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라이프/김준범 소비자기자] 영화 '보헤미안랩소디'의 마지막 장면을 보면 웸블리 스타디움에서 퀸과 당시의 유명한 가수들이 모여 라이브에이드 콘서트를 하는 모습이 나온다.
웸블리 스타디움은 영국 국가대표팀의 홈구장으로서 9만 석의 좌석을 보유하고 있다. 비욘세, 에미넴, 마이클 잭슨 등 당대 최고의 가수가 아니면 공연허가를 내주지 않는 공연의 성지로 모든 가수가 서고 싶어 하는 꿈의 무대이다.
이러한 웸블리 스타디움에서 지난 6월 1일과 2일, 방탄소년단(이하 BTS)이 한류 역사상 처음으로 콘서트를 개최했다. 유명 가수들도 하기 힘든 전 좌석 매진을 이틀 연속 보여주었으며 수많은 인파를 대비하여 구장 측에서는 콘서트를 위해 전용 버스까지 운영을 할 정도였다. 당시 웸블리 스타디움 주변에는 수많은 입간판이 붙어있었으며 영국에 위치한 각종 굿즈를 파는 팝업스토어에는 사람들이 끊이질 않았다.
'제2의 비틀즈'라는 수식어가 아깝지 않은 BTS는 빌보드 탑 200 차트에 1위를 기록하였으며 빌보드 음악상과 그래미 어워드에서 수상하는 등의 놀라울 만한 성과를 나날이 갱신해나가고 있다.
BTS의 영향은 2016년 7월 사드배치로 인한 중국의 한한령으로 감소하던 한류무역수지의 급증으로 나타난다. 한류 수출로 벌어들이는 외화는 2년 반 만에 최고치를 찍었으며 한국은행이 집계한 올해 1분기 음악 영상 서비스 수지 흑자는 약 1,350억 원에 달한다. 팝의 본고장인 미국에서도 K-pop 열풍이 불고 현재 월드투어를 진행 중인 것을 고려하면 놀라운 수치도 아니다.
올해 데뷔 6년 차밖에 되지 않은 BTS가 이렇게 전 세계를 매료시킨 이유는 무엇일까. 먼저, BTS의 팬덤, ARMY(이하 아미)의 힘이라고 할 수 있다. 아미는 BTS의 전 세계 팬들로 이루어진 팬덤으로 평상시 BTS가 콘텐츠나 방송에서 소통하려는 노력의 대가이다. 앨범이나 노래 이외에도 BTS는 일상의 모습들을 SNS나 라이브 방송으로 팬들과 공유를 하고 공연을 할 때마다 팬덤을 향한 마음을 끊임없이 보여준다. 일례로 해외공연 당시, 휠체어를 타고 있던 팬을 위해 펜스를 뛰어넘어 다가가기도 했다.
다음으로는 노래의 작사, 작곡이다. BTS는 자신들이 직접 작곡을 하고 가사를 쓰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10대들의 사랑, 반항, 꿈과 같은 주제로 직접 가사를 써 많은 10대 팬들과 그것의 영향을 받는 사람들의 공감을 끌어내었다. 빌보드 탑 200 차트에 든 'Love yourself'라는 앨범 또한 '자신을 사랑하라'는 내용을 담고 있어 많은 청춘을 대변해주는 가사가 돋보였다.
이러한 BTS의 노력과 성장은 한류 문화의 가치를 증명하였으며 전 세계의 이목을 한국에 집중시키는 계기가 되었다. 또한 UN에서의 연설은 57개국 174곳의 한국어학당에서 전세계 청소년들의 한국어교재로도 사용되어 한국의 대중문화의 영향력을 보여주었다.
한국을 넘어 아시아 최초로 웸블리 스타디움을 전석 매진시키는 BTS는 반짝 떠오른 스타가 아니라 자신들이 세웠던 기록들을 하나씩 갈아치우며 정상까지 발돋움한 전형적인 케이스다. 백인도 아닌 동양인이, 영어가 아닌 한국어로 노래를 하는 모습으로 전 세계를 사로잡은 이 그룹으로 한국과 K-pop 문화의 발전은 더욱 기대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