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44호] 밀레니얼 세대 소비 트렌드 “우리는 이렇게 소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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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4호] 밀레니얼 세대 소비 트렌드 “우리는 이렇게 소비해”
  • 기획취재팀
  • 승인 2019.10.17 09: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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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레니얼 세대의 소비 특징을 압축할 수 있는 한 단어는 이제 ‘나심비'

[소비라이프/기획취재팀] 흔히 ‘밀레니얼 세대’라고 불리는 요즘의 20~30대들은 자신에 대한 절대적인 기준이 서 있는 ‘나나랜드’에 산다. 이들에게 중요한 것은 ‘모두가 좋아하는 것’이 아닌 ‘내가 좋아하는 것’이다. 최근 이들을 주축으로 새로운 소비 트렌드가 형성되고 있어 눈길을 끈다.

가심비로는 부족해 ‘나심비’
밀레니얼 세대란 1980년대 초반에서 2000년대 초반 출생한 세대를 가리킨다. 이들의 특징은 정보기술(IT)에 능통하며 대학 진학률이 높다는 것이다.

그러나 동시에 2008년 국제 금융위기 이후 사회에 진출해 ‘고용 감소’와 ‘일자리의 질 저하’를 겪었으며, 이로 인한 ‘평균 소득 감소’와 엄청난 ‘학자금 부담’을 겪고 있는 세대이기도 하다.

이러한 밀레니얼 세대의 소비 코드는 기존 기성세대와 확연히 다르다. 교육 수준이 높은 이들은 이전 세대가 고려하지 않았던 요소를 중시하기도 하고, 당연하게 여겨지던 소비 코드에 대해 당당히 “그렇지 않다”고 말한다. 

이들의 소비 특징을 한 단어로 압축하면 ‘가심비(가격 대비 만족도)’ 너머의 ‘나심비(나를 만족시키는 소비)’다. 즉 가격 측면에서의 단순한 만족도보다는 개인의 취향과 심리적 만족감에 대한 충분한 고려가 제품 구매의 주요한 기준으로 자리 잡게 됐다는 의미다. 

넉넉하지 않지만, 가치 있는 것은 OK
밀레니얼 세대는 학자금 대출 상환에 시달리고 있기 때문에 생활비가 늘 부족하고 약한 구매력을 가졌을 것으로 추측된다. 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밀레니얼 세대가 소비 자체를 등한시하는 계층은 아니다.  왜냐하면 그들에게는 의도적으로 구매하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다. 이를테면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을 상징하는 꽃을 모티브로 한 다양한 제품들을 구매하는 경우다. 이때 이 제품을 구매하는 밀레니얼 세대 소비자들의 구매 의도는 ‘아픈 역사를 잊지 않겠다’는 마음을 다지는 행위이며, 판매하는 사람 역시 수익의 일부를 기부해 위안부 피해자나 성폭력 피해자들을 위로하는 마음을 표현한다. 

환경을 위해서라면 중고도 구매
밀레니얼 세대의 사회적 가치나 윤리에 대한 이러한 움직임은 중고거래에 대한 인식을 바꾸는 데 기여하고 있다. 모바일 서비스 이용에 능숙한 밀레니얼 세대들에게 중고거래나 개인 간 거래는 마치 우버(Uber)나 에어비앤비(Airbnb)를 이용하는 것처럼 간편한 일일 뿐 이미 누군가 쓰던 ‘헌 상품’에 초점이 맞춰져 있지 않다. 때문에 그들에게 ‘중고나라’나 ‘당근마켓’ 등의 플랫폼은 나심비를 충족하는 합리적 대안이 된다.

중고품 매매하면 떠오르는 풍경 중 하나는 벼룩시장일 것이다. 벼룩시장의 원형은 19세기 유럽에서 시작된 플리마켓(Flea Market)으로 처음 시작은 중고로 팔고 싶은 물건에 직접 가격을 매긴 후, 공원에 돗자리를 깔아 진열해 놓은 노천시장 형태였다고 한다. 그러나 이러한 벼룩시장이 오늘날 중고차매매센터와 중고책방, 아름다운가게, 지역 재활용센터, 중고명품거래소, 중고폰 거래소, 리퍼브센터 같은 상설시장 못지않게 자주 열리는 추세다. 그리고 간혹 관광상품으로 개발, 수많은 관광객이 드나드는 명소로 기능하기도 한다. 이는 곧 소비생활의 주류인 밀레니얼 세대의 ‘중고물품’에 대한 수요가 늘었기 때문에 나타나는 현상이라고 할 수 있다.

더욱이 최근 지자체, 학교, 사회단체, 종교단체 등의 각종 바자회는 프리마켓 형태로 진화, 가정이나 회사, 단체 등에서 사용하지 않는 각종 물건을 공공 또는 사회사업의 자금을 모으기 위한 수단으로 시장에 내놓고 있다. 즉 중고물품 외에 기업의 기증품과 개인이나 소호들이 직접 만든 상품을 함께 판매하며 푸드트럭 등을 보강해 지역 단위 축제의 장을 형성하기도 한다. ‘중고나라’ 등의 온라인 플랫폼이나 바자회 형식의 오프라인 중고시장은 다소 구매력이 약하다는 약점을 가진 밀레니얼 세대에게 어느 정도의 보완책이 될 것이라는 견해도 있다. 그러나 중고거래에 대한 밀레니얼 세대의 인식은 점점 사회가 던지는 문제를 회피하지 않겠다는 환경에 관한 관심으로 바뀌며 소비생활에 영향을 주고 있다. 

