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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험사 손해율은 줄었지만 배당은 그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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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험사 손해율은 줄었지만 배당은 그대로
  • 신명진 소비자기자
  • 승인 2021.02.16 14: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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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당국의 권고사항에 따른 듯
IFRS17 도입에 따른 조치로 판단
출처 : pixab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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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라이프/신명진 소비자기자] 주식회사의 실적은 배당과 직접적 연관이 있다. 주주로부터 투자받은 돈으로 회사가 좋은 실적을 냈으면 이익 중 일부를 배당으로 주주에게 돌려주는 것이 일반적이다. 하지만 이번 보험업계의 배당에선 반대의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코로나19의 반사효과로 작년 한 해 보험업계의 손해율이 줄면서 대부분의 보험회사 실적이 향상된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이러한 호실적에 비해 배당은 그 이전과 비슷하거나 줄이는 방향으로 진행됐다.

최근 금융감독원은 보험사 임원과의 자리에서 배당성향을 최근 3년 평균 수준으로 유지하라는 권고를 한 것으로 전해졌다. 금융당국의 의도는 새로운 국제회계기준인 IFRS17이 오는 2023년 도입됨에 따라 업계의 재무 건전성을 개선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IFRS17이 보험업계의 재무 건전성에 영향을 미치는 이유는 무엇일까?

IFRS17의 핵심은 보험금을 계약 시점의 원가가 아니라 매 결산기의 시장금리를 반영한 시가로 평가한다는 것이다. 원가 평가와 달리 시가 평가는 해마다 보험부채가 달라지고, 요즘 같은 초저금리 시대일수록 이 평가 방식이 보험회사에는 큰 부담이 된다. 예를 들어 이자율이 10%라면 1년 뒤 보험금 100만 원을 지급하기 위해 현재 약 91만 원의 돈을 준비하고 있으면 1년 뒤 91만 원에 이자가 붙어 100만 원을 지급할 수 있다.

하지만 이자율이 1%라면 1년 뒤 100만 원을 지급하기 위해 현재 약 99만 원을 보유하고 있어야 한다. 결국 이자율이 낮아질수록 보험사가 보유해야 할 보험금, 즉 부채가 증가하는 것이다. 새로운 회계방식 도입 시 보험회사의 부채가 증가해 재무 건전성이 악화할 수 있으므로 호실적에도 배당을 늘리지 못한 것이다.

이에 따라 동양생명은 2019년 주당 220원에서 230원으로 배당금을 줄였고, 배당 성향을 높일 수 있다고까지 언급했던 삼성생명은 2020년보다 150원 줄인 주당 2,500원의 배당금을 결정했다. 삼성화재, 메리츠화재 등은 배당금을 늘렸지만, 실적에 비하면 배당금을 늘린 수준은 거의 미미하다는 것이 일반적인 의견이다. 이러한 기조는 IFRS17이 도입되고 정착할 때까지 지속될 전망이다.

주주들 입장에선 이 소식이 반가울 리 없다. 보험업계의 코로나19 반사이익으로 한껏 기대가 높아졌던 주주들은 이러한 배당에 실망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금융주 같은 경우는 주주들이 예상하던 배당금액이 있기 때문에 배당금이 적어진다는 소식은 주주들의 자금 회수에 박차를 가할 수도 있다는 것이 업계의 반응이다. 이러한 보험업계의 변동에 발맞춰 소비자들의 현명한 투자가 필요한 시점이다. 보험회사에 장기적 투자를 할 계획을 하고 있다면 IFRS17의 도입에도 유연하게 대처할 능력이 있는 회사에 투자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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