 해외 직배송 사이트에서 판매하는 제품들은 우리에게 ‘무료 배송’을 내세우며 소비자의 구매를 유도하고 있다. 하지만 저렴한 가격의 물건보다 비싼 배송비로 인해 적자가 생김이 분명한 제품들 또한 존재한다. 그렇다면 판매자들은 손해를 보며 판매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출처 : pixabay
출처 : pixabay

만국우편연합은 우편 업무의 효과적인 운영을 위해 1874년 창설된 기구로 우리나라는 1894년 외무대신 조병직이 서명 날인한 연합가입신청서를 제출하고, 1900년 1월 1일을 기해 대한국(大韓國)으로 정식 가입이 승인되었다. 만국우편연합에는 모든 국가 간 우편 거래에 3가지의 합의점을 두고 있다. 첫째, 지구상의 거의 모든 지역에서 고정 가격에 가까운 형태로 우편물을 보낼 것. 둘째, 국제 우편, 국내 우편(국내 우편물) 모두 같은 취급을 할 것. 마지막으로 국제 우편 요금은 해당 국가에서 징수하여 사용할 수 없다는 점이다. 겉보기에는 각 나라마다 경제력을 고려하여, 합리적으로 차별을 최소화하는 국내외 우편 요금을 정하는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앞선 협약에는 치명적인 단점이 존재한다. 바로 ‘평등’을 위한 보조다. 미국, 일본, 영국 등 선진국 28개국은 그룹1로 분류된다. 이들 국가의 우편체계는 목표 시스템으로 정의되며 해당 국가 간의 비용정산은 실제 소요 비용의 약 65%를 상호 보상해주고 있다. 나머지 국가들은 발전 정도에 따라 그룹 2(순 기 부국), 그룹 3(중간소득 국, 개도국), 그룹 4(저소득국, 최빈국)중 하나에 속하게 된다. 이들 그룹 국가의 우편 시스템은 과도 시스템으로 불리며 해당 국가 간에는 단일 요율을 적용하게 된다. 2018년 3월 기준, 현재까지 한국은 그룹 2, 중국은 그룹3에 속해있다. 이로 인해 한국과 중국 사이의 우편이 발생할 시, 한국 우체국은 택배비용을 보조해야 하는 상황에 놓여 있다.

이렇게 쌓인 부채들은 우체국의 축소를 불러왔다. 우정사업본부에 따르면 1945년 692국, 1972년 1,884국, 1984년 2,282국으로 해마다 폭발 적으로 증가하던 우체국의 수는 2018년 기준 3,475국에 이르렀고 현재는 경영합리화 방침으로 2023년까지 6급 이하 직영 우체국 1,352곳 중 절반인 677국(50%)을 줄이기로 목표를 세웠다고 한다.

기술이 발전되기 이전부터 서로의 마음을 담은 편지가 어느 순간부터 줄어들기 시작했고, 매개인 우체국 또한 힘을 잃어가고 있다. 저렴한 가격에 물건을 구매하는 소비자의 욕구도 이해하지만 다른 관점에서 살펴보면 결국 우리의 손해와 같다. 소비자들은 어떤 것이 자신을 위한 소비인지 생각해보고 또 다른 방향성을 생각해볼 때가 온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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