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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관 ‘차등요금제’, ‘매점 폭리’, ‘과다 광고 상영’ 쌓여만 가는 소비자 불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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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관 ‘차등요금제’, ‘매점 폭리’, ‘과다 광고 상영’ 쌓여만 가는 소비자 불만
  • 김예향 시민기자
  • 승인 2017.06.14 21:0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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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자들 78%, 신규 좌석요금제를 관람료 인상으로 느껴...관객은 줄었는데 매출은 늘어

[소비라이프 / 김예향 시민기자]  지난해 3월 CGV를 시작으로 주요 멀티플렉스 극장들은 차등 요금제를 도입하기 시작했다. 이에 대해 관객들은 평균 2천 원가량의 요금 인상을 체감하며 불만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사실 영화관에서 느끼는 소비자들의 불편함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매점 폭리, 긴 시간의 광고 상영 등 계속되는 대기업 영화관들의 ‘갑질’로 인해 소비자들의 불만은 점점 커져가고 있으며, 이는 영화관을 가본 사람이라면 누구나 다 공감할 만한 이야기이다.

속 보이는 꼼수? 영화관의 차등요금제

영화진흥위원회가 지난 4월 16일 공개한 ‘2016 극장 소비자 조사’에 따르면 관객들은 평균 2천 원가량 요금이 올랐다고 느끼는 것으로 조사됐다.

15 ~ 59세 남녀 2,089명을 대상으로 실시된 조사에서 소비자들의 신규 좌석요금제 인지율은 58%였으며 인지하고 있는 소비자 중 약 78%는 관람료가 인상되었다고 느끼고 있었다. 이들의 평균 체감 인상 가격은 약 2,000원이었다. 신규 좌석 요금제 도입 후 관람 빈도 변화는 ‘변화 없음’이 63.8%로 가장 높게 나타났으나, ‘감소’의 비율도 30%가 넘게 나타났음에 주목해야 할 필요가 있다. 또한 관람 빈도 감소 이유로는 ‘극장 가격 상승에 따른 관람 감소’가 81%로 가장 높게 나타났다.

영화관 차등 요금제는 시간대별로 세분화된 기존의 관람료에 이어 좌석별 가격까지 차등화한 가격 제도이다. 이러한 서비스 시행은 앞쪽 좌석이 관객 선호도가 낮음에도 불구하고 동일한 관람료를 지불해야 하는 소비자들의 불편을 개선하고 더 좋은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함이라는 것이 영화관의 입장이다. 앞자리의 경우 1천 원 할인, 뒷자리의 경우 1천 원 추가가 적용되는 이러한 제도 하에서 영화관 좌석이 모두 차지 않는 한 대다수의 관객들은 대부분 뒷자리를 선호한다. 따라서 관객들은 최소 1천 원 이상을 추가 지불해야 한다고 생각하게 되고 실제로 조사 결과에서도 소비자들은 이러한 정책을 ‘사실상 가격 인상’으로 느끼고 있음이 밝혀졌다.

 배보다 배꼽, 너무 비싼 팝콘 가격

 영화진흥위원회의 조사 결과, 영화 관람객들이 가장 높은 불만을 표시한 항목은 극장 내 매점 판매 상품의 높은 가격이었다.

 2016 극장 소비자 조사에 따르면 극장 매점 이용 시, 평균 지출 비용은  2015년 대비 1,457원 증가한 9,009원으로 상당히 높게 나타난다. 이러한 높은 가격에 대해 응답자 90% 이상이 불만을 표시했다.

CGV 기준 현재 8500원으로 팔고 있는 팝콘 콤보의 적정 가격에 대해 응답자들은 평균 5482원이라고 답했다. 이러한 팝콘 콤보의 가격은 한국 소비자단체 협의회 분석 결과 원가 대비 4.7배 이상의 가격으로 판매되고 있어 영화관이 매점을 통해 상당한 폭리를 취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또한 극장 내 외부 음식물 반입이 가능하다는 사실을 인지하고 있는 응답자는 절반이 채 안되는 43.2%에 그쳤다. 2008년 ‘대형 복합 상영관 외부 음식물 반입 제한 항목 시정’에 따라 강한 냄새, 소음을 일으키지 않는 외부 음식물은 자유롭게 반입이 가능해졌으나 이러한 사실을 모르는 소비자가 여전히 많은 것으로 보인다.

 비싼 돈 주고 광고까지?

 영화 관람객 중 71.9%은 영화 상영 전 광고에 대해 부정적 인식을 갖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중, 39.4%는 영화 예고 광고는 괜찮지만 상품 광고는 싫다고 응답하였고 19.3%는 모든 광고가 싫다고 응답하였다.

또한 영화 상영이 고지된 시간 10분 후 시작된다는 것을 알고 있는 관람객은 64.1%였는데 이 중 영화관으로부터 안내를 받아 알게 된 사람은 20%에 불과했고 경험을 통해 알게 되었다는 관람객이 78.8%에 이르렀다.

소비자들은 상영 전 광고 관람 선택권이 적절히 주어졌다고 생각하는지를 묻는 항목에서 약 12.1%만이 그렇다고 답했다. 응답자들은 광고 체감 시간으로 약 13.2분이라고 응답하였는데 이는 실제 광고 시간인 10분보다 긴 시간이다. 또한 응답자들은 적정 광고 시간으로 실제 광고 시간의 절반 정도인 평균 5.2분을 제시하였다. 따라서 소비자들은 광고 관람 여부에 대한 선택권을 보장받지 못한 채 원치 않는 광고들을 오랜 시간 동안 보고 있는 것이다.

 2016년 영화진흥위원회의 한국 영화산업 결산에 따르면 관객 수는 2억 1702만 명으로 전년 대비 0.1% 감소한 반면, 매출액은 1조 7432억 원으로 전년대비 1.6% 증가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차등요금제 등을 시행하면서 관객 당 단가를 높인 결과로 보인다. 이러한 영화관의 제도는 당장의 수익은 가져올 수 있지만 점점 더 많은 고객을 잃게 될 위험이 있다. 고객 가치를 우선으로 하는 건강한 영화산업을 이끌어야 영화관 사업의 하향세를 막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영화는 소비자들이 가장 쉽게 즐길 수 있는 문화생활이다. 하지만 대형 멀티플렉스들의 가격 인상, 과다 광고 상영 등으로 인해 소비자의 복지는 침해받고 있다. 독과점으로 이루어지는 영화관 시스템에 의해 소비자는 큰 불만을 느낌에도 불구하고 울며 겨자 먹기 식으로 영화관을 이용하고 있다. 따라서 소비자의 권리 회복을 위해 이러한 문제점을 신속히 해결하고 적절한 대책을 세워야 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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