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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지능(AI) 앵커 시대 개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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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지능(AI) 앵커 시대 개막
  • 김혜민 소비자기자
  • 승인 2020.11.16 09:1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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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N, 국내 방송사 최초 도입
딥러닝 기술 장착해 목소리 및 동작 학습
출처 : MBN
출처 : MBN

[소비라이프/김혜민 소비자기자] 종합편성채널 MBN이 지난 6일 국내 방송사 최초로 '인공지능(AI) 앵커'를 도입해 AI 방송 시대를 열었다.

이날 MBN의 메인 뉴스 앵커인 김주하 아나운서를 본뜬 AI 앵커는 MBN '종합뉴스'에서 실제 리포트 세 편 분량의 방송을 성공적으로 진행했다. '김주하 AI 앵커'는 실제 김주하 아나운서와 대담을 나누는 등 타 기자와의 대담 형식 리포트도 진행한 것으로 나타났다. 김주하 아나운서가 원고를 직접 읽은 후 AI 앵커가 뒤이어 따라 읽는 테스트의 경우, 감정적인 표현은 다소 부족했으나 발음과 톤은 실제 사람과 크게 다르지 않아 시청자들의 감탄을 자아냈다.

'김주하 AI 앵커'는 MBN '종합뉴스'를 진행하는 김주하 아나운서의 모습과 목소리, 동작 등을 10시간 동안 녹화해 이를 딥러닝으로 학습시킨 결과물이다. 딥러닝(deep learning)이란, 심층 학습으로 인간의 뇌 신경 회로를 모방한 신경 회로망을 다층적으로 구성하여 컴퓨터가 다양한 데이터를 통해 마치 사람처럼 생각하고 배울 수 있도록 하는 컴퓨터 기술이다. 최대 1,000자의 텍스트를 1분 안에 영상으로 빠르게 구현할 수 있다는 점은 꽤 주목할 만하다. 그날 방송해야 하는 뉴스 기사의 스크립트를 작성한 후 담당 PD의 자막과 영상 편집 과정을 거쳐 업로드를 하게 되면, 미리 학습된 딥러닝 데이터에 따라 김주하 아나운서의 발성과 입 모양, 몸짓 등을 똑같이 흉내내어 방송을 하게 된다.
 
'김주하 AI 앵커'는 MBN과 AI 전문업체인 머니브레인이 함께 개발했다. 머니브레인이 개발한 AI 영상 합성 기술은 AI 기술과 딥러닝 학습, 컨벌루션 신경망(CNN) 학습을 통해 실제 사람이 말하는 것과 구분하기 힘들 정도로 유사성을 갖춘 것으로 평가된다.

무엇보다 AI 앵커는 실제 아나운서와 방송 텝이 준비되지 않은 긴급 속보 상황에서 유용하게 활용이 가능하다는 것이 장점이다. 실제 5분 남짓한 방송을 내보내기 위해서는 PD를 비롯해 작가, 스튜디오 감독, 카메라 감독 등 수십 명의 방송 스태프를 투입해야 하며, 아나운서 역시 방송 의상을 입고 헤어와 메이크업을 받은 후 리허설을 하기까지 여러 시간이 필요하다. 

반면 AI 앵커는 긴 사전 준비 과정 없이 방송에 투입이 가능하다. 방송사의 경우 기존에 투입되던 인력, 시간, 비용을 절약해 이를 다른 프로그램을 제작하는 데 투자가 가능하다. 시청자의 입장에서는 재난 상황 등 위급 상황이 발생했을 때 뉴스 속보를 기존보다 빠르게 접할 수 있어 빠른 대응이 가능하다는 것이 장점이다. 

AI 앵커의 등장에 시청자들은 "저게 AI인 줄 몰랐었다", "기술이 이렇게 발전했었나, 진짜 같다", "놀랍긴 하지만 관련 종사자들의 일자리가 사라질 거 같아서 무섭다"는 등 감탄과 동시에 우려 섞인 목소리를 표했다.

자신의 AI와 대담을 나눈 김주하 아나운서는 "AI 기술이 언젠가는 내 자리를 위협할 수 있겠다는 불안감도 들었지만, 아직 AI가 줄 수 없는 인간의 따뜻한 감정을 전달하도록 노력하겠다"라는 소감을 밝혔다.

하지만 오히려 AI 관련 일자리가 창출될 수 있다는 점에서 이를 긍정적으로 바라보는 시각도 적지 않다. 딥러닝 학습을 위해서 실제 아나운서의 촬영이 필요한 만큼, 유명 아나운서는 AI 영상을 제공함으로써 앉아서 돈을 벌 방법이 생겼다고도 볼 수 있다. 실제 김현욱 아나운서 또한 LG 헬로비전에 AI를 제공하면서 수익을 배분받고 있다. 세상의 판이 바뀌는 흐름을 타서 이를 위기보다 기회로 인식해 AI 개발에 더욱 투자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에 머니브레인 장세영 대표는 한국 AI 산업의 현주소에 대해 "미국이나 중국은 AI 산업을 키우기 위해 지원을 많이 한다. 출중한 연구 인력과 자금, 데이터 등이 많다. 한국은 정부나 기관에서 AI 분야 활성화를 도우면서 이 정도로 성장했는데, 아직 부족한 것이 사실이다. 한국은 아직 적절한 보상이 부족하고 일당백으로 일하고 있는 현실이 아쉽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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