환경에 대한 관심이 소비에 영향
이러한 현상은 환경과 동물 보호에 대한 인식이 높아진 결과로도 볼 수 있다. 최근에는 환경오염을 일으키고 낭비가 심한 산업이라는 오명을 쓰고 있는 패션 산업에도 변화의 움직임이 일고 있다. 패션 산업의 근간이 되는 섬유 산업의 경우 매년 26조 갤런에 달하는 물과 9,800만 톤에 달하는 오일을 필요로 하며, 매년 수백만 톤의 극세섬유가 바다로 유출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더욱이 패스트 패션 산업 트렌드가 확대되면서 이러한 현상은 더욱 심각해 지고 있으며, 이들이 만들어 내는 쓰레기의 양 또한 어마어마한 것으로 파악된다. 

이와 관련, H&M은 2018년 한 해에만 40억 달러 규모의 판매되지 않은 의류 인벤토리가 존재한다는 내용을 공개한 바 있다. 한편 버버리(Burberry)는 지난해 약 3,700만 달러에 달하는 가방과 옷, 향수 등의 재고를 소각 처리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논란의 중심에 서기도 했다. 이에 대한 반사 작용으로 사용 후 일부 의류를 버리는 소비자들은 중고 제품을 효율적으로 재사용하거나 의류를 렌트하는 플랫폼에 대한 관심을 높이고 있다. 이들은 대부분 환경오염을 부추기는 의류의 생산을 늦추기 위해서라도 중고 제품을 이용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No Japan에도 앞장서
밀레니얼 세대의 이러한 ‘가치소비’의 형태는 요즘 한창인 일본제품 불매운동에서도 두드러진다. ‘가치소비’란 소비에 자신의 신념을 부여하는 것으로, 이를 지향하는 소비자는 결단코 자신의 신념에 어긋나는 소비를 하지 않는다. 사회적 책임이나 상품의 사용가치 등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밀레니얼 세대는 지금의 일본 불매운동이 가지는 사회적 가치에 공감하기 때문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것이다.

사실 밀레니얼 세대는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일본과 가장 친숙한 세대에 속했다. 그들 사이에서는 일본 문화와 제품이 큰 인기를 끌었고, 가장 선호하는 여행지 역시 일본이었으며, 일본에 대한 그들의 친밀도는 깊었다. 실제로 최근 5년간 자사의 여행상품 예약 정보를 분석한 하나투어의 지난 2월 결과에 따르면 밀레니얼 세대의 선호 여행지 1위는 일본이었던 것으로 밝혀졌다. 

그랬던 밀레니얼 세대가 이제 이전과는 판이한 태도를 보인다. 이들은 본인의 SNS를 통해 ‘NO JAPAN’ 문구가 담긴 사진을 게시하거나, 일상 속에서 불매운동을 공유하는 데 적극적이다. 이것이 바로 SNS를 통해 ‘#가지않습니다 #사지않습니다’ 등의 해시태그를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는 근거가 된다. 다시 말해 일본에 가장 호의적이었던 밀레니얼 세대가 일본제품 불매운동에 있어 가장 앞장서고 있는 이유는 바로 그들이 지향하는 ‘가치소비’ 때문인 것이다. 

이전 세대 패션에 ‘멋’ 느껴
2019년 백화점을 강타한 주요 키워드는 ‘뉴트로(Newtro)’다. ‘뉴트로’는 새로움(New)과 복고(Retro)를 합친 신조어로, 과거 유행인 복고를 현대적으로 해석한 것을 의미한다. 빠르게 변하는 시대에 피로감을 느낀 중장년층에게 뉴트로는 추억과 향수를 불러일으키지만 밀레니얼 세대는 이를 재미있고 신선한 문화로 받아들인다. 

이에 따라 한때 ‘촌스럽다’라고 여겨지던 ‘플리스’ 제품들과 ‘꽃무늬 패션’은 이른바 ‘레트로’에 열광하는 밀레니얼 세대에게 일종의 새로움을 선사하는 분위기다. 중장년층의 친숙한 투박함이 젊은 세대에겐 신선한 재미의 요소로 작용하는 것이다. 

단순히 ‘새로운 것’만이 아니라 한 세대의 문화와 역사를 간직하고 있다는 것 또한 밀레니얼 세대가 뉴트로에 흥미를 느끼는 이유다. 이러한 현상은 현재 밀레니얼 이후 세대인 지금의 10대에게까지도 번져가는 추세다.

겪어본 적 없는 기성세대 추억의 문화를 신기해하고 따라 하는 신세대들만의 복고 열풍, 뉴트로의 인기는 소위 ‘요즘 아이들’ 사이에서도 계속되고 있다. 

최근 고등학교 졸업 사진에는 복고 바람이 불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예를 들면 여고생의 경우 졸업 사진을 찍기 위해 어머니가 신혼여행 때 입었던 원피스를 꺼내 입는다. 직접 빈티지 옷을 쇼핑하는 10대들도 적지 않게 볼 수 있다. 이들 역시 복고 패션의 투박한 디자인을 편하고 창의적인 것으로 느끼며, 부모와 자신을 이어주는 문화적 징검다리로 여기기도 한다. 화려한 조명과 90년대 가요로 채워진 ‘롤러장’은 초등학생들에게 인기가 좋다. 

전문가들에 의하면 10대들이 복고를 즐기게 된 배경에는 미디어 환경의 영향이 크다. 실제로 10대들은 20~30년 전 영상들을 클릭 한 번으로 손쉽게 찾아볼 수 있다. 또 이들이 태어나기 전 시대를 배경으로 한 콘텐츠들이 지금도 계속 양산되고 있는 것도 이들이 뉴트로 문화에 빠져드는 데 한몫하는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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