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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응의 LOVE LETTER ] 뭉침과 흩어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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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응의 LOVE LETTER ] 뭉침과 흩어짐
  • 김정응 『김정응 퍼스널 브랜딩 연구소』 대표/작가
  • 승인 2021.03.24 14:2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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뭉치면 살고 흩어지면 죽는다는 옛말... 이젠 뭉치면 죽고 흩어지면 산다!
코로나19가 가져온 일상의 대변화, 혼자가 일상이 된 지금은 촉각을 곤두세워야...

[소비라이프/김정응 퍼스널 브랜딩연구소 대표] “둘 다 맘에 안 들어 지긋지긋해.”, “뭉치면 살고 흩어지면 죽는 거야.”
지난주 도봉구 창동의 한 골목시장에서 대학 선배와 소주를 마시고 있었습니다. 갑자기 싸움을 하는 듯한 큰 소리가 들려서 놀라 쳐다보니 건너편 테이블에서 4명의 장년 남자들이 떠드는 소리였습니다. 그들은 야권의 서울시장 후보 단일화 이야기를 하고 있었던 중이었습니다. 그런데 ‘뭉치면 살고 흩어지면 죽는다’라는 그 말에서 계속 의문부호가 사라지지 않았습니다.

초등학교 시절, 저는 선생님들로부터 종종 팔방미인(八方美人)이라는 엄청난(?) 칭찬을 듣곤 했습니다. 공부, 축구, 서예, 글짓기 등 다방면에서 제법 재능 발휘를 했던 모양입니다. 그런데 5학년 때 청주에서 전근 오신 바로 옆반의 선생님으로부터 정반대 되는 말을 들었습니다. 이것저것 두루 잘하는 것도 좋지만 하나를 특별히 잘하도록 노력해보라는 것이었습니다. 그러면서 덧붙였습니다.

“뭉치면 살고 흩어지면 죽는다는 얘기도 있지 않니?”

이렇듯 ‘뭉쳐야 산다’라는 주장은 예전부터 제게 불변의 교훈으로 자리 잡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반전이 일어났습니다. 몇 해 전에 군 복무 중인 아들의 면회를 하기 위해서 대구에 간 적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역 앞 택시 승강장에 걸려 있던 플래카드가 눈길을 끌었습니다. 흰 바탕에 큼지막한 글씨로 이러한 흥미로운 내용을 담고 있었습니다.

“뭉치면 죽고 흩어지면 산다.”

뭉치면 죽는다니? 지금까지의 인식을 뒤집는 것이어서 주관자가 누구인지를 문의해보니 모범택시 기사분들의 작품이라고 합니다. 모여서 잡담만 하지 말고 각자 자기 자리에서 열심히 일하자는 결의를 담았다고 하더군요.

지난 2월 설 연휴에 정세균 국무총리가 했던 말이 귀에 턱 하니 걸렸던 적이 있습니다. 정 총리는 이번 설을 맞아 시중에선 “뭉치면 죽고 흩어지면 산다”라는 말이 회자되고 있다고 말하면서 그만큼 거리두기의 실천이 중요함을 강조한 것입니다. ​코로나 시대를 겪으면서 ‘뭉침과 흩어짐’의 위치가 서로 자리를 바꾼 것 같습니다. 이제 사회적 거리두기가 미덕이 되고 있기 때문입니다. 

코로나19가 촉발되면 우리는 한 번도 경험하지 못했던 대변화가 이젠 일상이 됐습니다. 혼술, 혼밥, 홈쿡, 홈트, 홈오피스 등등. 이 정도면 ‘흩어져야 산다'라는 주장에 더 힘이 실리는 시대가 아닐까요? 어쩌면 이러한 변화는 누구에게는 기회(機會)가 되지만 누구에게는 위기(危機)가 될 수도 있을 것입니다. 그래서 그 어느 때보다 더욱더 변화의 추이에 촉각을 곤두세워야 할지도 모릅니다. 

당신은 뭉쳐야 좋습니까? 아니면 흩어져야 좋습니까?

김정응 『김정응 퍼스널 브랜딩 연구소』 대표/작가

저서 <당신은 특별합니다> <북두칠성 브랜딩> <편지, 쓰고 볼 일입니다> <이젠 휘둘리지 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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