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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꽝’ 없는 랜덤박스에 젊은 세대가 열광하는 이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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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꽝’ 없는 랜덤박스에 젊은 세대가 열광하는 이유는?
  • 공영인 소비자기자
  • 승인 2022.08.22 11:2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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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미 요소 갖춰 ‘나심비’ 족에 어필
유튜버 콘텐츠 리뷰 대상으로 주목
소비자, 기대 심리 과몰입 경계해야

[소비라이프/공영인 소비자기자] 최근 MZ세대 사이에서 ‘랜덤박스’ 쇼핑이 큰 인기를 끌고 있다. ‘블라인드 박스’, ‘럭키 박스’ 라고도 불리는 ‘랜덤박스’는 개봉 전에는 구성품을 확인할 수 없도록 한 제품을 가리킨다. 게임 산업 내 랜덤 아이템 뽑기 형태로 자리 잡았던 해당 개념은 현재 다양한 산업 분야로 확장되며 소비자의 마음을 사로잡고 있다. 

랜덤박스가 젊은 세대의 관심을 모으는 이유는 호기심과 기대감은 물론 수집 욕구를 자극하는 특성이 MZ세대 소비트렌드와 일치하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MZ세대는 실용성보다 자기 자신의 만족을 위해 소비하는 ‘나심비(나+심리+가성비)’ 중시 경향이 높다. 랜덤박스의 게임적 성격은 재미를 위한 소비에 투자하는 이들에게 재미요소로 여겨진다. 

특정 브랜드 캐릭터 랜덤박스의 경우, 시리즈별로 모든 캐릭터를 수집하거나 히든 상품을 얻기 위해 반복적인 구매를 지속하므로 두터운 팬 소비자층을 보유하고 있다. 최근 국내 인기 캐릭터 ‘몰랑이’ 랜덤박스를 구매한 여대생 이 씨(20)는 “직접 상품을 고를 수도 있지만, 개봉 전의 기대감과 상품 확인 후의 짜릿함을 느끼기 위해 일부러 랜덤박스 쇼핑을 즐기는 편이다”라고 전했다. 

라이프스타일 디자인 브랜드 ‘위글위글’은 2929원에 4만원 상당의 자사 베스트 제품을 받을 수 있는 랜덤박스를 기획했고, 많은 유튜버와 블로거의 리뷰 대상이 되었다.

모바일로 랜덤박스를 구매할 수 있는 어플리케이션도 다수 등장했다. ‘랜덤투유’, ‘에그픽’ 등 어플을 통해 뽑기 게임 형식으로 쉽게 구매 가능하며, 원하지 않는 상품이 나왔을 경우 트레이드, 선물하기 기능을 통해 상품을 교환 또는 전달한다. 

랜덤박스 구성품은 주로 상품 경쟁력은 있지만 판로를 확보하지 못한 중소기업의 제품이다. 기업은 상품 대량 매입을 통해 단가를 낮췄기 때문에 낮은 가격으로도 수익을 확보할 수 있다. 소비자 또한 ‘꽝’이 없는 뽑기로 손실을 보지 않는다는 인식을 갖고 있기 때문에 부담 없이 구매할 수 있다.

그러나 판매 시 대부분 구성품 수량과 확률을 고지하지 않는 랜덤박스가 인간의 기대 심리를 이용해 사행성 마케팅을 조장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실제 구매자의 만족도와 기댓값이 미지수이기 때문에 소비자 기만의 우려가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랜덤 상품은 과거 논란으로 기업이 처벌을 받거나 사행성을 줄이기 위한 법안이 제정된 바 있다. 따라서 확률형 랜덤 상품의 확률 정보를 의무적으로 표기하도록 법제화가 필요한 상황이다. 소비자들 또한 기대 심리에 과도하게 몰입하는 것을 경계하고, 과소비가 아닌 현명한 소비를 하도록 주의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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