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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응의 LOVE LETTER] 마녀(魔女)사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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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응의 LOVE LETTER] 마녀(魔女)사냥
  • 김정응 『김정응 퍼스널 브랜딩 연구소』 대표/작가
  • 승인 2021.02.24 12:0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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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실과는 다르게 퍼지는 '학폭 미투' 누구가 그 대상이 될 수 있는 요즘
손 놓고 기다리지 말고 스스로 신독으로 무장해야

[소비라이프/김정응 퍼스널브랜딩연구소 대표]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에 대한 탄핵안이 부결됐습니다. 트럼프는 완전한 자유의 몸이 됐다고 흥분하면서 다시 돌아오겠다고 했습니다. 사실상 정치재개를 선언한 것이죠. 그리고 마치 결과를 기다리고 있었다는 듯이 목소리를 한껏 높였는데 이는 평소 그의 모습과는 다른 피해자의 이미지를 부각하고 있기에 다소 당황스럽기도 합니다.

“나의 탄핵은 미 역사상 최대의 마녀사냥이었다.”

마녀사냥. 당신은 어느 날 갑자기 마녀로 지목당한 경험이 없는지요? 좀 딱딱하기는 하지만 정확한 의미 파악을 위해 사전을 한 번 펼쳐보겠습니다. 마녀사냥은 특정 사람에게 죄를 뒤집어씌우는 것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것입니다. 마녀재판이라고 일컫기도 하는데 중세 중기부터 근대 초기에 이르기까지 유럽, 북아메리카, 북아프리카 일대에서 행해졌던 마녀나 마법행위에 대한 추궁과 재판에서부터 형벌에 이르는 일련의 행위를 말한다고 합니다.

최근에 ‘시련’이란 책을 읽었는데 20세기 미국 연극의 거장 아서 밀러의 역작으로 ‘마녀사냥’에 대한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마녀에 의한 마녀를 위한 마녀의 장난 같은 이야기가 전개되는데 선(善)한 사람들이 너무도 어처구니없게 사악한 거짓의 광기에 희생됩니다. 시종일관 저 자신이 마녀의 표적이 된 것 같은 착각이 들기에 긴장의 끈을 놓을 수가 없었습니다. 이 작품은 당시 미국의 매카시즘 열풍에 대한 비판으로 받아들여져서 아서 밀러는 법정에 서기까지 했습니다.

“이건 마녀사냥이야, 미칠 것 같아”

주위를 둘러보면 놀랍게도 마녀사냥이란 황당한 경험을 한 사람들이 많더군요. 물론 저도 그중 한 사람입니다. 오래 다니던 직장을 떠난 직후에 저에 대한 여러 이야기가 들려오더군요. 무엇보다 당혹스러웠던 건 사실과 다른 내용이 너무도 많다는 것이었습니다. 딱히 항변할 방법도 없었기에 속으로 아픔을 새길 수밖에 없었습니다.

“이것은 마녀사냥이다.”

위에서 언급한 책 ‘시련’의 내용을 기반으로 해서 좀 더 자세히 살펴보면 마녀사냥은 그 속성상 비극성을 수반하게 됩니다. 거짓이 진실을 일방적으로 짓밟아 누릅니다. 법을 대변하는 검사도 그랬고 종교를 대변하는 목사도 거짓 편에 서서 진리를 외면했습니다. 철부지 소녀들이 입을 뻥끗하기만 해도 마녀로 지목됐습니다. 진실과 상식이 숨 쉴 틈이 존재하지 않았습니다. 거짓말쟁이들의 한마디 한마디가 광기의 태풍이 돼 온 동네를 휘몰아쳤던 것입니다. 마치 중국 문화대혁명 기간의 홍위병처럼 말입니다.

가짜뉴스가 넘치고 ‘학폭 미투’가 연이어 터지는 요즘 ‘진실 공방’의 결과와 상관없이 그 누구도 졸지에 마녀사냥의 희생자가 될 수 있습니다. 어떻게 대처하는 것이 좋을 것인가요? 특별한 방법이 없는 것 같습니다. 바늘구멍 같은 작은 허점이라도 보이지 않는 것이 최선인 것 같습니다.

즉 신독(愼獨)하는 수밖에요. 신독은 남이 보든 안 보든 한 점 부끄럼 없이 처신하는 것을 말하지요. 물론 함부로 말하기 어렵고 또한 쉽게 도달하기 어려운 최고의 가치입니다. 마녀사냥이 없어지기를 손 놓고 기다리지 말고 스스로 신독으로 무장하여 그에 대처하자고 한다면 이것이 현실성 없는 지극히 이상적인 주장일까요?

김정응 『김정응 퍼스널 브랜딩 연구소』 대표/작가

저서 <당신은 특별합니다> <북두칠성 브랜딩> <편지, 쓰고 볼 일입니다> <이젠 휘둘리지 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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