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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시 채용 트렌드의 양면성... 기업과 취준생의 희비교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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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시 채용 트렌드의 양면성... 기업과 취준생의 희비교차
  • 이혜주 소비자기자
  • 승인 2021.02.05 14: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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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입이 아닌 경력자 위주로 뽑는 기업에 취준생 울상
수시 채용이 과열 경쟁을 줄이고 발전된 사회로 나아갈 수 있는 방법이란 주장도 있어

[소비라이프/이혜주 소비자기자] 지난해 코로나19 상황으로 취업난이 악화된 것은 사실이지만 고용한파는 오래전부터 이어지고 있었다. 사회 변화가 빠르게 이루어짐에 따라 기업마다 필요한 인재를 찾기 위한 채용의 형태가 각양각색해졌다. 지난해 사람인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수시 채용이 확대되어 채용 규모가 줄어들고, 채용 시점을 몰라 55.8%의 취준생들이 취업 부담이 증가했다고 답했다.

출처: pixabay
출처 : pixabay

지난달 SK그룹이 2022년부터 정기 채용은 폐지하고 수시 채용만을 진행한다는 사실이 재계를 통해 알려졌지만 현대자동차, LG 등은 이미 수시 채용만을 하고 시행하고 있다. 이로써 '빅4 기업(삼성, 현대자동차, SK, LG)' 중에서는 삼성만 유일하게 대졸 신입 정기 채용 절차를 밟는 것이다. 또 10대 그룹 중 절반이 정기 채용을 폐지하고 전면 수시 채용으로 전환했다.

기업들이 이렇게 수시 채용으로 바꾸는 이유는 세상에서 뒤처지지 않기 위해서다. 대졸 신입 정기 공개 채용의 경우 상반기나 하반기 또는 상·하반기 모두 진행된다. 정기 채용은 현재 채용 인원 모두 필요한 것이 아니라 수요를 예상해서 미리 뽑는 방식이다.

이런 방식은 기업 운영에 있어서 비효율성을 낳는다. 어느 부서는 TO가 없어 신규 인원을 받을 수 없는 포화 상태이고 다른 부서는 인력이 심각하게 부족한 상황이라면, 지원자들이 지원했던 직무와는 다른 부서로 입사하게 될 가능성이 크다. 이러한 상황은 직무에 적합한 인력을 뽑은 기업에도, 해당 직무에 맞춰 노력한 입사자에게도 손해일 뿐이다.

반면 수시 채용 방식은 필요한 인력을 언제든 채용할 수 있어 기업이 더 나은 사업, 기술, 제품이나 서비스를 만들기 위해서 가장 이상적인 채용 방식일 수 있다. 실제로 많은 재계 관계자들이 수시 채용이 스펙보다는 직무 적합성 위주의 능력 평가가 가능해졌다고 말한다. 이외에도 인재의 능력뿐만 아니라 채용에 들이는 기업의 비용도 줄어든다. 수시 채용이 정기 채용 방식보다 신속하게 인력을 채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신속한 인력 채용은 빠른 시장 변화에 즉각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기업의 능력을 만들어 주는 기반이 될 수 있다.

수시 채용에 대한 기업의 긍정적인 검토와는 다르게 취준생들에게 이러한 소식은 취업 걱정만 늘어갔다. 기존의 수시 채용이라 함은 대졸 신입이 아닌 경력직을 뽑는 방식이다. 수시 채용 방식만을 진행하는 기업들의 경우 대졸 신입과 경력직을 함께 뽑는다. 즉, 취준생들이 이미 관련 직무나 다른 경험이 있는 경력들과 자신이 쌓아온 스펙만으로 맞서야 한다. 이런 점은 채용 인원이 감소하는 취업시장에서 취준생들을 위축하게 만든다.

결과적으로 수시 채용 방식은 대학생들을 취업 시장에서 설 자리가 없게 만든다. 그렇지만 다르게 보면 경쟁 의식에서 출발한 정량적인 스펙 싸움을 끊어낼 수 있는 하나의 수단이라고 생각될 수 있다. 현재 현대자동차그룹의 회장인 정의선 회장은 수석부회장 시절 불필요한 스펙 쌓기, 직무에 맞지 않는 인재 채용이라는 기존 정기 채용 방식의 문제점을 지적한 바 있다.

스펙은 경쟁 사회가 만든 취업 시장에서 살아남기 위한 무기이다. 수시 채용을 통해 이러한 것들을 타파하며 더 나은 사회로 나아가기 위한 한 걸음일 것이다. 하지만 지금의 과도기적 상황을 고려한 정부의 지원과 기업의 적절한 조치가 필요한 시점이기에 취업난에 대한 해결책은 조속히 제공돼야 할 부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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