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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자 몰라도 경조사 챙긴다 ‘한글 경조사 봉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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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자 몰라도 경조사 챙긴다 ‘한글 경조사 봉투’
  • 배수현 소비자기자
  • 승인 2021.03.04 09:5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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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글 보전 위한 농진청 성제훈 대변인의 활동
도 넘은 중국의 문화 침략에 '우리 것 지키자' 의견 이어져

출처 : pixab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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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라이프/배수현 소비자기자] 김치와 한복이 중국의 것이라 우기는 도 넘는 중국의 문화 침략에, 농촌진흥청 성제훈 대변인의 지난해 SNS 게시글이 지금에 와 소비자들에게 다시 주목받고 있다.

지난해 8월 성제훈 대변인은 페이스북에 ‘결혼을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빌며 깊은 애도를 표합니다’라고 쓰인 경조사 봉투의 사진을 게시한 바 있다. 그는 사진과 함께 농촌진흥청 대변인실에서는 한자로 썼던 경조사 봉투를 한글로 바꿨음을 알렸다.

본래 소비자들이 주로 사용하던 경조사 봉투에는 결혼식의 경우, ‘柷華婚(축화혼)’, ‘祝盛典(축성전)’이 주로 적혀있고, 장례식의 경우‘賻儀(부의)’, ‘追募(추모)’라는 문구가 적혀있다. ‘축화혼’의 뜻을 풀이하면 ‘결혼을 축하함’이라는 뜻으로, 성제훈 대변인이 사용한 경조사 봉투의 ‘결혼을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라는 뜻과 다를 바 없다. 그러나 농촌진흥청의 변화가 지금 주목받는 이유는, 근 몇 달간 중국의 도 넘는 문화 침략에 분노한 국민들의 우리의 것을 지켜야 한다는 의식의 시작 때문이다.

최근 김치, 한복, 태권도 등 한국의 고유문화를 자신들의 것이라고 억지를 부리는 중국 언론과 누리꾼들에 의해 한국인의 분노는 하늘로 치솟고 있다. 그뿐만 아니라 시인 윤동주의 국적을 ‘중국 조선족’으로 표기하고, 오히려 ‘중국의 것을 되돌려 달라’고 주장하는 중국 누리꾼들의 확산에 중국 네티즌과 한국 네티즌 간에 갈등은 점점 고조되고 있다. 이에 가수 송가인, 허은아 의원, 가수 이센스, 연예인 박명수 등 각 분야의 영향력 있는 인물들이 한복을 입고 대중 앞에 나서거나, 매체를 통해 소신 발언을 하는 등 우리의 것을 지키고자 하는 흐름이 커지고 있다. 터무니없는 중국 측 의견에 소비자들이 우리의 것을 되돌아보기 시작하며 ‘한글’에 조명이 맞춰졌다. 그러면서 지난해 성 대변인의 ‘한글 사랑’ 취지에 호응하게 되며 다시금 화두에 올랐다.

성 대변인은 자신의 SNS에 “우리 글자는 한글이고, 한자는 중국 글자다. 한글이라는 멋진 글자가 있는데, 굳이 한자를 쓸 까닭이 없다고 본다”라고 밝힌 취지는 소비자들에게 엄청난 호응을 얻고 있다. 이 게시글은 SNS 사용자들에 의해 다양한 커뮤니티로 전파되고 있으며 “이런 작은 실천으로 한글을 지킬 수 있다는 생각을 못 했다”, “우스갯소리로 ‘한글도 중국 것이라 하겠다’ 했던 말이 실현되기 전에 바로잡자”, “경조사 봉투는 당연히 한자로 써야 되는 줄 알았다. 지금 생각하니 어려운 한자를 써가며 왜 그랬는지 모르겠다”, “솔직히 저 봉투에 뭐라고 쓰였는지 모르는 사람이 더 많을 거다”하는 긍정적인 반응이 대부분이다.

한글이 적힌 경조사 봉투는 농촌진흥청 대변인실에서 사용하기 전에도 존재했다. 이미 한글문화연대에서 한글 경조사 봉투를 만들어 사용하고 있었다. 실제로 우리나라 온라인 대형 플랫폼에 한글 경조사 봉투를 검색하면 한글이 적힌 경조사 봉투가 몇몇의 쇼핑몰에서 판매되고 있으며 더 나아가 블로그 인플루언서들이 만든 ‘한글 경조사 봉투 직접 제작’ 매뉴얼 또한 찾을 수 있다.

이전에 존재했던 한글 경조사 봉투가 다시 각광받아야 하는 현재 시대상에서 우리 소비자들 또한 우리의 것을 지킬 수 있는 방법이 무엇이 있을지 생각할 필요성이 요구된다. 한국 해외문화홍보원은 외국에서 잘못 인식되는 한국 정보를 바로잡고, 국격을 높이기 위해 지난달 22일부터 50여 명의 ‘대한민국 바로 알림단’ 13기를 전 세계에서 모집 중이다. 또한 국내 패션 브랜드 라카이 코리아는 3.1절 102주년을 기념함과 동시에 김치공정에 대응하기 위해 미국 타임스퀘어 광고판에 한복을 입은 가수 전효성의 사진을 화보를 게시했다. 이처럼 개인이 할 수 있는 일에 대해 생각하고 ‘우리 것’에 대한 관심을 높이는 자세를 가져야 할 시기다.

성 대변인은 농진청 대변인실 뿐만이 아닌, 이전에도 농진청 행정법무담당관실, 국립농업과학원 수확후관리공학과∙스마트팜개발과에서도 경조사 봉투에 한글을 새겼다고 알려졌다. 다양한 커뮤니티에서 지난해의 게시글이 화제가 된 후 성 대변인은 “안팎으로 많은 분들이 호응해주셔서 감사하다”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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