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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6호] CULTURE: 신간 ‘마이너리티 오케스트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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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6호] CULTURE: 신간 ‘마이너리티 오케스트라’
  • 김지원 기자
  • 승인 2019.12.18 10:3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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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실속에서 발버둥치는 마이너리티들의 이야기

[소비라이프/김지원 기자] 단 두 권의 소설로 세계 3대 문학상인 부커상 최종 후보에 오른 나이지리아 출신 천재 작가 치고지에 오비오마의 신작이다. 

이보족 신화와 호메로스 '오디세이아'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서사시 같은 작품이다.

사랑에 빠진 젊은이가 연인과의 미래를 기약하고자 출세를 도모하는 과정에서 몰락한다는 다소 통속적 줄거리지만, 엄혹한 현실 속에서 발버둥 치는 마이너리티들의 이야기라는 점에서 독자들의 공감을 얻었다.

심지어 화자는 인간이 아니라 절대자인 신과 사람 사이에서 중개인 역할을 하는 수호령이다. 나이지리아의 전통적인 우주론에서 기인한 개념이라고 한다.

활자보다 낯선 도식이 먼저 독자를 맞는다. 나이지리아 이보족이 따르는 ‘이보 우주론’이다. 소설의 밑바탕에는 이 세계관이 깔려 있다. 

주인공 치논소는 ‘짠내+한심’ 캐릭터다. 사랑을 얻으려 애쓸수록 일은 꼬여만 가고, 결국 한때의 연인을 자신도 모르게 해치고 만다. 

단순한 줄거리가 압도적인 아우라를 덧입은 건 ‘치’의 목소리 덕분이다. 이보 우주론에서 모든 인간에게 깃들었다고 믿는 수호령인 ‘치’는 치논소의 비극적 생에서 세상 모든 ‘마이너리티’들의 아픔을 발견한다.

소설은 이런 문학적 장치와 마술적 리얼리즘을 통해 새롭고 낯선 느낌을 준다. 

은행나무출판사. 348쪽. 1만3천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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